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과 함께 한 시스코코리아 30년, 미래는 ‘보안’
시스코코리아가 한국지사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1994년 한국지사 설립 후 국내 인터넷과 통신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시스코는 앞으로 보안과 데이터로 인공지능(AI) 시대를 뒷받침한다.
시스코코리아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옥에서 국내 매체 대상 30주년 기념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지난 12월10일은 미국 시스코 본사의 창립 40주년이기도 했다. 본사 창립 10년 만에 한국 지사가 설립된 셈이다.
최지희 시스코코리아 대표는 “시스코코리아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정보통신(IT)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며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80%가 시스코 인프라를 통해 움직이고 있듯이, 시스코코리아 역시 한국의 IT 발전과 디지털 전환에 기여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코코리아는 199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통신 서비스 역사의 분기점마다 일익을 담당했다. 시스코는 1990년대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라우터, 스위치 등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며, 한국의 IT 산업 성장과 인터넷 기반 서비스 확산에 기여했다. 2000년대 광대역 네트워크 인프라를 보급하며 인터넷 속도전의 시대를 열었고,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도 참여했다. 2005년 음성 전화 일색이던 통신 서비스 시장에 텔레프레즌스를 출시하고 실감형 영상회의 솔루션을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시대인 2010년대엔 새로 취임한 척 로빈스 회장의 방침에 따라 AI, 보안, 협업도구 등 소프트웨어 회사로 전환을 가속했다. 이 시기 시스코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술을 한국에 소개했다.
2020년은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시작됐다. 시스코는 협업 기술을 활용해 전세계의 비대면 수요를 뒷받침했다. 코로나 대유행기를 지나 시스코코리아는 전 사업 영역에 AI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며 본격적인 AI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스코코리아는 제조, 금융 서비스, 웹스케일러, 리테일, 정부 공공기관 등 한국의 다양한 산업군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솔루션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서 시스코코리아의 주요 고객사로 네이버클라우드, SK하이닉스, 아모레퍼시픽 등이 소개됐다.
이은진 시스코코리아 마케팅 상무는 “네이버클라우드는 2018년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며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시스코를 초기 클라우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파트너로 선정했다”며 “시스코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된 운영을 위한 신규 네트워크 구성과 기술을 지원하는 한편, 국내외 데이터센터들의 운영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 검토 및 적용을 맡아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팹의 잦은 구조 변경과 무중단의 요건을 위해 유연성과 확장성을 고민했고, 시스코의 SDN과 최신 기술을 도입했다”며 “데이터센터를 확장하고 기존 설비와 통합하는 등 연결과 통합을 완벽히 이뤄내면서도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 대비 30%의 비용절감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새로운 본사 건립을 준비하며 시스코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디지털 소프트웨어정의액세스(SDA)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선택했다. 중앙집중식 네트워크 모니터링 대시보드인 시스코 카탈리스트 센터를 통해 중앙에서 네트워크 설치 및 운영 작업 전반을 보다 효율적으로 손쉽게 처리하고 관리, 감독할 수 있게 됐다. 팬데믹 상황에서 웹엑스를 활용해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을 완벽히 구축하고 사우전드아이즈를 통해 네트워크 전반의 가시성을 확보했으며, 분산된 업무 환경에서 시스코 듀오를 통한 투팩터 인증으로 보안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었다.
최지희 대표는 “지난 7월로 마감된 회계연도 2024년에 시스코 본사의 전세계 매출 538억달러 중 구독형 매출의 비중이 51%를 차지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네트워크 매출 비중이 줄고 서비스와 보안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보안이 전체의 9%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내년에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가 보안이고, 최근 인수한 스플렁크를 통해 SIEM이나 SOC 등을 공략하면 매출 비중이 10%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스코는 그동안 230개 정도의 회사를 인수할 정도로 투자를 많이 하는데, 최근 스냅앱어택이란 보안관제솔루션 회사와, 로버스트인텔리전스란 AI 보안회사도 인수해 계속 보안 분야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스코는 여러 스타트업과 기업을 인수하면서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AI 역량 강화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스코는 스플렁크뿐만 아니라 아머블록스(이메일 보안), 배블랩스(AI 음성 기술), 보이시아미팅회의 기록 및 음성 검색 등 실시간 솔루션) 등을 인수하며 AI 포트폴리오를 대폭 강화했다. 최근 인수 완료한 로버스트 인텔리전스(AI 시스템 및 모델 보안)부터 스케일 AI(미국), 미스트랄 AI(프랑스), 코히어(캐나다) 등 주요 AI 스타트업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시스코코리아 이종래 솔루션 엔지니어링 총괄 부사장은 “시스코의 기술 방향은 AI 시대에 조직과 인프라를 어떻게 잘 연결하고 보호해서 고객이 목표하는 바를 이루게 하는 것”이라며 “‘AI 인 시스코’ AI 기반의 시스코 솔루션은 시스코의 거의 모든 제품 포트폴리오에 내재해 있다”고 강조했다.
방화벽 및 보안 엑세스 정책을 지원하는 ‘시스코 AI 어시스턴트’, 회의내용을 요약정리하는 ‘시스코 AI 어시스턴트 포 웹엑스’, 차세대 보안 아키텍처 하이퍼쉴드, 넥서스 하이퍼패브릭 AI 등이 시스코를 대표하는 AI 솔루션이다.
간담회는 시스코코리아와 완전히 통합된 스플렁크코리아에 대한 설명으로 마무리됐다. 시스코코리아와 물리적 통합을 마친 스플렁크코리아는 한국에서 차세대 SOC, 풀스택 가시성(Observability), AIOps, 도메인별 AI 솔루션 등의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있다. 시스코는 최근 애플리케이션성능모니터링(APM) 솔루션인 앱다이나믹스를 스플렁크 산하로 이동시켜 양측의 기술과 서비스 융합을 가속하고 있다.
최원식 스플렁크코리아 지사장은 “시스코가 보유한 ID인텔리전스 및 사용자 보호와 스플렁크의 분석을 결합함으로써 기업이 AI를 사용하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최지희 대표는 “시스코코리아는 스플렁크와의 통합이 마무리 됨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안, 가시성 분야 등에서 스플렁크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며 “CDA 프로그램과 네트워킹 아카데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한국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IT 및 보안 인재 양성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