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한테 가전 마케팅을 해야할까, LG전자가 찾은 답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연례 클라우드 행사 ‘AWS 리인벤트 2024’가 현지시각 2일부터 6일까지 닷새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지난달에 LG닷컴에서 식기세척기를 검색한 고객을 찾아줘”
똑똑한 비서가 있다 하더라도 거짓말에 능하면 그 말을 믿을 수가 없다. 생성AI가 그렇다. 요구 조건인 ‘지난달’을 ‘지난 상반기’라고 교묘히 바꿔 검색 결과를 주거나, ‘식기세척기’ 대신 ‘가전 일반’을 검색한 고객 데이터를 뽑아 온다면, 돈을 많이 주고 구축한 AI 시스템이라도 신뢰하기 어렵다.
LG전자한국영업본부는 AWS 리인벤트에서 AI의 거짓말, 이른바 ‘환각’ 현상을 해결한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고객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 경험기를 풀어냈다. 한국영업본부는 국내에서 LG전자의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조직인데, 이들은 최근 고객 데이터 플랫폼에 생성AI를 결합한 ‘챗 인사이트’를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채팅으로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발견하게 하는 채팅 형태의 서비스다.
이일세 LG전자 한국영업본부 DX담당은 5일(현지시각) 리인벤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디지털마케팅을 하는 누구나 필요한 데이터를 잘 뽑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생성AI를 고객 데이터 플랫폼에 적용, 베타테스트를 했다”면서 “챗 인사이트를 써서 타깃 마케팅 문자를 발송한 후 구매로 연결된 비율이 작년 대비 250% 늘었다”고 말했다.
생성AI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 알아내려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삼자대면을 해야 한다. 방법은 이렇다. 생성AI 솔루션이 내놓은 답안을 정답지(정답셋)와 반복해 비교한다. 기계가 이해하는 언어(SQL 쿼리문)로 쓰인 정답지를 사람이 쓰는 자연어로 바꾼 후, 이 결과물을 생성AI가 써낸 답과 비교한다. 해당 자연어 문장을 다시 기계 언어로 바꾼 후 결과값끼리의 차이점을 찾아내는 작업을 자동으로 반복하면 생성AI의 성능도 올라가게 된다. 생성AI의 환각 문제를 줄이는 데 관찰, 실험 등을 통해 잠정적인 참을 찾아내는 수학적 추론을 썼다.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LG전자는 AWS의 생성AI 활용 플랫폼 베드록을 택했다. 베드록은 오픈AI의 GPT를 비롯해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세간에 나온 대부분의 생성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베드록 위에 올라와 있는 여러 생성AI 서비스 중에서 각자의 목적에 맞게 성능이 좋다고 판단되는 것을 골라 쓰면 된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는 챗 인사이트 개발에 베드록에서 돌아가는 클로드 3.5소네트를 골랐다.
이일세 담당은 “생성AI는 텍스트 덩어리나 그림 등이 섞여 있는 비정형 데이터를 얼마나 잘 인식하고, 정리된 형태로 답변을 출력해 주느냐가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라면서 “이 부분에서 클로드 소네트가 가장 나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 챗 인사이트 개발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LG전자한국영업본부는 향후 생성AI를 대고객 서비스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생성AI가 게임 체인저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AWS와 협업을 통해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올해부터 생성AI를 적용하는 시도를 하고 있고, 그 적용범위도 늘린다는 설명이다.
그중 한 영역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직원 교육 부문이다. 고가인 가전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가 활발히 일어나는데, 소비자 응대를 하는 현장 직원들의 제품 이해도나 설명 능력 등에는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일세 담당은 “직원들의 역량을 상향평준화 하기 위해서 매니저향 AI 서비를 만들고 있다”면서 “생성AI라는 도구를 조연 삼아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기획을 잘 이끌어낼 것”이라고 답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라스베이거스(미국)=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