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열혈강호 완간 이후, 전극진·양재현의 계획
호외요. 중요한 이야기부터 전달하겠습니다. 열혈강호가 내년, 31년 간의 연재끝에 완결되고 나면 이 작품의 그림을 맡았던 양재현 작가는 프로듀서가 되어 열혈강호의 또 다른 세계관, 새외사천왕 중 ‘남림야수왕’의 이야기가 담긴 웹툰을 만든다고 합니다.
또 다른 호외요, 열혈강호의 스토리를 쓴 전극진 작가도 천마신군의 이야기를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연재합니다. 부부처럼 30년을 붙어서 한 작품을 만들어 낸 전극진, 양재현 작가가 앞으로는 열혈강호 세계관 내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갖고, “누구 작품이 더 인기 있나”로 경쟁하게 되겠군요.
1994년, 영챔프에서 연재를 처음 시작한 열혈강호는 홍보 문구에서 주인공 한비광을 “오렌지처럼 다가온 무림계의 신세대”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열혈강호는 진지한 무협 씬에 가벼움을 추구하는 개그적 주인공이라는 파격적 재미를 부여하며 일약 최고 인기 만화에 등극했죠. 아이큐점프를 사보던 저를 영챔프에 입문시킨, 무협만화의 독자 지평을 넓힌 만화라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열혈강호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많습니다. 국내 최장수 연재만화이자, 850만부가 팔린 초거대 베스트셀러죠. 열혈강호는 게임으로도 만들어져 중국 등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고요. 게임으로 열혈강호를 알게 된 청년들이 다시 만화 열혈강호를 찾아 팬이 되는 그런 일도 일어나고 있죠.
보름에 한 번 씩, 30년을 같은 만화를 그려온 사람들이 내년에 ‘해방’을 맞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최장기 연재 만화 ‘열혈강호’는 내년, 최종화를 준비 중인데요. 30년을 기념하여, 열혈강호의 스토리를 쓰고 그림을 그려 온 전극진, 양재현 작가를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주식회사 열혈강호에서 만났습니다. 이 회사는 전극진 작가의 동생이자, 게임업계에서 잘 알려진 PD 출신 전명진 대표가 이끄는 회사인데요. 열혈강호 IP를 다각화 한 여러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도맡고 있는 곳이죠.
완결은 되지만, 열혈강호는 앞으로 더 많은 모험이 남았습니다. 이미 중국과 대만 등에서 사랑 받는 열혈강호 IP의 게임은 물론이고, 내년께에는 영화 <변호인> <강철비>의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OTT 플랫폼을 통해 드라마로도 선보입니다. 아직 구체적 계획은 잡히지 않았으나,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열혈강호의 애니메이션화도 풀어야 할 숙제죠. 오래된 부부처럼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두 작가에게 열혈강호 세계관의 한 챕터를 마무리하는 마음과 미래를 물었습니다.
Part1. 작가에게 ‘30년 연재 작품’이란?
열혈강호가 내년 초 완결을 앞뒀다고 들었어요. 한 작품을 30년 연재한 것은 시사 만화를 제외하곤 국내 최장수 기록인데요. 작가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전극진 작가= 큰 의미를 찾는다기 보다, 저희는 저희 작품을 열심히 해왔던 것 뿐이죠.
양재현 작가= 그냥 내 자신이 참 열심히 살았구나, 그게 제일 큰 의미인 것 같아요.
30년을 연재해 온 작품이 내년에 끝난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어떠세요?
전극진 작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죠. 복잡합니다. 좋은지, 나쁜지 잘 모르겠어요. 연재의 막판에 가다보니까 떡밥 회수라든지, 이런 문제가 있어서 너무 힘들어요(웃음). 여러가지를 다 염두에 두고 글을 쓰다보니까 되게 힘들어서, 어떤 때는 막 대충 빨리하고 끝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웃음).
