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 제3자 쿠키 유지한다
구글이 크롬에서 제3자 쿠키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했다. 광고업계의 큰 고민 하나가 사라졌다. 유럽의 규제에 영향을 받은 결정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22일(현지시각)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웹사이트 게시물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글은 이 글에서 “제3자 쿠키를 중단하는 대신, 웹 브라우징 전반에 적용되는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환경을 도입하고, 언제든지 그 선택을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쿠키란 웹 서버가 이용자의 웹브라우저에 저장시키는 작은 정보 조각이다. 이용자를 식별하고 행동을 추적하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광고업계에서는 이용자 추적을 위해 쿠키를 이용한다. 제3자 쿠키는 내가 접속한 웹사이트가 아닌 다른 웹 서버가 내 웹브라우저에 심은 쿠키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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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쿠키는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광고업체들이 이용자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관련 광고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구글은 지난 2020년 크롬에서 제3자 쿠키 저장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은 대신 ‘프라이버시 샌드박스’ 서비스를 제안했다.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고 적합한 광고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프라이버시 샌드박스에 대한 구글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구글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광고업계의 반발이 워낙 심했고, 구글 스스로 광고업체이기 때문이다. 제3자 쿠키를 중단할 경우 구글의 광고 매출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구글은 계속 제3자 쿠키 종료 시점을 미뤄왔다. 원래 2022년 종료를 발표했다가 올해 3분기 종료로 미뤘었다. 그런데 지난 5월 2025년으로 종료시점을 연기한다고 발표하더니, 결국 제3자 쿠키를 계속 허용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에는 비즈니스 차원의 결정도 있지만 유럽의 규제가 영형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규제기관이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기술의 구글의 광고 독점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제3자 쿠키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모두 유지하고, 이용자와 광고업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구글은 “영국의 경쟁 및 시장기관(CMA)과 정보위원회(ICO)와 같은 규제 기관, 퍼블리셔, 웹 개발자 및 표준 그룹, 시민 사회, 광고 산업 참여자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규제 기관과 새로운 경로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출시하면서 업계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