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BN] 도쿄에 모인 세계 IT 기업들…‘재팬 IT 위크’ 개막
“일본의 디지털 전환이 늦는다는 건 편견입니다. 여느 국가 못지않게 IT 기술이 발전하고 진심인 국가가 일본입니다.”
“일본 클라우드 시장은 한국 기업에도 큰 기회에요. 당연히 우리의 목표도 일본 클라우드 수요를 흡수하는 것입니다.”
24일 일본 도쿄에서 막을 올린 IT 전시회 ‘재팬 IT 위크 스프링’에 참가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말이다.
세계 IT 기업들이 일본의 수도 도쿄 한복판에 집결했다. 우리나라 보안 기업과 소프트웨어(SW) 기업들도 저마다의 간판 제품으로 자사 기술을 뽐냈다. 클라우드로 대표되는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행사장이 마련된 도쿄 인사이트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백팩을 둘러맨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첩과 노트북을 펴놓고 삼삼오오 대화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그리고 한국어가 섞여 귀에 들어왔다.
한국이 IT 강국으로 도약한 지 오래고, 중국 또한 거대 시장으로 부상한 상황. 하지만 아직도 일본은 아시아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꼽힌다.
현장에서 만난 한 IT 기업 관계자는 “일본은 전통의 전자강국”이라며 “특히 글로벌 기업의 경우 일본에서 성공하면 아시아 전체를 공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IT 전시회로 손꼽히는 재팬 IT 위크 스프링은 올해로 33회째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4만명이 넘는 참관객이 현장을 찾았다. 올해는 800곳 이상의 IT 기업이 참가한다.
소프트웨어 및 앱 개발 부문을 비롯해 ▲세일즈 디지털 전환 ▲임베디드 및 엣지 컴퓨팅 ▲IT 운영 관리와 데이터센터 ▲정보 보안 ▲디지털 마케팅 ▲클라우드와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 등 ▲AI와 비즈니스 자동화 등 테마별 엑스포가 참관객을 기다렸다.
이 밖에도 ▲사물인터넷 ▲이커머스 및 리테일 ▲메타버스 엑스포를 비롯해 올해 신설한 데이터 드리븐 매니지먼트 엑스포에서는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툴과 데이터베이스 통합·협업 도구 등의 소개가 펼쳐졌다.
행사장 안에는 정장에 셔츠를 차려입은 참관객이 대다수였다. 이는 ‘진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목적의 방문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조영철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의 전언이다.
KISIA는 이번 재팬 IT 위크에서 ▲가온브로드밴드 ▲스틸리언 ▲이글루코퍼레이션 ▲인정보 ▲파이오링크 ▲펜타시큐리티 ▲엠클라우독 등 7개사가 참여하는 한국관을 마련하고 솔루션 소개와 일본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파이오링크 대표이기도 한 조 회장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마련한 한국관을 찾는 등 국내 기업 응원에 여념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현장 분위기에 대해 “최근 몇년과 비교해 가장 활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회장사인 파이오링크는 제로트러스트 보안과 클라우드 관리형 유·무선 네트워킹 솔루션인 ‘티프론트(TiFRONT)’로 일본 시장 확대에 속도를 올릴 방침이다.
또한 안랩, 모니터랩, 앤피코어, 위즈코리아, 스패로우, DRM 인사이드도 별도 부스를 꾸려 일본 보안 시장과의 접점 만들기에 집중했다. 이 밖에 틸론, LG CNS, 아이티센도 일본 고객사들을 만났다.
특히 아이티센의 경우 일본 시장 신사업으로 누액 감지센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수분에 민감한 화학 플랜트 시장을 중심으로 이미 주목받고 있다는 게 아이티센재팬 관계자의 전언이다.
클라우드·비즈니스 혁신 엑스포는 특히 활기가 넘쳤다. 전사적자원관리(ERP)나 그룹웨어 같은 인사노무 솔루션과 함께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이 참여하는 분야다. 구글클라우드, SAP, 어도비, 크라우드웍스, 퓨어스토리지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이곳에 부스를 차렸다.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를 끈 건 구글클라우드였다. 생성 AI의 인기가 발 디딜 틈 없는 부스를 만들었다. 버텍스(Vertex) AI와 제미나이(Gemini) 설명을 들으려는 참관객들이 줄을 지어 기다렸고, 판촉물로 주는 스티커를 받으려는 줄까지 생겼을 정도였다.
한국 보안기업인 소프트캠프도 이곳에 자리했다. 일본 야마기시현이 소프트캠프의 보안 원격 접속 솔루션 ‘실드게이트(SHIELDGate)’를 채택한 가운데 리모트 브라우저 격리 기술을 알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목적이다.
재팬 IT 위크는 오는 26일까지 계속된다. 벌써 많은 미팅을 진행했다는 오정훈 소프트캠프 본부장은 “제로트러스트 리딩 기업로서의 역할과 함께 SaaS 기술로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도쿄(일본)=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