양재현 작가= 잘 끝내야죠(웃음). 열혈강호가 저희 일기장하고 좀 비슷해요. 그 나이 때 생각하던 감정이나 사상이, 그 시기의 연재분에 담겨 있거든요. 처음에는 “세상에 악한 사람은 없어, 다만 서로 생각이 조금 다른 사람들이 살아갈 뿐이야”라고 생각했고 이게 만화에도 반영됐는데, 지금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런 말을 잘 안 하게 돼요. 살다보니까, “어? 진짜 나쁜 놈들이 있는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게 되고, 이게 또 만화에 반영 되고요. 지금은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구나, 가치관도 다르고,생각도 다 달라서 어느 하나의 생각으로 정의내리긴 어렵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뀐 것 같아요.
열혈강호가 단행본 90권이 넘게 나오면서 개성 강한 캐릭터가 많이 등장했는데요. 작가님들의 그런 생각이 캐릭터에 반영된 건가요?
양재현 작가= 1차적으로는 극진이 형 생각이 많이 반영되죠. 그런데 요즘 (극진 형 생각에) 점점 동의하기 어려워지는 것도 있고요(웃음).
하긴, 처음에는 두 분의 뜻이 맞아서 시작을 하셨어도 30년이 지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진 부분도 있을 것 같네요
양재현 작가= 애들 때는 생각이 다 비슷하잖아요? 그런데 살아가면서 점점 환경이 달라지고 지역 구성원들도 달라지고, 그러면서 생각도 좀 다양해지는 것 같아요.
전극진 작가= 정말 신기한 게 나이 20대 때는 인생 다 산 사람 같은 그런 게 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아 참 (내가) 철이 없구나” 이런 생각을 해요. 이렇게 광오한 말을 함부러 썼다니, 그런 생각이 들고 좀 겸손해졌다고 해야 할까, 삶에 대해 그렇게 달라지는 면이 좀 있는 것 같아요.
Part2. 작가에게 ‘30년을 함께 한 파트너’란?
30년 전을 돌아보던 둘이 투닥댄다. 겸손해졌다는 전 작가에게 양 작가는 웃으면서 “형, 그건 형이 세상을 무시하는 거지”라고 말한다. 이런 농담은 정말이지,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로 친하지 않으면 못 한다. 이 둘을 보고 있자니 마치 30년을 함께 살다가 내년에 아이들 결혼시키고 졸혼하겠다는, 그런 오래된 부부를 보는 것 같았다.
평소에 많이 싸우신다고 들었어요, 주로 어떤 걸로 싸우시나요?
양재현 작가= 마감이요(웃음).
이전 인터뷰에서, 두분이 다음 작품은 함께 안 하겠다고 하셨더라고요
전극진 작가= (스토리 마감이 늦어서 그림 마감에 부담을 준다고 생각) 민폐죠, 제가. 안 그래도 민폐가 너무 오래돼서요.
귀책사유가 전 작가님께 있었군요(웃음)
양재현 작가= (극진이 형이) 바람 피운 대상이 많아요(양재현 작가는 지난 30년을 열혈강호만 했다. 이에 반해 전극진 작가는 종이만화와 웹툰을 통틀어 총 다섯 작품을 했다. 이걸 비유한 표현). 열혈강호 완결 이후에는, 각자의 인생을 살겠지만 이혼은 안 하겠습니다(웃음).
두 분 어떻게 만화를 시작했고, 또 어떻게 함께 하게 됐나요?
전극진 작가= 저는 로보트 만화를 되게 좋아해서 전자공학과에 들어갔죠. 그런데 로보트 팔을 만드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었던 건 로보트 만화를 하고 싶었던 거였단 생각을 했어요.
양재현 작가= 저는 미대를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하셨죠. 그림을 따로 배우진 않았지만, 어머니가 그림을 잘 그리셨어요. 만화를 시작할 때, 저를 한 번 믿어달라고 부모님께 무릎 꿇고 빌었어요. 우리 때는 그랬어요. 학생이 새로운 뭔갈 꿈꾸기 쉽지 않잖아요? 만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자유’, 그런 느낌이 있었죠(옆에서 전극진 작가가 ‘맞아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런데, 이렇게 30년 간 자유롭지 않게 묶여 있을 줄은…
전극진 작가= 시대가 바뀌어서 그렇죠, 그 당시에는 저희가 상당한 언더였어요. 이런 걸 하는 사람이 있단 말야? 그런 야이기를 들었고요.
