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야놀자 클라우드가 도대체 뭐야?

야놀자를 둘러싼 여러 소문이 있습니다. “언제 상장한다더라” “미국 나스닥에 간다더라” 등과 같은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국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플랫폼 사업으로 나스닥 입성은 상당히 요원해 보이는 일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야놀자가 자꾸만 여행업과는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낯선 키워드를 꺼내듭니다. 초특가 야놀자가 아니라, ‘글로벌 솔루션 기업 야놀자’ ‘클라우드 사업자 야놀자’ 같은 것이죠. 숙박앱으로 알고 있는 야놀자가 갑자기 클라우드라니, 어떤 분들에게는 굉장히 뜬금없게 느껴질 것입니다.

야놀자 성장에는 두 가지 국면이 있습니다. 첫째, 숙박에서 여행 앱으로 전환한 것. 둘째, 여행 앱에서 글로벌 솔루션 소프트웨어로 전환하겠다는 것입니다. 두번째 성장 발판을 위한 전초기지가 ‘야놀자 클라우드’ 입니다. 야놀자가 왜 자꾸 클라우드라는 키워드를 꺼내는지, 클라우드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어떻게 성장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 야놀자가 무슨 클라우드야?

야놀자가 ‘클라우드’라니. 어딘지 좀 어색하죠? 야놀자는 현재 크게 1) 야놀자 플랫폼 2) 클라우드 솔루션 3) 인터파크 트리플이라는 세 가지 사업을 축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중 야놀자 플랫폼과 인터파크 트리플은 여행을 하고자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흔히 야놀자를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숙박 예약 등을 담당하는 사업이죠, 해외여행 예약 수요를 겨냥하는 곳이 인터파크 트리플입니다. 지난 2021년, 인터파크의 여행ㆍ항공ㆍ공연ㆍ쇼핑 사업부 인수 결정을 밝히며 야놀자가 공표한 비전은 ‘글로벌 슈퍼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클라우드. 야놀자가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눈을 돌린 것은 ‘확장성’ 때문입니다. 계속해 성장해야 하는 건 기업의 숙명입니다. 특히 아직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성장세가 멈추면 쓰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전거 바퀴가 멈추면 서있지 못하는 것처럼 스타트업은 계속 페달을 밟아줘야 합니다. 하지만 야놀자 비즈니스 중 숙박과 여행은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국내 수요만으로는 이미 최대치에 가깝게 성장했습니다. 이제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해외시장으로 확장해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습니다. 익스피디아나 부킹닷컴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과 직접 경쟁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던 거죠.

야놀자가 지금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던 ‘솔루션’이라는 선택지에 주목하게 된 이유입니다. IT 업계에서 솔루션이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기술을 말합니다. 그 동안의 사업을 통해 호텔 등 숙박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잘 알고 있는 야놀자는 IT 솔루션을 숙박업계에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솔루션으로는 해외 시장에서도 해볼만하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솔루션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은 야놀자의 새로운 자전거 페달입니다.

야놀자가 본 것은 “여행하는 공간을 디지털 전환하는 호스피탈리티 솔루션”입니다. 이용자들은 앱을 통해 숙박, 항공, 액티비티 등을 예약하지만, 호텔이나 여행지는 아직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거나, 이들이 서로 디지털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에서 활로를 찾은 것이죠. 야놀자 관계자는 이를 두고 “세계 시장에 플랫폼과 솔루션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며 산업 자체의 디지털 전환을 만들어 가는 사례가 없는 만큼, 빠른 기술 확보와 확장을 통해 시장의 선도자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야놀자는 지난 2019년, 이지테크노시스(現 야놀자 클라우드 솔루션), 산하정보기술 등을 인수하면서 국내외로 솔루션을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B2B 디스트리뷰션 솔루션 기업 고글로벌트래블(이하 GGT)를 인수했습니다. GGT를 통해서 여행 인벤토리를 확보, 세계 1만여 온오프라인 여행 기업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현재 실행 중입니다. 그간은 수수료를 내면서 야놀자가 확보하고 있는 숙박 공간을 세계 채널에 공급해야 했다면, 이제는 GGT를 통해서 확보한 여러 나라의 숙박 공간을 오히려 채널에 제공하는 입장이 됐죠.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숙박 데이터’도 중요하고요.

