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 이어 희망퇴직까지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낸 상황에서, 핵심 사업인 대형마트까지 휘청거리자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한 제반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오후 게시판에 희망퇴직에 대해 공지했다. 이마트 측은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대상은 밴드1(수석부장)~밴드3(과장)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이다. 25일부터 4월 12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퇴직자 지원 규모도 크다. 최대한의 인력 정리를 도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퇴직자에게 법정 퇴직금 외 월 기본금 40개월치의 특별퇴직금과 생활지원금 2500만원, 전직지원금을 직급별 1000만~3000만원 지급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을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전사 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배경에는 이마트의 성장 부진이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내는 동시에 처음으로 연결기준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미분양 여파가 컸다.

그러나 본체인 대형마트 사업 또한 성장성이 여의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이마트의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의 2023년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 감소한 16조5500억원,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 정도 줄어든 1879억원을 기록했다. 유통 시장이 빠르게 변하면서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단순 온라인 쇼핑 기업으로 취급되던 쿠팡은 지난해 영업이익 6174억원을 기록하며, 매출마저 신세계그룹을 바짝 뒤쫓고 있다.

한편, 최근 대형마트들은 모두 식료품에 초점을 두고 테넌트(임대형) 매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변경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구매하기를 선호하는 신선식품 포함 식료품을 중심으로 소싱을 전개하되, 비식품 등 타 카테고리는 임대형 매장으로 채우는 방식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롯데마트 은평점을 매장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 1호점으로 리뉴얼한 뒤, 해당 방식의 매장 확장을 위해 부지를 탐색하고 있다. 이마트 또한 죽전점을 식품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2 댓글

    1. 먼저 댓글 감사합니다. 신세계와 이마트를 합친 신세계그룹의 매출을 뒤쫓고 있는데, 잘못 표기했습니다. 많은 독자분들을 위해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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