양재현 작가= 우리가 만난 것도 아마추어 동아리였어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여가지고, 막연하게 ‘우리가 나중에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자’라고 하는(웃음)
전극진 작가= 저는 그냥 애니메이션 감상 동아리인 줄 알고 모였는데 남들이 프로가 되겠다고(웃음). 그럼 나도 뭐라도 해야 겠어서, 그림은 그릴 줄 모르니까 시나리오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양재현 작가= 저는 여기 있으면 애니메이션 회사에 취직시켜 주는 줄 알았어요(웃음).
Part3. 작품이 끝나고 난 뒤
열혈강호가 완간되면, 이후에는 이 작품의 세계관을 넓히겠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요. 구체적 계획이 있나요?
양재현 작가= 저는 있습니다.
어떤 건가요?
양재현 작가= 저는 이제, 만화가는 은퇴를 할 생각이고요. 그러면 저는 이제 프로듀싱을 하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어요. 작품의 메인인 천마신군은 극진이 형이 여러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관해서 뭔갈 진행할 지 모르겠지만요. 저 같은 경우는, 열혈강호에서 살짝 벗어나고 싶었어요. 벗어는 났지만 열혈강호 세계관과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그간 많이 언급하지 않았던 새외 이야기를 프로듀싱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작품은 ‘남림야수왕’ 이야기를 할 것 같습니다.
앞서 마블처럼 세계관을 확장한다는 것이 이런 거군요! 프로듀싱은 어떤 역할을 하시는 건가요?
양재현 작가= 작가들과 회의를 하고 이야기 구성을 하면서 조율을 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이야기와 그림 연출, 홍보 시기 등과 관련한 것을 컨펌하고 회사와 조율을 하는 역할이겠죠?
(전 작가를 바라보며) 천마신군 이야기를 바로 시작하시나요?
전극진 작가= 지금 생각과 아이디어는 있는데…
양재현 작가= 극진이 형과 배틀을 한 번 붙을까
누구 게 더 잘 나가나! 와, 이거 되게 재밌겠어요!
전극진 작가= 근데 이래서 지면 정말 제가 참 부끄러워요. 천마신군은 메인 이야기이고, 인기도 많아요. 근데 문제는 뭐냐 하면, 천마신군은 이미 알려진 게 많고, 내용이 되게 복잡해요. 그런데 새외사천왕은 알려진 게 없어요(웃음).
원래 새외사천왕 같은 인물이 매력적이거든요, 안 본 인물이라(웃음)
전극진 작가= 자유도가 높은 거예요. 손발 묶고 싸우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웃음).
그럼 새 작품들은 언제 나오는 건가요?
양재현 작가= 내년 중반쯤에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극진 작가= 어우, 저는 기약이 없습니다.
양재현 작가= 어제 시나리오 회의는 좀 끝났고…(옆에서 전극진 작가가 ‘정말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 깜짝 놀란다) 구체적 이야기가 나오면 회사에 보여줄 겁니다. 열혈강호 시작도 이렇게 했는데요, 약간 제가 오버하는 느낌이 있지만, 그런 자신감이 있어야 추진력도 생기는 것 같아요. 요즘엔 이런 새로운 거 기획하면서 스트레스가 없어져 가지고, 극진 형이 스토리를 안 줘도 아무 느낌이 없습니다(웃음).
Part4. 새로운 세대의 유입을 위해
처음에는 열혈강호가 개그 만화의 느낌이 강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오히려 진지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아까 말씀하신, 작가님들의 그간 생각 변화가 많이 반영됐나요?
양재현 작가= ‘웃찾사’가 폐지된 것과 비슷한 거죠.
트렌드가 바뀌어다고 생각해서 개그적 요소를 좀 덜 넣으셨단 말씀인가요?
