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한테 용돈 받은 대표’ 케어링 승승장구 비결이었네

요양서비스 스타트업, 400억 투자 유치…누적 750억원
시장 담합 없애고 시급 올렸더니 어린 대표에게 용돈 쥐어 줘
직영만 고집하며 서비스 품질 올렸더니 호응 따라와
대국민 요양 상담 강화…노인홈 주거 서비스까지 목표

요양서비스 스타트업 케어링(대표 김태성)이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은 750억원. 요양서비스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의 누적 투자 금액이다. 케어링은 사회적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예비 유니콘에 오르며 일찍이 눈길을 끌었다.

2019년 말 케어링 출현 이전의 요양서비스는 개인 사업자 위주의 시장이었다. 지역 기반의 소규모 업체들도 한 축이었다. 당시 시장은 불투명했다. 안 그래도 낮은 요양보호사 급여를 담합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게 케어링의 지적이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는 최근 <바이라인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기자가 사업 도중에 감동을 받았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요구하자, 몇몇 경험담을 전했다. 이 지점에서 케어링이 승승장구하는 비결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요양보호사님들도 다 직원으로 고용돼 있거든요. 단순히 프리랜서도 아니시고요. 저희가 다 4대보험도 내드리고 또 이제 저희 직원으로 들어오시게 됩니다. 요양보호사님들을 제가 처음에 시작했을 때 100명 정도 계셨어요. 그래서 모아놓고 케어링이 이제 이 시장에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로 요양보호사분들의 급여를 좀 담합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는 그런 거에 참여하지 않고 급여를 계속 높여보겠다라고 얘기하고 발표를 했었습니다. 요양보호사님들이 거의 할머니뻘이시거든요. 끝나고 나서 갑자기 두 분이 5만원씩을 저한테 주시는 거예요. 당황해서 왜냐하면 저희 직원이신데 갑자기 돈을 주시니까. 그런데 옆에서 저희 다른 원장님께서 받으라고 용돈 주시는 거라고 해서 얼떨떨 받으면서 감사하다는 얘기도 했었는데, 대표자가 직원한테 용돈 받는 되게 드문 케이스였던 것 같은데 그때가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사업 초창기에 요양보호사를 챙겨야 겠다는 마음에 4대 보험을 계산하지 않고 시급 상승폭을 잡았다가, 이후 발표 당시보다 시급 상승폭을 소폭 낮춘 일이 있었다.

“(발표와 다른 시급 상승 때문에) 엄청 두려운 거예요. 욕 먹을까 봐, 욕 하시겠지 이랬죠. 일일이 문자를 보내 드리고. 그런데 다 답장이 괜찮다고 하시는 거예요. 오히려 ‘열심히 노력하는 거 안다’, ‘이렇게 신경 써주는 회사가 없다’라고 얘기해 주시니 그때 감동받았습니다.”

케어링이 여러 요양 사업자들 속에 주목받은 이유로는 앞선 사례처럼 ‘요양보호사의 복지’를 먼저 신경 썼다는 것이다.

“요양 사업을 하겠다는 업체들은 굉장히 많았는데요. 모든 어르신들을 직접 다 케어하겠다고 마음먹었었던 기업들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처음부터 프랜차이즈나 그런 서비스가 아니라 모든 어르신들을 저희가 본사에서 다 직접 케어하는 직영으로 그것을 고집했었고요. 그래야만 요양 서비스의 퀄리티도 높아질 수 있고 요양보호사님들께 교육이라든가 급여라든가 복지들을 더 잘 해드릴 수 있어서 처음부터 직영을 고집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전국 단위로 하겠다고 생각한 업체가 없어서 저희가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025년 한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20.6%까지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가 된다. 이때 요양이 필요한 노년층보다 일할 요양보호사가 태부족인 구조적 문제를 맞닥뜨릴 수 있다.

