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 정말 택시 사업 접나요?
카카오택시의 대항마 자리를 노리고 나왔던 ‘우티’가 사라질까요? 최근 “티맵모빌리티가 우버와 우티 유한회사(UT LLC) 지분 전량 매각을 협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티맵이 택시 사업을 정리한다는 이야깁니다. 정말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9일 <바이라인네트워크>의 취재 결과, 티맵모빌리티 측은 우티의 지분 매각설과 관련한 질문에 “확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답했고, 우버 측은 “논의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양측의 온도가 다소 다르게 느껴지는데요.
이는 티맵모빌리티의 모회사인 SK스퀘어, 즉 SK그룹과 우버의 상황이 다소 달라서입니다. 두 회사는 지난 2021년 4월, 우버가 51%, 티맵이 49% 씩 지분을 나눠 합작회사 ‘우티 유한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우버택시와 티맵택시를 통합, 카카오모빌리티가 사실상 독점한 택시 시장에서 존재감을 만들어보겠단 의도였죠.
그러나, 사실상 우티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속적인 적자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 ‘택시’가 본업이 아닌 티맵모빌리티 측은 선택의 고민에 빠진 거죠. 티맵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적자 원인 중 하나인 택시 사업 정리가 유력한 선택지가 된 상황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우티는 사라지나?
사실상 우티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지난 3월, 우버는 운행 중인 택시의 ‘우티’ 래핑을 ‘우버’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으니까요. 우티를 이용하는 사람 중에는 외국인 여행객이 많은데요. 이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쓰던 ‘우버’ 앱이 한국에서 자동으로 ‘우티’로 바뀌는 통에, 혼선을 겪는 일들이 생겨났고요.
우버는 글로벌로 쌓은 인지도를 오히려 공고히 하는 것이 국내 사업에도 이점이 있다고 판단, 우티라는 이름을 떼고 우버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우버가 ‘굳이’ 한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할 마음이 없다는 걸 일부 보여줍니다. 만약의 상황에서 정말로 티맵모빌리티가 우티합작회사의 지분을 매각한다고 하더라도 ‘우버’라는 브랜드가 한국에서의 사업을 접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이야기죠. 서비스를 접을 요량이었다면 돈 들여 택시의 외관을 바꾸는 일을 하지는 않을테니까요. 오히려, 우버가 자신들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또, 최근에는 우버가 여기어때나 배달의민족 등과 협업 이벤트를 열기도 하고요. 아직 공식 발표되진 않았으나, 7월 중 ‘우버블랙’이라는 프리미엄 택시 호출 서비스 출시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카카오택시의 블랙과 경쟁할 서비스입니다. 우버 관계자는 “우버가 한국을 굉장히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럼 왜?
합작회사의 한 당사자가 사업을 이어갈 의지가 강한데도 불구하고 매각설이 나오는 것은, 다른 당사자의 상황이 그만큼 급하기 때문이겠죠. 이는, 최근의 SK 그룹 상황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합니다. 강력한 구조조정이 그룹을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는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특히 경영진의 성과를 평가, 임기 연장을 결정하겠다는 그룹 수뇌부의 결정이 있는 만큼 계열사들은 빠르게 수익을 개선할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티맵모빌리티의 모회사인 SK스퀘어는 투자를 주업으로 하는 곳인데요, 티맵의 택시 사업 뿐만 아니라 11번가 역시 매각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새 사령탑인 한명진 대표 내정자(전 투자지원센터장)가 “수년 내 회사를 반도체 투자전문회사로 성장시키는 중책을 맡았다”는 보도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력 사업이 아닌 것, 수익이 크게 되지 않는 곳은 정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해보이는 대목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