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올인하는 카카오, 올해 나올 ‘신상’ 세 가지
온 국민이 쓰는 서비스, 그 아찔한 매력을 느껴본 곳 중 하나가 카카오다. 요즘 애들은 카카오톡을 잘 쓰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카카오톡의 이용자 수가 줄어든 적은 없다. 13일 카카오가 2024년 실적발표에서 공개한 카카오톡 국내 이용자 수는 4895만4000명.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수가 5175만1000명이니, 카카오톡은 진짜 ‘비가역적 서비스’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다시 한 번 ‘비가역적 서비스’를 말했다. 발언을 그대로 옮기자면, “카카오의 올해 목표는, 이용자들이 생활에서 몰랐던 다양한 형태의 니즈들을 카카오의 AI 서비스를 통해 해결해 나가면서, 이용자들에게 일상에서 습관화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비가역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간 이용자들이 재미삼아 써본 AI 서비스는 있을지언정, 이들 중 실제로 개개인의 삶에 파고들어가 ‘없으면 안 되는’ 서비스가 된 것은 없었다는 이야기다. 생성AI 언제 어떻게 이용자들의 서비스 사용 패턴을 바꿀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카카오톡의 영광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카카오톡 위에 비가역적 AI 서비스를 얹어 앞으로도 계속 카카오톡 안에 이용자를 눌러 앉히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그리고 그 시발점이 되는 해를 2025년으로 잡았다. 이날 발표에서만 올해 선보이겠다고 말한 AI 관련 서비스가 세 가지다. AI 에이전트를 카카오톡 내에서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은 물론이고, 자체 개발하는 AI 모델 카나나와 얼마전 오픈AI 창업자인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에 맞춰 발표한 양사 공동 프로덕트 개발도 여기에 포함했다. 앞으로 나올 카카오의 AI 신상 세 가지와 관련해 정신아 대표가 공개한 내용을 정리해봤다.
자체 AI 모델 ‘카나나’ 상반기 공개, AI 메이트 정식 출시
상반기 내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퍼블릭 비공개베타테스트(CBT) 한다. 지난 1월 사내 CBT마무리 했고, 그때 나온 의견을 반영해 기능 개선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 대부분의 AI 서비스들은 이용자와 AI의 일 대 일 인터랙션을 기반으로 구현되어 있지만, 카나나는 그룹 채팅방 환경에서 여러 명의 사람이 카나나와 다 대 일로 인터랙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상반기 CBT 런칭 이후에도 일반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하여 고도화를 이어갈 예정이며, 채팅 인터랙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해 나가면서 초개인화된 관계형 그룹 커뮤니티 AI 서비스로 진화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잡았다.
아울러, 카나나를 시작으로 카카오 생태계 내 다양한 형태의 이용자향 AI 서비스를 론칭한다. 먼저, 상반기 중 카카오톡 내에 AI 메이트를 정식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AI 메이트는 이용자들과 인터랙션하며, 다양한 요청을 분석하여 추천해주는 형태다. 즉, ‘기존 서비스들을 강화해줄 수 있는 진입점’이라는 목적으로 태어난다.
쇼핑이나 로컬에 먼저 붙는데, AI 메이트 쇼핑과 로컬은 톡채널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AI 메이트 쇼핑은 이용자의 니즈에 맞게 초개인화된 선물이나 자기 구매를 위한 상품을 추천한다. 정 대표는 “톡 내 커머스의 전환율을 높이며 거래액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AI 메이트 로컬은 이용자 요청의 맥락에 맞는 다양한 장소를 추천한다. 카카오 내 로컬 생태계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쇼핑과 로컬을 시작으로 다양한 버티컬의 메이트를 출시하면서, AI를 활용한 기존 사업의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인데, 향후에는 카카오 커머스 내 지면이나 카카오맵에도 적용한다.
생성형 검색의 맥락을 대폭 강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도 언급했다. 검색은 카카오에 약한 고리다. 카카오톡으로 발생하는 막대한 트래픽에 비해 검색 활동성 자체는 약하다고 자체적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이날 정 대표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카카오가 선보일 생성형 검색 서비스는 일부 글로벌 서비스들과도 유사한데, 이용자들이 요청한 내용의 문맥을 추론해서, 최적의 답변을 요약 정리한 콘텐츠를 생성한다. 기존 서비스들에서 검색하고 찾는 과정을 반복했던 액션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신아 대표는 “기존의 샵검색과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에 AI를 적용하여, 이용자들이 카카오의 생태계 내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맥락을 만들며, 채팅에 집중된 목적형 트래픽 외로 확장을 노리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수익화 지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와 공동으로 ‘AI 에이전트’ 개발, 연내 공개
앞서 샘 올트먼 CEO의 방한에서 예고됐던 것처럼 오픈AI와 손잡고 카카오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한다는 것을 다시금 강조했다. 정 대표는 양사 협업과 관련해 “이번 전략적 협업은 단순 모델 관련 제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양사 간 공동 서비스 개발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유의미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회사가 합의한 목표는 ‘한국 시장에서의 AI 대중화’다. 국내 이용자들이 AI 서비스를 일상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용자들은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AI 에이전트와 인터랙션 하고, 이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문답 수행에 그치지 않고, 펑션콜(함수 호출, 기능 수행 결과를 불러오는 것)을 통해 카카오 생태계 내의 다양한 서비스를 넘나들며, 복합적이고 초개인화된 태스크를 수행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양사가 목표로 하는 AI 에이전트의 청사진을 설명했다.