그래서 정리하자면, 야놀자는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하드웨어 솔루션을 호스피탈리티 운영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자산관리시스템(PMS), 채널관리시스템(CMS), 키오스크(Kiosk), 부킹엔진(BE) 등’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서 1) 호텔, 리조트 등 숙박 시설의 운영 효율성 개선 2) 이용자 편의 향상을 꾀하겠다는 것이죠.

솔루션이 많은 이유는 “여행객이 움직이는 모든 동선의 데이터를 구멍 없이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흔히 빅데이터 이야기를 할 때, 많이들 언급하는 속담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죠. 그런데 그 구슬을 꿸 줄이 중간 중간 끊어져 있다면 훌륭한 장신구를 만들어 . 낼 수 없습니다. 야놀자는 사람들이 여행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어떤 숙소를 정하는지, 해당 숙소에서 어떤 비품을 구매해서 쓰는 지, 무엇을 먹는지, 어떤 것을 하고 노는지 등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얻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솔루션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야놀자가 보유한 솔루션

① PMS(Property Management System) : 호텔, 부티크호텔, 리조트, 펜션 등 호스피탈리티 공간의 객실, 부대시설, 인력 등을 모두 자산(프로퍼티)으로 지칭하며, 이를 관리하고 운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솔루션. 기업에서 활용되는 ERP 시스템과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과거 수기로 작성하던 예약 장부, 객실 운영 및 관리, 인력 운영, 회계 등을 PC와 모바일 등의 디지털 기기를 기반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소프트웨어)으로 제공 중임. 이를 통해 사업주의 운영 효율을 제고하고 이용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함

② CM(Channel Management) : 플랫폼, 온ᆞ오프라인 여행사, 각 사업자의 홈페이지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인입되는 고객 데이터를 사업자에게 통합된 정보로 제공하는 솔루션. 이를 BE, PMS와 연동해 자동화된 실시간 인벤토리 관리가 가능함. 이와 함께 각 호스피탈리티 사업자와 플랫폼 및 온ᆞ오프라인 여행사 간 중계 서비스를 제공해, 사업자는 인벤토리 판매를 위한 창구를, 각 판매자는 전 세계 인벤토리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음. (GGT는 글로벌 B2B 디스트리뷰션 업계 선도 사업자 중 하나로, 전세계 1백만개 이상의 인벤토리를 1만개 이상의 온오프라인 여행사와 플랫폼에 B2B 솔루션 형태로 공급)

③ 클라우드형 키오스크(Kiosk) : 온라인 예약 채널과 자동 연동되는 언택트/셀프 체크인 솔루션. 클라우드 기반 사물인터넷과 머신러닝, 블록체인 기술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결합해, 고객 편의성과 호텔 운영 효율을 동시에 증대를 목표. 플랫폼에서 예약 시 생성된 QR코드를 통해 5초 이내로 객실키 발급이 가능하며, 체크인에 소요되는 고객의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24시간 방문하는 워크인 고객을 비대면으로도 응대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가능케 함

④ RM(Revenue Management) : 수요와 주변 공급 현황에 계절, 대규모 행사 등의 외부 환경과 같은 데이터를 활용해 효과적인 객실 판매를 돕는 솔루션.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보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실시간 최적화된 가격을 제시해, 인벤토리의 효율적인 판매를 돕고 사업자의 매출 극대화를 지원함

⑤ IBE(Internet Booking Engine) : 각 호스피탈리티 인벤토리를 예약할 수 있는 디지털화된 창구로,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예약 페이지를 통칭함. 과거에는 호스피탈리티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유선으로 예약을 해왔으나, 온라인 기반의 PC 환경 도래 이후 각 호스피탈리티 공간은 개별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 환경이 만들어짐. 최근에는 모바일 기반의 예약 플랫폼, OTA 등 다양한 예약 창구가 늘어남에 따라 호스피탈리티 사업자에 맞춰 홈페이지, 모바일 플랫폼 등을 제작ᆞ운영ᆞ관리 하는 솔루션으로 선보이고 있음

