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뜬 제페토 버추얼 아이돌 ‘샤푸레’, 국내 데뷔도 준비

작년 11월부터 일본 후지TV와 가상 아이돌 준비
220명 지원자 몰려…최종 4명으로 데뷔곡 발표
네이버제트 “버추얼 인플루언서 생태계 지원할 것”
새로운 미디어 익숙한 10대, 창작 나서며 적극적 소비자로
2030년까지 52조원 시장 규모 전망…연평균 38% 급성장

일본 후지TV와 제페토(운영사 네이버제트)가 작년 11월부터 대중들과 소통하며 탄생시킨 버추얼(가상) 아이돌 ‘샤푸레(Sharpure)’<사진>가 지난달 말 정식 데뷔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네이버제트에 따르면 최종 4명으로 구성된 샤푸레는 가상 공간과 실제 세계의 대비가 돋보이는 데뷔곡 싱글 ‘월드 라인(World Line)’을 공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회사는 일본 활동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버추얼 아이돌 데뷔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제페토 내 후지TV 사옥 월드에서 진행된 샤푸레 오디션은 일본 전역에서 방송되며 화제를 모았다.

네이버제트는 오디션 참가자들의 아바타와 월드, 부스, 아이템 제작을 맡았고, 후지TV는 방송 프로그램, 음악, 성우 기획을 각각 담당했다. 일본 최대 민영 방송국인 후지TV의 방송 제작 노하우가 담긴 이벤 프로젝트는 특히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버추얼 아이돌 제작이라는 새로운 포맷으로 인기를 모으며, 관련 영상 총 조회 수 160만건을 넘기기도 했다.

샤푸레 멤버로 지원한 220명의 사용자들은,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등 최정상 아티스트의 음악 작곡에 참여한 일본 유명 작곡가 오카지마 카나타의 트레이닝을 받으며, 후지티비 제페토월드에서 동영상 심사와 가창력 테스트 오디션을 거쳤다.

강희석 네이버제트 사업개발총괄 리드는 “전 세계 수억명이 이미 제페토와 같은 버추얼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며, “버추얼 플랫폼이 주요 미디어로 인식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샤푸레와 같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샤푸레와 같은 버추얼 아이돌의 탄생과 활동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글로벌 팬들과 몰입감 있는 상호 교류가 중요해지면서 유튜브나 메타버스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미 제페토 내에서 엔믹스, 블랙핑크, 에스파 등 멤버들이 아바타로 변신해 사용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의 버추얼 경험을 제공한 바 있다.

작년에 데뷔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는 데뷔 1년 만에 지상파 음악차트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대공원에서 진행된 이들의 단독 콘서트도 단 10분만에 전석 매진됐다. 지난 6월에는 에스파의 단독 콘서트에 SM의 첫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가 깜짝 등장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3D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MAVE:)

넷마블에프엔씨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3D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MAVE:)는 메타버스 시대에 뉴 웨이브(WAVE)를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내세우기도 했다. 메이브:는 플레이브와 달리 사람 기반이 아닌 완전한 버추얼 아이돌이다. 유튜브 기준 통합 조회수 3000만 뷰를 넘어서며 입지를 굳혔다. 게임과 웹툰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고, 올해 초엔 대한항공 기내 안전 영상 모델로도 발탁된 바 있다.

Z세대(1997~2023년 출생)와 알파세대(2011~2024년 출생) 등 젊은 층에선 버추얼 아이돌이란 새로운 미디어를 접하는 것이 익숙하다. 제페토와 같은 버추얼 플랫폼에서는 이들이 자신의 아바타와 패션, 피드 그리고 아바타가 생활하는 공간까지 직접 창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이다.

딜로이트(Deloitte)의 ‘2023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디지털 세대는 단순히 미디어를 개별적으로 그리고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과 개인적인 의미를 만들어 가는 적극적인 소비자 역할을 하고 있다. 컨설팅기업 베인앤컴퍼니는 10대들이 일 평균 1시간 50분, 주 평균 12.5시간을 가상의 3D 공간에서 보낸다고 발표한 바 있다.

KBV리서치 조사 갈무리

이 같은 버추얼 아이돌 등을 포함한 글로벌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KBV리서치 조사)는 2030년까지 378억 달러(약 52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측 기간 동안 연평균시장성장률(CAGR)은 38.1%로 상당히 가파르다. 블룸버그는 버추얼 아이돌을 포함한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시장 규모가 2020년 2조원에서 급성장해 2025년에는 약 14조원의 시장 규모를 이룰 것이라 봤다. 2025년 인간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 13조원을 넘어설 것이라 전망했다. 패션 등 소매 브랜드에서 가상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다양한 컬렉션과 제품을 선보이고 가상의 팝업 매장을 여는 등 시장 규모를 키울 것이란 예상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