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스트라이크 후폭풍, 마이크로소프트와 델타의 설전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업데이트 오류로 항공운영 시스템이 중단됐던 델타 항공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델타 측은 이번 오류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책임을 묻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델타 항공의 시스템이 구닥다리(?)여서 피해가 컸다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포문을 연 것은 바스티안 델타 항공 에드 바스티안 CEO다. 바스타인 CEO는 이번 사태의 첫번째 책임이 있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외에 마이크로소프트 측에도 책임을 묻고 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마이크로소프트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스티안 CEO가 분노하는 이유는 이번 사태로 무려 5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델타 항공은 항공편 승무원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마이크로소프트 소프트웨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주요 미국 항공사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델타 항공은 5일 동안 5000여 편의 항공권을 취소했으며, 여행을 떠나지 못한 고객이 요구하는 손해배상액도 하루에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로 델타 항공 IT 부서의 직원들은 4만 대의 서버를 수동으로 재설정해야 했다고 그는 전했다.
바스티안 CEO는 “기술 분야에서 ‘가장 취약한 플랫폼’에 대한 의존성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취약한 플랫폼은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에 들어와서 버그가 있었다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해배상을 이야기하는 델타 항공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소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대변하는 로펌 데처트의 마크 체포 대표는 바스티안 CEO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불완전하고 거짓이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평판에 피해를 준다”고 반박했다.
체포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사태를 일으킨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7월 19일 셧다운 사태가 벌어진 직후 델타를 무료로 지원하겠다고 계속 제안해왔다”면서 “델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움을 매번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심지어 사티아 나델라 회장이 직접 에드 바스티안 델타 CEO에게 이메일을 보내 도와주겠다고 제안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델타가 무료 지원 서비스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 윈도우가 아닌 다른 시스템을 복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델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움을 거부한 이유는 복구하는 데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승무원 관리 시스템의 지원 서비스를 IBM과 같은 다른 기술 공급업체로부터 받고 있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해당 시스템이 윈도우나 애저에서 실행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은 이번 장애가 IBM 플랫폼에서도 벌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델타가 IT 인프라를 현대화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이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과 같은 경쟁사보다 유독 델타 항공의 피해가 큰 이유가 시스템의 노후화 때문이라는 뉘앙스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의 추산에 따르면 이번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업데이트 오류로 전 세계 850만 대의 윈도우 기반 컴퓨터가 다운됐다.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운영체제에 너무 많은 권한 가졌기 때문에 벌어진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애플은 타사 소프트웨어가 맥OS의 커널에 액세스할 수 있는 권한을 지속적으로 제한해오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