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유럽 AI의 희망으로 떠오른 ‘미스트랄 AI’
현재 전 세계는 AI 전쟁을 벌이고 있다. 챗GPT가 거대언어모델 기반 생성 AI의 가치를 보여준 이후 다양한 LLM이 쏟아지고 있다. 생성AI는 국가대항전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AI 주권이나, 소버린 AI라는 키워드가 나올 정도로 미래에는 각국의 AI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 기업들이 생성 AI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도 대대적으로 알려져 있진 않지만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도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생성 AI 경쟁력 향상을 위해 나름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에도 주목받는 AI 업체가 있다. 오늘의 주인공 미스트랄 AI(Mistral AI)다. 프랑스에 거점을 두고 있는 미스트랄 AI는 최근 6억유로(약 85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설립된 지 1년밖에 되지 않는 이 회사의 가치가 무려 58억유로(약 8조5천900억원)에 달한다. 유럽 AI의 희망으로 떠오른 미스트랄 AI에 대해 알아보자.
누가 만들었나
미스트랄 AI는 2023년 4월 프랑스에서 설립된 AI 전문 스타트업이다.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페이스북) 출신의 연구원인 아서 멘쉬(Arthur Mensch), 기욤 램플(Guillaume Lample), 티모시 라크로와(Timothée Lacroix) 등이 공동 창업했다. 아서 멘쉬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이고, 기욤 램플과 디모시 라크로와는 메타 출신이다. 이들은 프랑스의 명문학교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CEO를 맡고 있는 아서 멘쉬는 구글 딥마인드의 LLM 중 하나인 ‘친칠라’ 연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스트랄의 AI 철학
미스트랄 AI는 오픈소스 AI를 추구한다.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각광 받는 AI 스타트업이 폐쇄형 모델로 접근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오픈AI의 경우 오픈소스를 표방하며 창업했지만, 오픈소스는 안전하지 않다며 폐쇄형으로 바뀐 바 있다. 반면 미스트랄 AI는 기술의 개방성이 AI 안전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오픈소스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아서 멘쉬 미스트랄 AI CEO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술에 대해 개방적이고, 책임감 있으며, 분산된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생성 AI 분야의 글로벌 소명을 다하는 유럽 챔피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공개돼 있는 오픈소스가 AI를 안전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스트랄 AI의 모든 오픈소스 모델은 누구나 어디에서나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완전 허용 라이선스인 아파치 2.0이 적용돼 있다. 하지만 미스트랄 AI의 모든 모델이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는 것은 아니다. 미스트랄 AI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오픈소스를 제공하면서도 상업용 모델을 함께 출시해 수익화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무엇을 만들었나
메스트랄 AI는 오픈소스와 상업용 모두 여러 종류의 LLM을 제공한다. 각 모델은 고유한 강점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 챗GPT와 유사한 AI 챗봇 서비스인 르샤(Le Chat)도 제공한다.
오픈소스 모델
- 미스트랄 7B – 매개변수 70억개. 영어와 코드 생성.
- 믹스트랄 8x7B – 매개변수 120억개
- 믹스트랄 8x22B – 매개변수 390억개,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코드 생성
상업용 API 제품
미스트랄 AI의 상업용 모델은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지 않으며, API 형태로만 이용할 수 있다.
- 미스트랄 라지 : 미스트랄 AI의 모든 모델 중 가장 발전돼 있으며, 다양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챗GPT-4o에 이어 두 번째의 성능을 기록.
- 미스트랄 스몰 : 간단한 텍스트 생성에 적합한 모델
- 미스트랄 임베드 : 텍스트를 벡터로 표현
르샤(Le Chat)
르샤는 오픈AP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앤트로픽의 클로드와 비교할 수 있는 AI 챗봇이다.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연결해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학습 모델이기 때문에 최신의 답을 하지는 못한다.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투자자는 누구
미스트랄 AI는 창업 초기부터 유명인과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창업한 지 두 달만에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과 프랑스의 유명 사업가인 자비에르 닐,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제이씨드코 등으로부터 약 1500억원의 첫번째 투자를 받았다.
두번째 투자 라운드에서는 본격적으로 실리콘밸리가 참여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투자사인 안드레센 호로비츠, 세일즈포스,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와 프랑스의 금융기관 BNP 파리바가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두번째 라운드 투자금은 약 5750억원이었다.
2024년 2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미스트랄 AI의 파트너 명단에 이르을 올렸다. 마이크로소프트트는 1500만유로(약 220억원) 투자를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수조원의 투자를 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AI 영역에서 계속 우군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장면이다. 이 투자로 미스트랄 AI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LLM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로 이용하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자신에게 클라우드 이용료를 낼 것이기 때문에 영향력도 키우고 매출도 올리는 일석이조 전략이다.
2024년 6월 미스트랄 AI는 6억유로(5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기업가치가 8조6000억원이 됐다. 이 라운드는 실리콘밸리 투자사인 제네럴 캐털리스트가 이끌었다. 6개월만에 기업가치가 세 배 올랐으며, 실리콘밸리 외부에서 가장 큰 투자를 받은 회사가 됐다.
프랑스에서 받는 기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스트랄 AI를 “프랑스의 천재 기업”이라고 말했다. 미스트랄 AI가 자국에서 받고 있는 기대를 보여주는 일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AI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처럼 미스트랄 AI는 프랑스와 유럽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회사다. 오픈AI에 대적할 회사가 몇 없는데 그 중에 하나가 프랑스에서 나왔으니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스트랄 AI 역시 이런 기대를 알고 있다.
아서 멘쉬 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 빅테크 기업이 없다는 사실이 항상 아쉬웠다”며 “지금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고 본다”고 했다. 르몽드 인터뷰에서는 “현재 생성형 AI 모델은 미국, 영어 중심”이라며 “우리는 유럽국가 언어를 고수하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