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3사 실적에 나타난 AI 투자 기류 변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클라우드 등이 지난주까지 2024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사 모두 기대에 못미치는 클라우드 매출과 성장세를 보여 투자자에게 부정적 반응을 받았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 수요를 흡수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프라 공급 부족으로 성장이 지체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국발 딥시크 충격이 클라우드 3사의 막대한 인프라 지출에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3사의 향후 해법이 주목된다. 지난 3개월은 3사 누구도 한껏 웃지 못한 기간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 2024년 4분기 클라우드 실적 요약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건 마이크로소프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29일 회계연도 2025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해당 기간동안 매출 696억달러, 영업이익 317억달러, 순이익 241억달러(주당 3.2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 17%, 10%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의 클라우드 관련 모든 실적을 모은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4분기 매출은 40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부문별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매출은 255억달러로 전년보다 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8억5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4% 늘었다. 애저 및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31% 증가했고, 서버 제품 및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21% 늘었다.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 매출은 294억달러로 전년보다 14%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68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365 커머셜클라우드 매출은 16% 성장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컨슈머클라우드 매출은 6% 증가했다. 다이나믹스 매출은 18% 증가했다.

구글클라우드 2024년 4분기 실적 요약
지난 지난 4일 알파벳의 2024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구글클라우드는 해당 기간 119억55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해 30% 성장했다. 구글클라우드 영업이익은 20억9300만달러로 전년보다 242% 급증했다.
표면상 구글클라우드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영업이익의 급증은 그동안의 수익성 강화 노력으로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 공개 후 클라우드의 부진한 성장이란 부정적 평가가 다수를 이뤘다. 매출액이 예상치인 121억9000만달러에 크게 못미쳤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AWS보다 적은 매출액이면서 성장률이 경쟁자와 비슷해 상대적으로 더 뒤처져 보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AWS 2024년 4분기 실적 요약
AWS는 6일 2024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해당 기간동안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한 28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10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성장률은 월가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 월가는 288억4000만달러 매출을 기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기대치 104억5000만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성장률 비교
3사의 성장률을 비교하면, AWS 19%, 마이크로소프트 21%, 구글클라우드 30%다. 각사의 매출 구성이 다르므로 3사의 실적을 1대1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AWS는 IaaS 사업만 벌이는 반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리케이션, 서버제품, 링크드인 등을 모두 합쳐 클라우드 매출로 합산한다. 구글클라우드도 구글워크스페이스와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를 합쳐 클라우드 매출로 합산한다.
구글클라우드는 전보다 빠르게 매출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1위와 2위의 성장세에 비하면 더딘 성장의 인상을 준다. 같은 기간동안 AWS의 전년대비 매출 증가액은 45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년대비 매출 증가액은 72억달러인 반면에 구글클라우드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액은 28억달러다.
AI 성적표
전세계적인 AI 수요 증가로 클라우드 3사 모두 수혜를 입고 있다.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기존 고객의 AI 수요를 빨아들이는 듯 보인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동안 기업들이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관심을 돌리고, 더 많은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가져오고,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의 기존 마이그레이션을 다시 시작하거나 가속화하고, 생성형 AI의 힘을 활용함에 따라 생성형 AI와 비생성형 AI 제품 모두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의 AI 서비스가 157%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반적인 AI 매출 기여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의 성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상업 예약(Commercial Booking)은 고정 통화 기준으로 67%와 75% 증가했는데, 이는 오픈AI의 애저 활용에 따른 예상 수입으로 당초 전망을 크게 웃도는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은 AI의 완전한 ROI를 실현하기 위해 개념증명에서 전사적 배포로 전환하기 시작했으며, 우리의 AI 사업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130억달러 연간 매출을 돌파했다”며 “AI의 효율성과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 소프트웨어 기반 AI 확장 법칙과 무어의 법칙 간 복합 효과 덕분에 매출 성장과 역량 성장이 모두 지배하는 전보다 연속적인 주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생성형 AI, GCP AI 인프라 등이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AI 수요의 폭증 속에서 공급 부족이 전반적인 성장을 가로막은 것도 사실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매년 세 자릿수 퍼센트로 성장하고 있지만, 용량에 일부 제약이 없었다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는 건강하고 고품질의 서버 하드웨어를 얻는 데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많은 중간 변경과 함께 이전보다 약간 느린 것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하드웨어 물량은 향후 몇 분기, 몇 달 동안 실제로 공급될 예정이고 마더보드와 같은 공급 체인의 일부 구성 요소도 다양한 유형의 서버에 대한 공급이 약간 부족하다”며 “이러한 제약이 하반기부터 실제로 완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나트 아슈케나지 알파벳 CFO는 “4분기 AI 제품에 대한 매우 강력한 수요를 보고 있고, 사용 가능한 용량보다 더 많은 수요로 한해를 마감했다”며 “공급-수요가 촉박한 상황이라 더 많은 용량을 가져오기 위해 열심히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AI 서비스의 기여도는 온라인에 도입되는 AI 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할 것”이라며 “실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하반기 지속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분기에 AI 용량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25 회계연도 말까지 상당한 자본 투자를 감안할 때 단기 수요에 거의 부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속 늘어나는 AI 인프라 투자
AWS는 2025년 한해동안 1000억달러의 자본투자를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출의 대부분이 AWS AI 인프라 투자라는 설명과 함께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AWS 비즈니스의 현금 순환은 더 빨리 성장할수록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칩 및 네트워킹 장비를 수익화에 앞서 조달하는 작동 방식이어서 결국 더 많은 자본 지출을 하게 된다”며 “AI는 일생에 한 번뿐인 비즈니스 기회 중 하나라고 생각하므로, 실제로 AWS 비즈니스에 중장기적으로 상당히 좋은 징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거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AI를 내부에 포함시키고 추론을 컴퓨팅,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와 마찬가지로 핵심 구성 요소로 하여 재창조될 것”이라며 “AI는 확실히 클라우드 이후 가장 큰 기회이자 인터넷 이후 가장 큰 기술 변화이자 비즈니스 기회”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연도 2025년 동안 800억 달러를 AI 워크로드 데이터센터 구축에 할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의 지난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70%였는데, 이는 전년동기보다 2%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AI 인프라 지출 증가 영향 때문이다.
