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은 아닙니다만] 실무엔 어떻게 써먹나, AI워커스
제목과 부제를 기가 막히게 잘 뽑았다. 이 책의 제목은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AI워커스‘이고, 부제는 ‘생성형 AI를 주무르는 최상위 일잘러들의 커리어 생존 전략’이다. 여러 채널을 오가며 AI를 전도하는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이 썼다. 김 소장은 지금까지 여러 권의 책을 발간했는데, 그간은 AI 기술의 트렌드에 대해 설명해 왔다면 이번에는 실무진이 어떻게 AI를 업무에 써먹을 수 있는지, 그 활용법을 자세히 기술했다.
“이 책은 AI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마케터,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창작자 등 다양한 분야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실질적인 방법과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저자 서문의 이 문구가 이 책의 성격을 정확히 알린다. AI의 진보와 관련해 매일 날아드는 소식을 들으면서 많은 이들이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는” 어두운 미래를 상상하는데, 저자는 “AI는 우리의 적이 아니라 우리의 업무를 더 효율적이고 빠르게 할 수 있게 돕는 인턴사원이자 파트너”라고 말한다.
물론, 엄청난 속도로 똑똑해지는 인턴을 제대로 써먹기 위해서는 수업료가 필요하다. 내가 이 인턴을 잘 다룰 수 있으려면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뭐 엄청난 스킬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공저자인 김아람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 모두가 (AI로 일어난) 변화의 파도에 올라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본다. 원래 모르면 두려운 법인데, 알고 나면 별 거 아닌 경우가 많다.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은 ‘질문하는 법’이다. AI는 결국 인간의 지시로 움직이기 때문에, AI가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AI가 잘 알아먹도록 잘 지시하고 질문해야 한다. AI에게 주는 이러한 지시문을 ‘프롬프트’라고 부르는데, 프롬프트를 잘 쓰기 위해서는, 마치 우리가 영어를 처음 배울 때 그랬던 것처럼 알아야 할 문법이 있다. 물론, 문법 몰라도 말은 할 수 있지만, 문법을 잘 지키면 상대편이 내 말을 더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책에서는 프롬프트 문법의 구성 요소를 여섯가지로 꼽는다. ①페르소나 ②맥락 ③과업 ④형식 ⑤예시 ⑥어조다. AI에게 특정 역할이나 정체성을 부여하고, 상황이나 배경 정보를 제공한 후, AI가 수행해야 할 구체적 작업을 알려주며, 답변의 구조나 레이아웃을 지정해야 한다. 또, AI에게 원하는 결과물의 구체적 사례를 보여준 후, 최종 답변을 어떤 스타일로 해야 하는지 미리 결정해주는 것도 원하는 답을 잘 받아내는 지름길이다.
그럼 이 여섯 항목을 잘 조합해 어떻게 질문해야 하나? 예를 들어 보자. 책에 들어 있는 구절을 그대로 옮겨 본다. 따져야 할 게 많은 것 같지만 막상 예시를 보면 그렇게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①당신은 경험 많은 요리사입니다(페르소나)②지금 초보 요리사를 위한 요리 교실에서(맥락) ③간단한 파스타 요리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과업) ④재료 목록, 조리 단계, 주의사항 순으로(형식) 설명해주세요. ⑤예를 들어, ‘물을 끓인 후 소금을 넣어주세요’와 같은 구체적인 지시를 포함해주세요(예시). ⑥친근하고 격려하는 톤으로 설명해주세요(어조)”
이 책은 프롬프트 잘 만드는 법에서 멈추지 않고 직군별, 업무별 AI 활용법을 비교적 자세히 이야기한다. 책을 따라 읽다보면, AI라는 도구를 어떻게 써야 효율적인지 감이 온다.
예컨대, 회사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보는 사람이라면 AI를 써서 시장 분석 능력을 올릴 수 있다. 시장 분석을 위한 워크플로를 ‘시장 현황 조사→고객 분석→경쟁사 분석→트렌드 분석→SWOT 분석→전략적 제안 도출’로 본다면, 이 책은 각 단계에서 써먹을 수 있는 프롬프트 예시를 제공하고, 챗GPT나 제미나이, 코파일럿 등의 도구들이 어떤 특징의 답을 내놓는지를 설명한다.
그래도 AI 활용이 어렵게 들린다면? 일단 한 번 책을 읽고 도전해 보길 권한다. 결국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아래 한 줄로 요약된다. AI를 활용하고 싶지만, 지레 겁먹는 모든 이들에게 저자들이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해봤어? 해보니까 되던데?”
<AI 워커스>, 김덕진·김아람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2024년 8월 발간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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