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서 진흥 기조로? 대륙 스케일 ‘차이나조이 2024’
아시아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 2024’ 개최
31개국 600여개 기업 참가
상반기 상하이에만 1900회 이상 게임 관련 행사 열려
초강력 규제에도 오프라인 게임 전시 흥행
내수 게임 시장 규모도 전년비 소폭 증가
생성 AI 기술로 제작 효율성 높이는 기술도 전시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 2024’가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개최 중이다. 중국 문화·미디어 주무부처인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 등 정부가 주최하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행사로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올해 21회째를 맞은 차이나조이는 아시아 최대 게임쇼로 거듭났다. 올해 전시 규모는 13만㎡ (제곱미터)이상. 지스타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전시 규모(5만1146㎡, 1·2전시관+오디토리움 합산)의 두 배를 훌쩍 넘긴다. 신국제박람센터의 입장 전 대기 공간과 광활한 야외 광장을 합치면 체감상 5배 정도로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차이나조이 2024 전시 현장엔 31개국 6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장 참가 기업들은 규제 완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동안 중국 정부는 판호(유통허가권) 발급을 쥐락펴락하며 국외 기업뿐 아니라 자국 기업까지도 초강력 게임 규제에 나선 바 있다. 청소년의 공부 시간과 건강 증진을 이유로 평일 게임 접속 차단 규제까지도 실시했다.
이런 상황에도 중국 현지 게임 산업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차이나조이 공식 웨이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하이에서만 총 1902회의 e스포츠 대회와 게임 콘서트, 전시회 등 관련 행사가 열렸고, 오프라인 참가자 규모만 273만명에 달했다. 그야말로 대륙 스케일이다.
주최측은 차이나조이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음식과 숙박, 여행 등 소비 파급 효과를 위한 독점 할인도 진행했다. 예년과 달라진 적극적 행보다. 100개 이상의 e스포츠 게임 대회 활동도 주도할 계획도 전했다.
차이나조이 조직위는 게임쇼 전후 5일간 시내에서 열리는 문화, 스포츠, 관광, 비즈니스 전시 활동을 진행한다. 공연과 오프라인 상업 활동, 가상현실(VR) 체험 등22개 전시회를 통해 100개 핵심 프로젝트를 선정 추천했다는 설명이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 영향력을 발판으로 관광과 비즈니스 소비까지 진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조직위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처음으로 차이나조이 익스프레스(ChinaJoy Express) 체험 공간을 선보였다. 전 세계 유명 게임들을 한눈에 보고 체험하며 개발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미니 부스를 만든 공간이다.
전시 현장엔 텐센트와 넷이즈, 세기화통, 빌리빌리, 시산주(Xishanju) 등 자국 유력 기업뿐 아니라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 유비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도 참가했다. 현지 기업 부스를 통해 넥슨과 펄어비스 등도 전시 현장에서 게임 알리기에 나섰다.
차이나조이는 게임과 연관한 전후방 기업들의 대규모 전시 행사이기도 하다. 레노보, 화웨이, TCL, AMD, 삼성전자, 엘지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유력 하드웨어 제조사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사 신제품과 솔루션을 들고 대거 참가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테마관을 꾸려 스마트폰과 자동차,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등을 선보였다. e스포츠와 가상현실(VR) 등 별도 테마관이 꾸려진 것도 차이나조이의 대륙 스케일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사우스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텐센트와 바이트댄스, MS, AWS 등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솔루션 홍보에도 나섰다.
텐센트는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게임 제작 운영 클라우드 플랫폼을 선보였다. 국내 기업은 텐센트 클라우드를 쓰는 곳이 많지 않으나, 중국 현지에선 대세가 된 플랫폼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봇(캐릭터)을 생성하거나 일정 레벨을 만들어두면 그 이상의 고레벨 설계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등 생성 AI 기술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MS는 애저 오픈AI를 통해 중국 퍼펙트월드가 디지털 휴먼과 게임 내 캐릭터(NPC)를 만든 사례를 소개했다. AWS는 생성 AI 앱 구축을 지원하는 ‘아마존 베드록’으로 게임 제작 시 워크플로우 효율성 개선과 바이트댄스가 인수한 개발사 문톤(Moonton) 게임의 댓글 분석, 릴리스게임즈의 운영 유지 관리 사례 등을 홍보했다.
지난 25일 발표된 ‘2024년 1~6월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게임시장 매출액은 1472억6700만 위안(약 28조9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지 게임 이용자 수는 6억7400만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0.88%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다. 현지 게임 기업들은 정부가 청소년 게임 규제를 강화하자, 성인을 겨냥한 게임 출시와 국외 진출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