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토스 대표의 대출 논란 알아보기

이승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파산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FTX트레이딩) 계열사인 맥로린 인베스트먼트에서 개인 지분을 담보로 약 730억원의 대출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보도가 나온 가운데, 토스 측은 FTX 트레이딩에 주식을 담보로 잡힌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현재는 이미 FTX 트레이딩에 대출금을 상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는 30일 미국 델라웨어파산법원의 FTX 트레이딩 파산 절차 관련 문서를 입수해 “이승건 대표가 2021년 11월 4일 FTX트레이딩의 계열사인 맥로린 인베스트먼트(Maclaurin Investments)로부터 5475만1149달러(약 730억9000만원)를 대출받았다”고 보도했다.

토스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이 대표는 당시 환율 기준으로 인베스트먼트에게 약 650억원을 대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맥로린 인베스트먼트는 대출을 해주는 대신 이 대표의 지분 460억원 어치를 담보로 잡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토스 측은 대출 협상 과정에서 논의된 것일 뿐, 실제로 인베스트먼트가 이 대표의 지분을 담보로 잡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라인 네트워크>가 미국 델라웨어파산법원의 FTX 트레이딩 파산 절차 관련 문서를 확인한 결과, 담보에 대한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또 토스 측은 그동안 이 대표가 꾸준히 이자를 내고 원금을 갚았다는 점에서 신용대출과 다름 없었다고 표현했다.

토스 관계자는 “당시 맥로린 인베스트먼트가 (계약서에) 460억원 어치의 지분에 대해 담보 설정을 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이 대표의 지분이 FTX트레이딩에 잡히지 않은 상태로 이자를 내고 대출을 상환했었다”고 말했다.

토스 측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올 상반기 국내 H증권사를 통해 맥로린 인베스트먼트의 대출을 모두 갚았다. 다만 H증권사는 대출 과정에서 이승건 대표의 지분을 담보로 잡았다.

하지만 이승건 대표가 국내외 굴지의 금융사가 아닌 가상자산 거래소의 투자 계열사에서 대출을 받은 사실과, 대출금을 어디에 운용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토스 측은 “이 대표가 굳이 맥로린 인베스트먼트에서 대출을 받은 이유는 (개인적인 이유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토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 대표가 대출을 받은 이유는 최대주주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토스는 매년 신규 입사 직원들에게 신주, 구주 주식을 나눠준다. 이 대표는 이로 인한 주식 희석을 막기 위해 토스 주식을 매입하는데, 이때 필요한 자금을 구하기 위해 맥로린 인베스트먼트로부터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가 맥로린 인베스트먼트를 선택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FTX트레이딩스가 토스에 대출을 내준 이유에 대해선 업계에서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시 FTX트레이딩스의 뱅크먼 프리드 CEO는 가상자산 열기가 뜨거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보고및이용등에관한법률) 시행으로 실명계좌가 필요해진 FTX트레이딩스는 한국 진출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토스뱅크를 보유한 토스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계열사를 통해 토스에게 대출을 해줬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선, 이승건 대표의 개인 지분이 H증권사의 대출 담보로 잡혀 있는 만큼 상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이승건 대표의 토스 지분은 15.5%로 최대 주주다. 만약 토스가 H증권사에 상환을 하지 못할 경우 담보로 잡힌 이승건 대표의 지분이 H증권사에게 넘어가, 이 대표가 최대주주로서의 지배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토스 측은 “대환을 한 H증권사에서 대출 심사 시 충분한 검토를 했다”며 이번 일이 상장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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