카카오톡 내 ‘발견’ 영역 신설
카카오톡 내에 ‘발견’ 영역을 신설한다. 이미지, 동영상, 숏폼과 같이 이용자가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가 피드 형태로 발견 영역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어떤 콘텐츠가 들어가나. 출시 초기에는 전문 콘텐츠 공급자가 우선 투입된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카카오톡 내 다양한 AI 서비스에서 생성하는 콘텐츠, 즉 AIGC로 공급 범위를 넓힌다. 장기적으로는 일반 이용자나 전문 창작가가 톡 안에서 콘텐츠 창작 활동을 하도록 지원하는 프로필 구조와 창작 도구를 마련해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시 말해 AI를 기반으로 개인과 사업자 간 경계없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간 카카오톡 내 광고 디스플레이인 ‘비즈보드’로 집중되어 왔던 수익구조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생긴다. 그간 시도하지 못했던 형태의 광고 영역이 가능해질 것이란 말이다. 정신아 대표는 “, 톡 내에서 발견 맥락이 확대된다는 것은 그동안 구조적으로 어려웠던 이용자 트래픽 증가와 지면 확보에 대한 제약에서 벗어나며, 수익화가 가능한 성격의 트래픽이 늘어나고, 다양한 형태의 지면 확장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컨콜
컨콜에서 나온 질의응답 중, AI와 관련한 것만 추려봤다. 대답은 정신아 대표가 했다.
카나나의 구체적인 외부 공개 일정
카나나는 올해 상반기 내에 퍼블릭 CBT를 공개할 예정임. 카나나는 지난 1월 사내 CBT를 마무리했고, 현재는 크루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하여 기능을 개선하는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 현재 대부분의 AI 서비스들은 이용자와 AI의 1대1 인터랙션을 기반으로 구현되어 있지만, 카나나는 그룹 채팅방 환경에서 여러 명의 사람이 AI 메이트인 카나나와 다 대 1로 인터랙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이용자 경험을 소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올해 상반기 CBT 런칭 이후에도 일반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하여 고도화를 이어갈 예정이며, 채팅 인터랙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해 나가면서 초개인화된 관계형 그룹 커뮤니티 AI 서비스로 진화를 이어갈 예정. 올해부터 카카오는 카나나를 시작으로 생태계 내 다양한 B2C AI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런칭할 계획.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GPU 등 투자 계획
GPU 투자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면 지난해 연간으로 카카오는 약 550억원 규모의 GPU 관련 투자를 집행함.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 집행을 계획하고 있음. 예전 카카오브레인이 별도 법인으로 존재할 당시에는 자체 LLM 개발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GPU에 많은 투자를 한 바 있음. 다만, 지난해 카카오브레인이 카카오로 영업양수도 된 이후에는, 자체적으로는 SLM 개발에 조금 더 집중하고, 비용 효율적이면서, 경쟁력 있게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전개하면서, GPU 관련 투자 금액은 큰 폭으로 효율화 되었고, 앞으로 이 정도 규모의 투자 집행 규모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함.
오픈소스 모델의 성능 개선 관련 카카오의 의견
오픈소스 모델의 기능 개선 관련해 최근 딥시크를 포함해 다양한 오픈 소스 모델들의 개선은 카카오에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생각함. 다만, 오픈소스 모델의 기능 개선이 카카오가 추구하는 이용자향 AI 서비스의 성공적인 대중화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함. 딥시크의 예를 보더라도, 매우 빠르게 모델 성능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현재 이견은 없어 보이지만, 서비스화라는 측면에서는 실제로 필요한 여러 가지 AI 안전성(Safety)나 안정성에 대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임. 따라서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기에는 어려워 보임. 실제 오픈소스 모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AI Safety 측면에서 추가적인 형태의 투자가 필요한 만큼, 당장 오픈소스 모델을 바로 도입해서 비용이 많이 절감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 있음.
오픈소스 모델을 카카오 서비스에 적극 도입 검토 중인가
다만, 카카오는 이미 지난해부터 라마(llama)를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들을 튜닝해 내재화한 카나나 플렉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서비스에 적극 활용하는 모델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한 노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있는 만큼 다양한 오픈소스 모델들의 성능 개선은 카카오에 긍정적이라 생각함.
카카오는 튜닝된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들과 자체 개발한 SLM에 더불어, 이번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현재 글로벌에서 가장 앞서 있는 SOTA 모델까지 확보하면서, Capex와 비용 관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B2C AI 서비스에 적용될 모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완성했다고 생각함.
카카오는 전국민이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자주 이용하는 다양한 생활 영역의 서비스로 구성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음. 이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관계와 맥락, 그리고 주고받는 오브제에 대한 정보를 통해 “이용자를 깊이 이해하는 개인화된(personalized) AI”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은 카카오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임. 이용자 입장에서는 개인화가 안 되어있는 AI 서비스보다는 나를 잘 이해하고 있는 AI 서비스에 훨씬 익숙해질 것이라 생각하고, 이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넘어 다른 형태의 폼팩터에서의 B2C 서비스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함.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이용하는 AI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의 안전성이 구현되는 것이 필수조건이라 보고 있음. 카카오에서는 서비스 개발 초기부터 AI Safety에 초점을 두고 기획한 만큼, 누구나 안전하게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 올해는 카카오만이 가지고 있는 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와 이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서 최고의 AI 기술로 최고의 AI 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하여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예정.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컨퍼런스] AI 에이전트와 지능형 인터페이스 시대
◎ 일시 : 2025년 3월 27일 오후 12:30 ~
◎ 장소 :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ST Center (과학기술컨벤션센터) 지하 1층 대회의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