양재현 작가= 그때의 개그 감성이 지금과 연결되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요. 그 당시에는 그 정도 개그가 만화에서 많이 보여주는 코드였다면, 지금 그걸 하게 되면 개그를 많이 보여주는 그걸 지금 하게 되면 고려적 아재 개그를 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받아들이는 독자 감성 자체가 바뀐 것 같아요.
그 새로운 세대의 감성을 맞추려고 웃음 코드를 우리가 배워서 넣는 것은, 안 맞는 옷을 입는 거랑 똑같거든요. 그럴 바에야 아예 제거해버리는 게 맞죠. 예전에는 슬랩스틱 형 개그를 많이 했다면, 지금은 언어를 통해서 살짝 ‘피식’ 하는 느낌 정도로요.
전극진 작가= 톡톡 튀는 것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젊은 층의 전유물이지, 저희 같은 사람들이 하기에는 감성도 안 맞죠. 그러다보니까 전 연령대에 맞을 만한 내용을 가지고 하게 되고요. 코믹한 요소는, 상황이나 대사를 통해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콘텐츠라는 것이, 처음에 좋아했던 사람들과 같이 나이 들어가는 면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 세대한테는 그런 개그코드가 아직 웃기는데요
양재현 작가= 요즘 세대 독자가 유입되는 건 예전만큼 많지가 않은데, 지금 현재로서는 저희와 감성이 맞는 분들이 많이 찾는 진짜 성인 만화가 된 거죠.
그렇지만, 새로운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도 보여요. 열혈강호가 지금은 리마스터링 해서, 요즘 웹툰처럼 스크롤 판으로도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렇게 한 이유는 뭔가요?
양재현 작가= 회사의 생각이죠
(주식회사 열혈강호의 전명진 대표가 부연한다.)
전명진 대표= 지금의 세대는 만화책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이들이 더 많을 거예요. 그 사람들이 스크롤로 만화를 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거죠. 요즘 세대에 맞추기 위해 만화를 다 바꿀 필요는 없지만, 볼 수 있는 방식은 제공할 수 있잖아요? 옛날 레코드판을 최소한 CD로는 만들어줘야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것처럼요. 그 방식을 저희가 제공하는 거죠.
또, 젊은 세대들이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만큼 미디어믹스가 중요합니다. 지금 세대에게 만화는 굉장히 접근성이 떨어진 상태죠. 애니메이션이 됐든, 영상이 됐든, 음악이 됐든 뭐가 자꾸 나와줘야 합니다. 저희가 열혈강호라는 회사를 세운 이유도 그런 뜻에서죠.
part5. 미디어믹스의 중요성,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언제 나오나
열혈강호가 애니메이션이 안 되고 있는 게 좀 아쉬운데요
전극진 작가= 예전에 시제품까지 만든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아무래도 나온 걸 봤는데… 또, 여건도 안돼서 당시에는 접기로 했죠.
그렇지만, 지금은 애니메이션을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도 늘었고, 제작 수준도 올라왔죠
전명진 대표= (현재 드라마를 만드는) 양우석 감독님이랑 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이 같이 상승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열어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양 작가님이 SNS에 열혈강호 홍보를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요
양재현 작가= 그럼요, 저희를 먹여 살리고 있는데요.
전극진 작가= 미디어 믹스에는 초기부터 관심과 미련이 많았어요. 일본 만화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우리나라도 애니메이션이 있었다면, 우리나라 만화 중에서도 장기 연재하고 오래 나온 작품들이 꽤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30년 된 작품이 열혈강호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전극진 작가= 예, 그렇기 때문에 저희 같은 경우에는 다른 쪽에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그 제안들에 대해서 상당히 진지하게 접근을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 초기부터 IP 관리를 해왔고요. 이전에도 드라마 계약을 했던 적이 있고, 애니메이션도 그렇습니다. 게임도 한 두 종류가 나온 것은 아니죠. 일단 우리나라 시장에서 애니메이션은 문화가 안 열렸어서, 되는 것부터 해보자고 주력한 게 게임이죠.