⑥ POS(Point of Sales) : 고객 접견, 매출 등이 발생하는 시점에 사용하는 솔루션으로, 사업 운영 시 필요한 판매, 재고관리 등 재정 및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솔루션.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POS와 달리, 클라우드 방식으로 솔루션을 제공해 모바일 기기, PC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음. 바코드 리터, 카드 단말기 등 하드웨어뿐 아니라 PMS, BE, 오더 솔루션 등과 연계해 보다 편리한 사업 운영 환경을 구축할 수 있고, 최근에는 데이터 기반의 CRM 기능을 고도화해 재방문 유도, 타겟 마케팅 등 체계적인 고객 관리 가능.

■ 야놀자의 글로벌 사업 현황과 실적

현재 27개국에 50개 해외 오피스와 5개 R&D 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목적은 190여 개국을 대상으로 솔루션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것이죠.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를 지속하고 있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구독형 솔루션 등의 형태로 수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실 ‘클라우드’는 야놀자에게는 그동안 ‘돈 먹는 하마’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을 사들이고, 솔루션을 확보하면서 투자가 더 많이 일어났죠. 집안의 미래를 위해 집중 투자 받는 기대주였지만, 돈을 벌어오는 사업부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클라우드 부문  첫 분기 흑자를 냈습니다. 당시 야놀자 클라우드 사업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649억원영업이익은 92억원을 냈습니다. 물론, 기존 캐시카우인 플랫폼 사업부의 매출이 더 크지만 영업익 측면에서 클라우드 사업부가 더 큰 돈을 벌었다는 것은 특기할만 합니다.

단위: 억 원, 야놀자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합계는 각 부문별 매출의 합계에서 내부거래액을 제외한 수치. 출처=야놀자

특히 이 기간 해외사업에서만 169억원 수준의 역대 최대 조정 EBITDA 창출, 영업이익도 159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는 것을 야놀자 측은 강조합니다. 최근에는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데요, 인소프트(Innsoft) 를 인수하고, 해외 50번째 지사로 뉴욕 오피스를 엽니다.

올 초에는 인도에서 성과를 냈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인도 클라우드 솔루션 사업이 4년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0%, 280%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률이 38%를 육박했다는 겁니다. 야놀자 측은 현지 성장세에 힘입어 인도 법인명을 놀자 클라우드 솔루션(Yanolja Cloud Solution, 이하 YCS)으로 변경한다고 밝혔습니다. “YCS를 중심으로 자산관리시스템(PMS), 채널관리솔루션(CM), 부킹엔클라우드 키오스크 등 솔루션 라인업을 고도화하는 한편모듈형 솔루션 판매를 통해 중소형부터 대형 호텔까지 모든 호스피탈리티 시설의 솔루션 도입을 확대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야놀자 측 관계자는 “한국ㆍ북미ㆍ유럽을 넘어 인도까지 글로벌 솔루션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R&D 전초기지를 구축하겠다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야놀자의 비전

야놀자의 이러한 도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아직까지 국내 기업 중에 소프트웨어로 세계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가져간 곳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우 어려운 도전으로 보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세계 여행 시장이 아직 낙후되어 있어 디지털 전환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에선 가능성도 읽힙니다.

야놀자는 “데이터 기업에서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 혁신(선순환구조)으로, 이후에는 인공지능 등 혁신기술과 연계한 데이터 유통 및 활용까지 사업 발전 방향을 잡고 있다”고 강조 합니다.

이를 위해서 클라우드 솔루션 기반 글로벌 확장 가속과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으로의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죠. 야놀자가 과연 글로벌 여행 산업의 데이터를 유통하면서, AI 등의 혁신 기술로 세계 여행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을까요? 야놀자가 세계 여행 시장의 진짜 큰 손이 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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