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자 낸 에이블리 “비(非) 생필품 분야의 쿠팡이라 불러다오”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운영사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창사 이래 첫 영업흑자를 냈습니다. 소호 패션을 기반으로 한 주요 패션 플랫폼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흑자를 냈네요.

그렇다면 에이블리의 흑자는 어디에서 났을까요? 에이블리가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와 업계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이 둘을 함께 살펴봅니다.

돈 버는 에이블리

에이블리코퍼레이션 2023년 실적 (제공=에이블리코퍼레이션)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이블리 운영사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2023년 전년 대비 45% 늘어난 매출 259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2022년 영업적자 744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네요. 1년 만에 영업이익을 약 777억원 끌어올렸습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측은 “‘계획된 적자’를 끝내고 완벽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을까요? 지난해 에이블리의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가량 늘어난 1332억원입니다. 에이블리가 서비스 매출로 분류하는 사업은 오픈마켓 방식인 ‘에이블리 셀러스’와 광고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측은 성장세를 이끈 건 뷰티디지털라이프푸드 등 비패션 카테고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모두 수수료가 높은 카테고리입니다.에이블리가 여성 패션 및 잡화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플랫폼 수수료 3%에 결제 수수료 3.96%입니다. 반면 라이프, 디지털, 푸드의 수수료율은 결제 수수료를 포함해 15%, 뷰티 카테고리는 같은 기준에서 20%입니다.

똑같이 1만원짜리 상품이 판매되었다고 할지라도, 패션에서는 696원을 얻는 반면, 뷰티에서는 2000원의 수익을 거둬들이는 거죠.

여기에 더해 업계에서는 광고 매출도 상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에이블리가 소호 패션 플랫폼 사이에서 이용자 수 1위이기 때문입니다.

한 패션앱 업계 관계자는 “에이블리가 한때 광고 매출이 최대 월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시장 1위 주자이기 때문에 판매자들이 에이블리에 쓰는 광고비가 제일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판매자가 원하는 상품을 사입해 배송, CS까지 대리하는 풀필먼트 솔루션인 에이블리 파트너스의 성장세도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서비스의 매출을 뜻하는 상품 매출은 지난해 12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 늘어났습니다.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통해 판매된 상품도 늘어나겠죠?

글로벌 사업의 성장에 따라, 에이블리의 상품 매출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에이블리의 일본 서비스 ‘아무드(Amood)’ 또한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주목할 만한 수치는 광고 선전비입니다. 지난 몇 년간 이커머스 시장의 큰 비용으로 꼽힌 건 광고 선전비입니다. 지난해 에이블리가 쓴 광고 선전비는 229억원입니다. 2022년만해도 에이블리는 광고선전비에 437억원을 썼거든요.

회사는 “다년간 축적한 비즈니스 노하우와 업계 최대 규모 고객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ROAS(광고비 대비 매출액신장이 성과를 견인했다”며 “지난해 에이블 ROAS 1133%로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에이블리는 이제 패션 플랫폼 업계에서 1위로 부상했습니다. 에이블리는 “ 사업 초기 단계부터 ‘셀러와 유저 연결’을 고도화한 결과누적 회원 수 1200만 명월간 활성 이용자 수 (MAU) 800만 명 돌파 등 버티컬커머스 1위에 올랐다”며 “특히 지난 2월 사용자 수는 812만 명으로 국내 쇼핑 앱 기준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버티컬 커머스 업계 1위로 등극함에 따라, 에이블리에 입점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에이블리 셀러스와 파트너스를 포함한 전체 셀러는 지난 2023년 3만5000명에서, 지난해 12월 5만500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에이블리의 미래는 어디에 있나

에이블리는 지난해 다양한 신사업 확장에 나섰습니다. 2023년 신규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사구일공)’ 출시 및 일본 패션 앱 ‘아무드(amood)’ 확대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사실 4910과 아무드 사업 모두 업계가 흥미로워하는 서비스입니다. 각각 시장 내에서의 경쟁이 아주 치열하지는 않지만, 난이도가 있는 사업이라는 겁니다.

먼저 4910은 지난해 6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남성 소호 패션 시장의 새로운 주자로 나타났습니다. 10세부터 49세까지, 소호부터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 등 다양한 남성 패션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패션앱 관계자는 “소호 패션 상품만 다루기에는 남성 패션은 SPA 브랜드를 포함한 브랜드 패션이 강세다”며 회사의 전략이 적절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남성 패션앱 시장에는 무신사, 그리고 뉴넥스(전 브랜디)가 지난해 12월 물적 분할한 하이버 외 큰 사업자가 없습니다. 특히 무신사 경우 소호패션을 다루지 않고 있고요. 기존 브랜드와 소비자를 얼마나 끌어들이느냐, 또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추천을 얼마나 잘해서 연령대에 맞는 패션을 추천해줄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무드 경우, 아직 성장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강합니다. 먼저 일본으로 상품을 보내는 과정에서 드는 물류비가 객단가 대비 적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아무드의 객단가와 업계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아무드는 아직 더 성장해야 하며 수익성 또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에는 ‘4910’ 육성과 함께 핀테크 진출,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을 꾀합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핀테크 진출을 통해 셀러·유저 결제 편의성 증진을 목표로 한다”며 “연내 아시아북미 등 영토 확장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기 위한 행보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도전할 핀테크는 셀러와 소비자 양측을 위한 서비스라는 설명입니다.  에이블리 측은 “셀러는 자금 운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고객은 간편결제 등 손쉬운 결제 환경 제공 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의 간편결제의 전략은 플랫폼 내 충성고객 양성과 자체 플랫폼 외부로 사용성을 확대해 수익을 거둬들이는 방안 두 방향으로 나뉘는데요. 관련 업계에서는 에이블리가 충성고객 양성을 위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에이블리의 신규 투자가 이번 흑자 달성으로 원활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에이블리의 투자 유치가 늦어지고 있다”며 “에이블리 자체는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신사업의 육성이 중요하다”고 풀이했습니다.

에이블리는 양분된 이커머스 시장의 한편에서 ‘쿠팡’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에이블리 측은 “향후 이커머스 업계가 생필품 커머스 대 스타일 커머스로 나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쿠팡이 생필품 커머스의 대표주자라면, 패션부터 시작해 뷰티, 라이프, 디지털, 푸드 까지 견고한 카테고리 확장을 보이고 있는 에이블리가 스타일 커머스의 대표 주자가 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이블 강석훈 대표는 “뷰티디지털라이프 등 성공적인 카테고 확장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남성 타겟 확장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라며 “진정한 체질 개선을 시작으로 올해도 글로벌 확대 및 신사업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국내 대표 스타일 커머스를 넘어 다양한 콘텐츠와 커뮤니티까지 확장하는 ‘스타일 포털‘ 비전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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