양재현 작가= 저희가 뛰어다니면서 여러 매체하고 연결을 했는데요, 사실 작가가 작품을 하면서 (IP 비즈니스를 위해) 뛰어다니는 게 말이 안 되거든요.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하나 깨달은 게 있어요. 저희가 이렇게 뛰어다니면서 각 분야에서 알려지기는 했는데, 일본처럼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해진 작품들하고는 차이가 있더라고요. 저희는 만화나 게임, 또 게임마다 각자의 콘텐츠로 살아남았기 때문에 통일된 이미지가 없어요.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딱 그 그림을 표준 삼아서 사람들이 ‘열혈강호’ 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요. 저희는 30년 간 만화를 연재하면서, 그 사이에 무수하게 그림이 바뀌었죠. 그래서 열혈강호 게임이 각자 유명해져도, 다 다른 콘텐츠의 느낌이 나요. 통일감이 없다는 단점이 있죠. 지금 시점에서는 통일감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겠더라고요.
전극진 작가=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 드래곤볼과 나루토 같은 작품이 인기를 끈 것은 만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이었거든요. 만화는 나라마다 보는 방식도 다르고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까요.
오랫동안 종이만화를 해오신 작가님들인데, 요즘 웹툰으로의 시장 변화는 어떻게 보시나요?
양재현 작가= 제일 기쁜 거는 출판 만화가 일본 만화의 형태를 가져왔다는 측면에서 카피 시장이었다면, 웹툰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 만든 플랫폼 규격이죠. 또, 예전에는 출판사의 한정된 지면에서 골라서 작품을 보여줘야 했다면 지금은 정말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많이 나와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기뻐요.
사실 처음에는 만화를 무료로 보여준다는 것에 심각한 걱정을 했는데요. 그런데 웹툰을 서비스하면서 무책임하게 무료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작가들에게 다양하게 수익원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되게 멋있다고 생각해요. 공생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저는 지금 그때 출판 만화 시장이 무너진 게 오히려 만화 시장 자체에는 더 축복이 아니었나 생각 해요.
요즘 웹툰으로 연재되는 무협 만화나 소설도 많이 보시나요?
양재현 작가= 박진환, 김태형 작가 때문에 보죠.
전극진 작가= <절대회귀>랑 <괴력난신>의 작가들이예요, 너무 재밌죠.
양재현 작가= 우리 같이 1990년대에 활동한 작가들인데요, 영챔프에서 같이 연재한 작가들이 (네이버웹툰의) 화요일에 딱 버티고 상위권에 있어주니까 너무 기분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응원하는 느낌이 더 강했는데, 근데 보니까 재밌더라고요. (전극진 작가를 바라보며) 근데, 형. 박진환 작가는 너무 잘 돼서, 이제 안 돌아올 것 같아(박진환 작가는 전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브레이커’의 그림작가다).
아니, 양 작가님도 안 하신다고 했는데!
양재현 작가= 세상 일을 이렇게 딱, 뭐라고 확언한다는 자체가 좀 웃기기는 한데, 지금 마음은 ‘반드시 그래야 될 것’. (웃음) 사실, 일만 아니면 형이랑 싸울 일이 없어요.
여기에 오면서, 열혈강호의 오랜 팬에게 질문을 하나 받았어요. 두 분이 열혈강호를 오래 연재하면서, 남들처럼 웹툰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것에 화가 나지는 않으냐고 물어봐달라고 하더라고요
양재현 작가= 연금 받으려고 열혈강호를 안 끝내느냐는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는데, 반대네요. 그런데, 저희 수익 중에서 만화 수익은 되게 미미해요. 물론, 미미하다고 해도 상당히 큰 편이지만요. 저희가 받는 오해가 있어요. 열혈강호로 계속 연금을 타려는 게 아니예요. 지금 정확히 말씀드리면 저희, 먹고 살 만합니다. 저희가 제대로 마무리 하려고 노력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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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안 끝냈다는게 말이 되냐? ㅋㅋ
인터뷰 웃기고 있네 적당히해라 ㅋㅋ
진짜 해도 해도 너무도 하십니다. 분량 팍팍 해서 얼른 끝내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