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배민이 한 말말말 (feat. 수수료)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외의 모습이 나왔습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함윤식 부사장을 쪼는 듯 하더니, 결국 쿠팡이츠를 질타하는 모습으로 마무리했네요.

“백이 센 쿠팡이 시장교란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배민이 우대 수수료를 도입하면 쿠팡도 따라와야 한다. 공정위가 뒷짐지지 말고 쿠팡의 최혜대우에 철저히 제재해야 한다”고 말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야기입니다.

쿠팡에 대해 이야기를 한 또 다른 의원이 있네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을 ‘육성회장 아들’에 비유하며, 이번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걸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쿠팡에 공정위 출신들이 있다는 걸 문제삼기도 했네요.

이날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의 답변도 쿠팡이츠를 겨냥한 답이었습니다. 배달앱 상생협의체에서 제시한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에 대해 “시장 구조가 공정하게 개선되면 우대 수수료율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쿠팡이츠가 발맞추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입장이라는 걸 내세운 거고요.

그러나 다른 의원들의 입장은 앞서 말한 두 의원과 다릅니다. ‘경쟁사(쿠팡이츠)’만을 두고 이야기하기에는, 영업이익 7000억원이 납득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주로 나온 질문은 역시 수수료 인상 이유가 과연 우아한형제들이 말하는 ‘경영상 어려움’이 맞느냐 였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수수료 인상 이유에 대해) 경영상의 어려움이라고 답했던데 맞느냐”는 말에 함 부사장은 “시장 상황의 변화 떄문에 앱 이용 점주의 주문수가 떨어져 무료배달 운영”을 위해 진행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김 의원은 만일 올해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더 늘어나면 위증 아니느냐고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죠.

또 유사한 질의를 한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는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 요인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함 부사장은 입점 가게에게 경쟁사와 동일하거나 낮은 수준의 주문가격을 요구하는 ‘최혜대우’에 대해서도 “경쟁사에서 먼저 해 부득이하다”고 말하는 등 쿠팡이츠를 계속해 걸고 넘어졌습니다.

이날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한기정 공정위원장과의 질의응답에서 “배달의민족이 (점유율) 60%, 쿠팡이츠가 20%인데, 60%가 20%인 업체 핑계를 대고 있다”며 화를 내는 모습도 보였네요.

사실 이외에도 배달의민족의 현 정책 운영 상황을 묻는 괜찮은 질문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한 번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 중 유의미한 것을 골라보고, 배민의 답을 정리해봤습니다. 우대수수료 적용 범위 확대, 수수료율 적용 기준, 포장 수수료 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네요.

 

  •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 배민에서 우대 수수료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14일 배민에서 제시한 우대수수료 상생안을 보자. 우대수수료라고 하는데 상위 60%는 계속 9.8%를 받겠다고 한다. 나머지만 우대수수료다.그러면 대부분이 9.8%아닌가. 신카는 우대 수수료 적용이 전체 96%다. 4%는 원래 수수료다. 이건 우대수수료 도입 취지와는 맞지 않다. 대부분 9.8% 받겠다는 건 아니냐.
  • 함윤식 부사장: 저희가 사실 무료배달 시작 이후 그부분을 따라가다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 (중략) 저희는 이 시장의 구조가 공정하게 운영된다면 바꿀 의사가 있다. 시장 구조가 개선되기를 바란다면 같이 되기를 바란다. 시장 질서가 있기를 바라고 있다. 우대 수수료를 확대하면 좋겠다고 보고 있다.

 

  •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민이 먼저 우대수수료를 도입하는 건 전향적이라고 본다. 배민이 먼저 정착하면 쿠팡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배민 주장을 보니 배민 우대 수수료 도입 시 배달수수료를 낮췄는데 자영업자는 배민에서는 가격을 올릴 필요가 없고 쿠팡이 9.8%를 받으니 쿠팡에서 배달이 오면 배달가를 높여야 하는데, 쿠팡이 최혜대우 요구를 하면서 배민과 같은 수준을 책정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에 쿠팡의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요구해줘야 한다는 거냐
  • 함윤식 부사장: 맞다

 

  •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최근 쿠폰을 많이 쓰고 있다. 치킨 하나에만도 쿠폰이 많다. 문제는 이 쿠폰을 사용한 다음에 수수료율을 어디에 붙일 것인가라는 문제가 나왔다. 2만7000원을 붙이는데 할인쿠폰은 3000원이면 (판매가는) 2만4000원이다. 이 때 수수료는 어떻게 되는가.
  • 함윤식 부사장: 업주들 부담 금액이 확인되는 대로(…)
  •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2만7000원에 붙이고 있다. 사실상 11% 수수료를 내고 있는 거다. 업주들이 증명하면 돌려주겠다는 태도다.이건 약관 위반이다. 약관에는 거래금액에서 할인금액을 제외한다고 규정한다. 또 치킨집 사장이 한명, 혹은 부부로 두 명이 운영하는 경우도 있는데 힘들게 증빙 자료를 만들어서 증명하는 게 어렵다.세 번째는 약관 어디에도 증빙 책임을 가맹점이나 가맹본부에 부여한다는 내용이 없어 약관 위반이다. 배민 사장은 이 문제를 가맹사장 등과 협의해 개선할 여지가 있느냐
  • 함윤식 부사장: 개선하겠다.

 

  •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 영업자들 포장수수료 진짜 받을 건지 궁금하다.
  • 함윤식 부사장: 포장 서비스 시작 이래 4년간 무료로 운영했다. 포장이 활성화되지 못해 마케팅을 통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포장 서비스에 투자하고 마케팅을 할 것이다. 
  • 유영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 한국 프랜차이즈협회가 앱 내 입점업체 부담 수수료 및 배달비 표기해달라고 하고 있다. 가능한가
  • 함윤식 부사장: 저대로 기재하는 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 (우리가게클릭에 대해) 클릭하면 요금이 부과(CPC)되는게 아니라 거래가 성사되어야 부과(CPS)되야 하는 것 아닌가.
  •  함윤식 부사장: 거래했을 때 요금이 나가게 되면(CPS)로 하면 정률제로 나가는 식과 비슷해 수수료로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배달의민족 뿐만 아니라 쿠팡이츠 또한 공정위의 칼날 위에 놓여 있는 상황입니다. 공정위는 현재 양사가 입점 가게에게 음식 가격과 가격 할인 등을 타 플랫폼과 동일하게 맞추도록 강요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상황이고요. 쿠팡은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끼워팔기’로 조사받는 중이죠. 이날 국정감사에서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의원들이 지적한 배달의민족의 불공정약관, 자사우대, 최혜대우 의혹에 대해 빨리 대응하겠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배달의민족에 대한 압박 강도는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당장 오는 수요일(23일)이 배달앱 상생협의체 제 8차 회의가 열립니다. 배달의민족도, 쿠팡이츠도 더 나은 상생안을 내기를 요구받았는데요. 과연 양사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비판을 타파할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업계에서는 물음표만을 떠올립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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