‘게임 빅4’ 말고도 주목할 기업들
크래프톤이 날았다면, 넥슨과 넷마블은 주춤했고, 엔씨소프트(엔씨)는 역주행했다. 게임 빅4가 이처럼 엇갈린 2024년 실적을 내놨다. 일단 넥슨과 넷마블, 엔씨 빅3 체제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크래프톤이 약진하면서 넥슨과 빅2를, 크게는 빅4를 이루는 지각변동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난해 엔씨는 충격의 영업손실을 기록, 올해 절치부심으로 재반등을 노린다.
게임 빅4처럼 세간의 이목이 쏠린 선두 그룹이 아니라 제2,3 그룹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대목이 여럿 있다. 엠게임과 그라비티, NHN 등이 대상이다.
엠게임, ‘구관이 명관’ 역대 최대 매출
엠게임(대표 권이형)은 좋은 의미의 역주행 기업이다. 보릿고개를 거치면서 인원을 줄였더니, ‘열혈강호 온라인(중국)’과 ‘나이트 온라인(북미)’ 옛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크게 성장했다. 게임 이벤트에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해가며 부스팅에 힘준 결과다.
그렇다 보니 여타 기업과 달리 신작 매출원이 없는 이례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덩치(인원)는 줄었는데 매출은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회사의 2024년 연결 실적은 매출 834억원, 영업이익 128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 2.2% 상승했으나, 전년 대비 영업이익은 39.8% 줄었다. 신작 마케팅 비용이 들어갔다. 영업이익 성장세까지 기록한 2023년 실적(매출 737억원, 영업이익 302억원)이 사실상 정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엠게임은 그동안 준비했던 성장 동력들을 선보인다. 세계 최대 게임 제작 공장이 된 중국산의 힘을 빌린다. 상반기 내 중국 게임업체 킹넷이 ‘열혈강호 온라인’ 그래픽 기반으로 제작한 야심작이자 모바일 MMORPG ‘전민강호’를 국내 출시한다.
3분기는 방치형 모바일게임 ‘퀸즈나이츠’를 개발, 서비스한 경험과 노하우를 녹여 자사의 인기 IP ‘귀혼’을 기반으로 제작한 방치형 모바일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반기 중 엠게임의 장수 IP ‘드로이얀 온라인’을 기반으로 중국 게임사 39게임이 개발한 모바일게임 ‘드로이얀’도 선보인다.
‘지독한 라그나로크 사랑’ 그라비티
그라비티(나스닥 상장)는 2024년 잠정 연결 실적으로 매출은 5010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창사 이래 최고 정점은 2023년이었다. 그해 매출 7255억원, 영업이익 1607억원을 기록했다. 8년 연속 최대 실적 달성 행진이 2024년에 끝이 났다.
실적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고 해도, 빅4를 제외하면 손꼽히는 덩치다. 이 회사 간판 게임 ‘라그나로크(Ragnarok)’는 여전히 열일 중이다. 작년 4분기 매출 증가에 동남아시아 지역에 론칭한 ‘The Ragnarok’와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 론칭한 ‘라그나로크: 리버스’, 11월 일본 지역에 론칭한 ‘Ragnarok X : Next Generation’의 매출 증가가 주효했다.

잘된 게임 하나에서 잔 가지를 뻗는 프랜차이즈 전략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가 바로 그라비티다. 8년 연속 실적을 경신하는 등 실제 엄청난 효과도 봤다. 장르별로 수많은 라그나로크 버전을 냈고, 앞으로도 낼 예정이다. 글로벌 지역 확대도 이어간다.
다음은 그라비티가 밝힌 신작 로드맵이다. 라그나로크 사랑을 엿볼 수 있다.
회사는 먼저 ‘라그나로크 비긴즈’를 ‘RO선경전설: 일정요하애’라는 이름으로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 정식 론칭했고, ‘라그나로크M: 클래식’을 지난 14일 동남아시아 지역에 정식으로 선보였다. 상반기에는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도 론칭할 예정이다.
‘라그나로크 아이들 어드벤처 플러스’는 2월 중에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마카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지역 론칭을 앞뒀고, 3월에는 ‘라그나로크V: 리턴즈’를 동남아시아 전체 지역에 론칭한다. 2분기에는 중남미 지역에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직접 서비스할 계획이다. ‘Ragnarok: Rebirth’라는 이름으로 동남아시아와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라그나로크 : Back to Glory’는 한국에 론칭, 동남아시아 지역에는 이전보다 업그레이드한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Ragnarok X : Next Generation’을 상반기 중 북중남미와 유럽 지역에 론칭, ‘라그나로크 랜드버스’는 상반기에 블록체인을 제외한 PC 버전으로 베트남 지역에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중남미 지역에 론칭할 예정이다. ‘라그나로크 크러쉬’는 하반기 중국,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지역에 선보이고 ‘라그나로크 약속된 모험(가칭)’은 연내 론칭할 계획이다. 2024 지스타에서 첫선을 보인 라그나로크 IP의 정식 넘버링 타이틀 ‘라그나로크3’는 2026년 연내 글로벌 지역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웹보드 여전하네…NHN, 정통 게임 욕심낸다
NHN의 2024년 연결 실적 2조4561억원 가운데 결제 및 광고 1조1837억원, 게임4598억원, 기술 4143억원, 커머스 2433억원, 콘텐츠 2007억원 순이다.
게임이 결제 및 광고 연간 매출 절반에 못 미치는 사업 부문이나, 입지는 탄탄하다. 영업이익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NHN은 웹보드게임 1강 기업이다.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정통 게임과 달리 웹보드 게임은 개발력과 운영 리소스 투입이 현저히 적다. 규제 영역으로 신규 사업자 진입이 어려워 시장 경쟁도 제한적이다. 신작 효과가 거의 없다고 해도 꾸준히 매출을 일구는 알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웹보드 게임의 꾸준한 성장세에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3분기 티메프 사태로 인한 미회수채권의 대손상각비 반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하며 지난해 3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티메프 관련 일회성 비용을 제외할 경우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4% 증가한 108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NHN은 정통 게임을 늘린다. 총 6종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야심작 ‘다키스트데이즈’는 오는 25일부터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파이널 테스트를 진행한 뒤, 상반기 중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지역에 PC, 모바일 버전을 동시 론칭한다. 서브컬처 수집형 RPG 신작 ‘어비스디아’는 2분기 일본 시장 출시를 앞뒀다. 이달 중에는 소셜카지노 게임 플랫폼 ‘페블’을 론칭하고 NHN의 재화관리 역량을 십분 발휘한 ‘페블시티’ 등의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할 방침이다. 하반기 예정 신작 ‘프로젝트 STAR’는 인기있는 대형 IP와의 협업으로 좋은 성과가 기대했다. 3월 중 해당 IP를 공개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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