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IT] 스마트폰 AI는 유료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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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의 까다로운 IT, 오늘은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 한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글이 현지 시각 8월 13일, 메이드바이구글 행사를 열고 픽셀 9 폰 시리즈를 공개했죠. 이 행사는 전통적으로 구글이 만드는 하드웨어를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우리나라에 출시는 안 되지만 픽셀 폰, 스마트 워치, 스마트홈 기기 이런 걸 선보이는 자리죠. 그런데 올해 행사는 좀 달랐습니다. AI에 대한 내용이 거의 70% 정도됐어요.

스마트폰용 AI는 보통 두가지로 나뉩니다. 온디바이스, 기기 내에서만 실행되는 AI, 그리고 클라우드. 갤럭시의 통역, 문서 정리, 이미지 생성 이런 건 대부분 온디바이스고요. 지금 생성형 AI를 대표하는 챗 GPT는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구글이 발표한 건 대부분 온디바이스가 아니라 클라우드 AI인 제미나이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이상하죠? 폰을 발표하는 자리에 나와서 폰이랑 상관없는 AI를 발표한 겁니다. 물론 픽셀 폰에서 구동은 가능한데요. 제미나이 자체가 클라우드를 상정하고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갤럭시에서도 쓸 수 있고요. 아이폰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메이드바이구글 2024 행사의 핵심은 픽셀 폰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AI 유료로 팔고 싶다-이거예요.

물론 구글이 발표한 온디바이스 AI도 있었습니다. 갤럭시 AI에 쓰는 똑같은 언어 모델, 제미나이 나노를 사용한 온디바이스 AI가 등장했죠. 날씨를 요약해서 보여준다든가, 통화 내용을 요약해준다든가, 스크린샷에서 정보를 정리해서 찾아준다든가, 이미지를 생성해준다든가 하는 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다른 폰에서도 대부분 되잖아요? 갤럭시 AI보다 더 낫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핵심은 제미나이 라이브였어요. 제미나이는 구글의 언어모델 이름이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를 대체하고 있는 음성 비서로도 쓰이죠. 안드로이드폰 쓰는 분들 대부분 제미나이 써볼래? 이런 권유, 업데이트에서 받고 계실 겁니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이 음성 비서를 더 극단적으로 강화한 겁니다.

구글이 선보인 예시는 이런 거였습니다.

조카를 주말에 만나는데 교육적이고 마술 같은 뭔가를 할 수 없을까?

인공화산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조금 더 마술 같으면 좋겠는데?

투명 잉크를 만들면 어떨까요? 헤어드라이어로만 말려야 볼 수 있는 잉크죠.

좋은 생각이야. 이 활동에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스파이 훈련 아카데미나 비밀 메시지 연구소는 어떨까요?

자, 어떻습니까? 대화 맥락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죠. 음성 비서가 이정도로만 움직여주면 폰을 보고 조작하는 일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구글이 여기에 돈을 붙였다는 겁니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사용자만 쓸 수 있고요. 월 20달러를 받습니다. 이상하죠. 폰을 사고 폰 기능을 쓰는데 돈을 더 내는 이 기분. 심지어 챗 GPT는 음성 모드를 무료로도 쓸 수 있습니다. 만약 월 20달러를 안 내면? 반쪽짜리 스마트폰을 쓰는 기분이 들겠죠. 이상하죠? 구글이 자가당착에 빠진 걸까요? 아닙니다. 구글은 어차피 많이 안 팔리는 폰 말고 AI를 미래 수입원으로 정한 겁니다. 그것이 바로 이번 행사의 메시지죠.

구글뿐만이 아니에요. 삼성도 갤럭시 S24 시리즈를 발표할 때 구석에 아주 작게 2025년 말까지는 무료로 제공한다-이런 말을 붙였죠.

애플은 아직입니다. 애플은 AI 경쟁에서 많이 뒤쳐져 있어요. 그래서 2027년은 돼야 돈을 받을 것이다-이런 이야기가 돕니다. 그리고 애플의 주 수입원은 누가 뭐래도 아이폰이예요. 아이폰 수익이 애플 매출의 절반 정도됩니다. 그러니까 AI로 돈을 벌어야 하는 구글과 달리 애플은 아직은 아이폰을 팔아야 하죠. 그런데 요즘 스마트폰 잘 안 바꾸잖아요. 한국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43개월입니다. 그러면? 결국 애플도 매월 돈을 내게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게 되겠죠. 그것도 아주 악독하게 할 겁니다. 원래 그런 회사예요. 그럼 결국 AI가 유료화되겠죠.

제조사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AI는 부담스러운 존재긴 해요. 구글의 검색 쿼리당 매출액 추정치는 0.0161달러,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은 0.0106달러입니다. 그런데 LLM을 사용하면 검색 쿼리 비용은 0.0036달러 더 높아집니다. 이건 단순히 하드웨어 비용이예요. 여기에 인건비나 각종 운영비를 더하면? 적자가 납니다. 그러니까 제조사 입장에서는 돈을 받아서라도 이걸 상쇄해야 하죠. 그래서 AI는 결국 유료가 될 겁니다.

우리 같은 소비자 입장에선 어떨까요? 앞으로는 폰을 자주 안 바꾸고 매달 AI에 돈을 내는 분들이 점점 늘어날 겁니다. 삼성이나 애플 같은 제조사 입장에서는 별로인 상황이긴 하죠. 그래서 삼성과 애플도 AI를 직접 열심히 아주 악독하게 만들고 월 결제를 받을 겁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스마트폰을 지금처럼 만지면서 쓰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월 몇만원을 내고 음성으로 조작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물론 직업적인 입장에서 AI를 적극 도입하겠지만,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직접 조작하고 돈을 덜 내고 싶습니다.

자,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알려주시고요. 제미나이 라이브, 챗 GPT 이런 것들 요청 있으면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그때까지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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