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앱마켓 장악한 ‘방치형 게임’

오는 26일 개최할 ‘2024 게임 인사이트’서 인사이트 공유
최근 1년간 원스토어 우수베타게임 선정서 비중 급증
조작 없이도 손실 없는 지속 성장과 증분형 보상 핵심
장기 서비스하며 점차 복잡해지는 게임성 고민 이어져
여타 장르 대비 이용자 이탈도 빠르고 복귀도 빨라
고가치 이용자 식별할 타깃 마케팅 전략 중요성 증대

자동진행 기반의 ‘방치형 게임’의 인기가 뜨거운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더욱 인기가 뜨겁다. 방치형(idle) 또는 키우기 게임은 지속적인 조작 없이도 게임 내에서 꾸준히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장르를 말한다.

방치형 게임은 말 그대로 직접 조작 없이 캐릭터를 방치해 놓아도 필드 내에서 알아서 몬스터를 사냥하며 재화를 벌어들이는 특징을 갖췄다. 캐릭터 성장이 주된 재미요소인 역할수행게임(RPG)과 결합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이른바 시장 대세를 형성했다.

앱마켓 원스토어는 최근 방치형 게임의 인기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현황을 전했다. 여러 랭킹에 방치형 게임이 상위를 차지하는 경우도 많을 뿐더러 현재도 다수의 방치형 게임이 입점해 있다는 것이다.

원스토어 6월 우수베타게임에 선정된 방치형 게임 ‘건틀렛 AFK RPG’

원스토어 측은 “방치형 게임의 인기는 베타 테스트 진행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며 “최근 1년간 원스토어가 운영 중인 ‘베타게임존’에 참가한 방치형 게임의 수는 총 19개작이며, 이 중 매달 하나의 최우수 게임을 뽑는 ‘우수베타게임’으로 선정된 수상작도 7개”라고 밝혔다.

방치형 게임은 조작(클릭 또는 터치) 없이도 손실 없는 지속적 성장과 그에 따른 증분형 보상이 핵심 재미요소다. 서구권에선 이러한 게임 특성을 반영해 증분형(incremental) 게임이나 클리커(clicker) 게임으로도 불린다. 아주 간단한 방식이라도 지속적으로 직접 조작이 필요한 하이퍼 캐주얼 장르 대비 이용자들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방치형 게임의 최대 특징이다.

그러나 방치형 게임도 서비스를 이어갈수록 각종 콘텐츠가 붙으며 덩치가 비대해지는 것이 업계 일반의 사례다. 이용자(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업데이트를 이어가다 보면 론칭 초반의 소프트코어 대비 한층 무거워진 미드코어 수준의 게임이 되기도 한다. 개발사(퍼블리셔)들은 방치형 게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YouTube video

‘세븐나이츠 키우기<동영상 참조>’로 괄목할 성과를 거둔 넷마블넥서스의 김정민 대표가 비슷한 고민을 꺼내 놨다.

“저희가 잘 만들어왔던 일반적인 영웅 수집형 게임보다는 훨씬 가벼운 게임인데 돌아보니까 되게 무거워져 있더라고요. 우리가 잘하던 방식으로 해오니까 비슷해지고 있다라는 느낌이죠. 그래서 이쪽 생태계에 적응 중이구나, 많은 걸 배웠습니다. 버섯커 키우기도 참고하고요. 글로벌 시장에서 장수하는 3매칭 게임도 보고요. ‘모노폴리 고!(보드게임)’ 같은 게임도 그렇고요. 되게 짧은 시간에 짧게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장르는 비슷한 거 같습니다. 많이 참고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게임보다 속도가 빠릅니다. 더 이른 시기에 게임을 접고,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복귀를 하시고요. 게임을 아예 삭제한 게 아니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돌아오고 이런 패턴이 많았습니다. 원래는 수개월에 걸쳐서 발생할 사이클이 예를 들어 한달 이내 발생하는 그런거죠. 자체 분석해본 결과입니다.”

CJ E&M의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는 2024 소비 트렌드 시리즈 보고서를 통해 방치형 게임을 예로 들었다.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한의 성취감을 획득하는 게임 특성이 실패의 경험을 줄이고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중요한 최근 트렌드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게임 플레이 중에도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자투리 시간을 틈틈이 활용하기도 좋다는 장점을 들었다.

자투리 시간에 접근해 쉽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 성격이 강한 방치형 장르도 엄연한 고래(고액결제자)가 존재한다. 매출의 근간이 되는 이용자들로 될성부른 방치형 게임에선 1인당 수천만원대 과금력을 보인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에이펙스허브의 장영국 총괄이사의 설명이다.

“게임은 5% 고래(고액결제자) 유저가 먹여 살리는 건 거의 불변의 진리입니다. 저희 게임도 모두 마찬가지였고요. 해비과금러의 결제 한도치를 생각해서 낮게 잡으면 안 됩니다. 한 방치형 게임의 해비과금러들은 3000만~4000만원 정도 썼습니다. 동종 방치형의 타 게임은 300만~400만원 정도로 10배 차이인데요. 고액 과금 상품을 뚫어 놔야 결제합니다. 없으면 살 수가 없죠. 입장하자마자 초단위로 모든 상품을 구매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품이 10개밖에 없다면 더 이상 과금할 상품이 없는 거죠.”

방치형을 포함한 캐주얼 개발사(퍼블리셔)들은 론칭 이후 광범위한 모객을 시도하면서 이용자(유저) 이탈을 최소화하고 이 가운데 고가치 이용자 식별을 위한 타깃 마케팅 실시가 사실상 필수다. 애피어의 이보혁 이사가 마케팅 전략을 제안했다.

“‘고가치 유저 식별’은 광고에 반응하고 가장 큰 수익을 창출하거나 잠재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사용자를 찾아내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브랜드를 성공시키려면 고객 기반을 확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은 ‘룩어라이크(Lookalike) 모델링’을 사용해 기존의 고가치 고객과 비슷한 특성을 가진 새로운 잠재고객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앱 내 사용자 행동 데이터, 앱 상황 데이터 및 기업이 가지고 있는 퍼스트파티 데이터에 각 산업군의 특성에 맞춰 진행한 광고 캠페인에서 축적된 인사이트를 결합하여 맞춤형 타겟팅을 제공합니다. AI는 성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이를 통해 기업은 새로운 사용자를 더 효율적으로 타겟팅하여 ROI로 이어지도록 할 수 있습니다.”

“론칭 직후 한 달 동안은 핵심 유저, 특히 ROI 잠재력이 높은 유저들을 빠르게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신규 유저 획득 비용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캠페인 중간 단계(1.5개월~3개월)에서는 예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광고 게재 위치를 최적화합니다. 이후 단계(3~6개월)에서는 7일~14일 동안 로그인하지 않은 유저의 재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타겟 범위를 확장해 새로운 유저들이 게임 앱을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합니다. 이 같은 단계별 접근은 안정적으로 ROAS(광고지출대비수익률)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애드조(adjoe) 보고서 갈무리

마테크 기업 애드조(adjoe)에 따르면 미국과 서유럽 등 서구권 방치형 게임 이용자들은 주로 18세~44세 남성으로 나타났다. 이 중 30~39세 이용자가 앱 내 구매를 통해 수익창출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앱 내 아이템 구매(IAP) 매출에 집중한 국내와 달리 서구권에선 앱내 광고 매출이 무려 60~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애드조는 긴 시간 플레이를 유지하려는 노력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또 보상형 비디오 광고를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언급했다. 단 이용자 이탈을 부추기지 않도록 게임 플레이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광고 운용을 제언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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