알파벳은 앞으로의 기회를 확신하고 있으며 이를 가속하기 위해 올해 약 750억달러의 자본을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지출은 역시 AI 인프라에 집중될 것으로 설명됐다.
AI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각 회사의 발표는 맥락상 클라우드 용량을 빠르게 늘려 인프라 공급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발표는 최근 1년 사이 매 분기마다 나온 발언이지만, 시장의 이해가 올해 들어 바뀌었다.
그동안 늘어나는 수요를 흡수하려면 투자를 선행해야 한다는 각 회사의 발언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면, 이번 발표에서 투자자들은 AI 공급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딥시크가 매우 적은 비용으로 뛰어난 성능의 AI를 개발하는 와중에, 마냥 큰 투자를 하는 게 과연 의미 있느냐는 것이다.
업계는 반신반의하지만, 일단 딥시크는 추론모델 ‘딥시크-R1’을 600만달러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클라우드 기업의 AI 투자 규모에 비하면 매우 적은 액수다. 딥시크의 충격은 설계와 방법론의 혁신으로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 각인시켰다. 이는 시장에서 AI 투자수익률(ROI)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딥시크에 대한 CEO들의 발언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우선 딥시크가 한 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주로 강화 훈련의 시퀀싱을 뒤집는 일부 훈련 기술에 부분적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 미세 조정보다 휴먼인더루프 없이 강화 학습이 더 일찍 이뤄졌다는 게 흥미롭다”며 “그들이 수행한 추론 최적화 중 일부도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앤디 재시 CEO는 딥시크의 모델을 여러 AI 모델의 하나로 취급하면서 아마존 베드록과 세이지메이커에서 딥시크를 제공해 고객의 선택권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이 때때로 어떤 유형의 기술 구성 요소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어떻게든 기술에 대한 총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는 것”이라며 “그리고 우리는 그런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 AWS를 출시한 클라우드에서도 동일한 작업을 수행했는데, S3 객체 스토리지는 GB당 0.15달러, 컴퓨팅은 시간당 0.10달러에 제공했는데, 물론 몇 년이 지난 지금은 훨씬 낮다”며 “사람들은 인프라 기술에 훨씬 적은 돈을 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이전에 항상 많은 비용을 들인다고 생각했던 다른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흥분하게 되고, 일반적으로 단위당 비용을 낮추면 기술에 총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딥시크가 추론 비용을 낮춘다면 오히려 생성형 AI 관련 다른 투자를 늘리게 되고, 종합적으로 더 많이 지출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견해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도 동일하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AI에서 일어나는 일이 일반 컴퓨팅 주기에서 일어나는 일과 다르지 않다”며 “무어의 법칙이 작동하고 하이퍼드라이브가 있을 때 그 위에 AI 스케일링 법칙이 있는데, 사전 훈련과 추론 시간 모두 해당 화합물을 계산하며, 이것이 모두 소프트웨어”라고 말했다.
그는 “딥시크는 그런 면에서 몇 가지 진정한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그것은 오픈AI조차도 o1에서 찾은 것들 중 일부”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분명히 이제 모든 것이 상품화되고 널리 사용될 것”이라며 “토큰 가격의 하락은 추론 컴퓨팅 가격 하락이며, 사람들은 더 많은 앱을 작성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순다 피차이 알파벳 CEO는 “딥시크는 엄청난 팀이며, 그들은 매우 훌륭한 일을 했다”며 “프론티어 모델 개발을 잘 제공하기 위해 많은 효율성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미나이 모델은 비용 대비 성능과 지연시간의 파레토 최적이고, 각 속성을 모두 살펴보면, 제미나이가 파레토 최적을 선도하고 있다”며 “제미나이 2.0 플래시 모델과 2.0 플래시 씽킹 모델은 딥시크의 V3, R1과 비교했을 때를 포함해 가장 효율적인 모델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풀스택 개발, 엔드투엔드 최적화, 쿼리 당 비용에 대한 집착의 강점 덕분”이라며 “지난 3년 간 궤적을 살펴 보면 추론에 대한 지출 비율이 훈련에 비해 증가하고 있다”며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계속 낮아지면, 더 많은 사용 사례가 실현 가능해질 것이고, 그것이 기회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3사는 딥시크의 비용와 성능 최적화 방법 증명에 주목하면서 향후의 추론 수요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국 선행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용량 확충이 추론 수요 증가 시점에 빛을 발할 것이란 설명이다.
3사의 CFO들은 시장의 수요와 주변 환경을 보면서 지출과 투자의 균형을 잡겠다며 과잉투자의 우려를 잠재우는데 힘썼다. 과연 3사가 너무 앞서간 투자로 초과 공급을 초래할 지, 계산대로 미래 수요를 딱 맞게 충족시킬 지 주목할 만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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