케어링이 늘 고민하는 지점이다. 요양보호사가 늘어야 초고령 사회 대응이 가능하다. 현재 2만여명의 직고용 중인 요양보호사가 마음 놓고 일할 정도로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동시에 부모님을 모실 요양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쏟는다.

“저희는 처음부터 전국 단위로 수만 명의 어르신들을 케어하겠다는 목표로 삼아 처음부터 IT 개발팀을 꾸려서 뒤에 어르신들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들을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그런 것들을 집중해야 되는 이유는 행정 업무를 줄여야만 사회복지사님들과 요양보호사님들이 더 요양 자체에 집중하실 수 있거든요. 행정업무 서류에만 집중하시다 보면 결국 요양 서비스에 대한 퀄리티가 떨어집니다. 저희는 그런 시스템을 직접 다 내부에서 개발하고 있고 어르신들께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다양하게 서비스를 더 디벨롭해 나가고 있습니다.”

“20대 젊은 요양보호사 분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장롱 면허(활동하지 않는 요양보호사)도 많고요. 업의 인식이 개선돼야 합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지역에서 잘 하시는 분들을 모셔와서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김태성 케어링 대표가 바이라인네트워크 ‘조건있는 영상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케어링은 앞으로 할 일이 많다. 김 대표가 품은 야심찬 신규 서비스도 그렇고, 사회 구조 상 요양이 더욱 활발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향후 계획과 함께 정책 개선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투자금 용처에 대해) 통합 재가 요양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레지던스 사업을 디벨롭합니다. 한국에는 실버타운과 요양원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실버타운은 건강한 어르신들이 들어가는 곳이고 비싸죠. 아픈 분들은 요양원을 가시고요. 이 중간이 없습니다. 일본엔 유료 노인홈이라는 게 있어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케어도 받으시고 특화된 서비스를 하는 하우스들이 필요합니다. 그런 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시행사 건설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올해 안에 조그마한 모델을 선보이는 걸 목표하고 있습니다. 요즘 지방 대학교와도 얘기해서 남는 학교 시설을 주거 서비스로 바꾸면 지역 사회내 어르신들이 학교에 가실 수도 있고요. ‘백 투 더 스쿨’ 이런 느낌이죠(웃음). 이렇게 서로 조화되면서 지속할 수 있는 모델에 계속 도전하고 싶습니다.”

“노인 장기형 보험은 사실 되게 잘 설계된 모델이긴 한데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모든 어르신들의 아픔이나 그런 힘듦을 정부에서 다 해결해 줄 수는 없거든요. 결국은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기본적인 의료비용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급여 부분이 있고 그 다음에 비급여 부분이 있을 겁니다. 비급여 부분은 개인에 따라서 필요에 따라서 본인들이 돈을 내고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인데요. 이런 비급여 서비스가 아직까지 한국에 많이 정착돼 있지 않아서 이런 제도나 가이드가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런 것들이 좀 더 개선이 돼야 많은 기업들이 비급여에 대한 것들도 더 개발하고 경쟁하고 그래서 더 좋은 서비스로 경쟁할 수 있거든요.”

“올해는 좀 더 본질적인 요양 서비스에 집중을 하려고요. 요양보호사가 필요한 분들 대상으로 저희가 많은 집중을 했었는데요. 결국은 이 요양 서비스를 하다 보니까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거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당장 어머니가 혹은 아버지가 아프시면 되게 우왕좌왕하시거든요. 미리 조금이라도 알고 계시면 훨씬 더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구분하기 어렵고 요양보호사랑 간병인을 구분하기 어렵고 그러니까 그제서야 부모님이 아프고 나서야 조사하기 시작하면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대한민국 국민분들에게 요양 상담을 해드릴 수 있는 서비스로 좀 더 발전하려고 합니다.”

*김태성 대표 인터뷰는 <바이라인네트워크>의 ‘조건있는 인터뷰’ 채널에도 향후 게재될 예정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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