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이제 데이터센터 사업으로…AI 에듀테크 기업 ‘엘리스그룹’

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온라인 강의를 멍하니 바라보는 학생들의 모습. 쉽게 확인할 수 없는 학생들의 학습 진척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해소하는 게 온라인 교육의 장점이라지만, 부족한 스킨십은 학생과 강사 모두에게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여기서 힘을 발휘하는 게 인공지능(AI)이다.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는 데 AI가 힘을 보탠다. 학습 진척도를 AI로 측정하고 교육에 필요한 정보를 찾는데도 AI를 활용해 학습 효과를 높인다.

2015년 설립한 엘리스그룹은 AI 기술 기반 에듀테크 기업이다. 2016년 알파고가 충격을 던지기 전부터 AI에 집중했던 엘리스그룹은 이제 클라우드 인프라 회사로 제2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사옥에서 <바이라인네트워크>와 만난 김재원 엘리스그룹 대표(사진)는 “플랫폼의 핵심은 쌍방향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은 그냥 화면을 틀어놓고 이수율만 채우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했더라도 ‘죽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효과를 얻기 힘든 구조였다.

AI에 주목한 건 김 대표의 경험에서도 기인한다.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조교로 일하면서 시험 절차나 채점 과정 등 교육을 둘러싼 비효율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 피드백 기반의 쌍방향 소통의 필요성 또한 깨달았다. 이러한 숙제를 AI가 풀어주면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채웠고, 창업의 계기가 됐다.

[엘리스그룹은 어떤 회사?]

2015년 11월 창업했다. 에듀테크 기업으로 시작해 AI 솔루션 기업으로 외연을 넓혀 나가고 있다. AI 기반 교육 플랫폼 ‘엘리스LXP’와 더불어 ‘엘리스테스트’ ‘엘리스라이브러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4년에는 AI 영역에서의 경험을 살려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투자 유치 정보]
최근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받았다. 이를 포함한 이제까지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335억원이다.

엘리스그룹의 대표 솔루션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AI 기반 교육 실습 플랫폼 ‘엘리스LXP’다. 1800여곳의 기업과 기관이 코딩을 비롯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엘리스LXP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엘리스LXP를 통해 제공되는 교육 콘텐츠 수는 1000개가 넘고 누적 수강생은 130만명에 달한다.

처음 시작은 AI 기반 코딩 교육이 중추였지만, 지금은 디지털 역량 강화나 기업 문화 교육 등 더 넓은 범위로까지 콘텐츠 외연을 넓혔다.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교육기관은 물론 유수의 대기업이 엘리스그룹과 함께했다. 현대자동차가 엘리스LXP를 통해 직원 대상 데이터 교육을 진행했고, KT는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이미 다수의 기업이 엘리스LXP의 효과를 누렸다.

엘리스LXP는 복잡한 IT 환경 세팅 없이도 온라인 실습 환경을 쉽게 만들어주고, 자동 채점이나 학사관리 기능 등 AI 교육 서비스를 접목해 학습 효과를 높인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높은 학습 효과를 끌어내는 게 엘리스그룹의 목표다.

엘리스LXP의 대표적인 AI 기능은 학습 데이터를 시각화한 ‘AI 대시보드’다. 이탈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예측하고, 먼저 도움을 제공해 체계적인 학습 관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플랫폼 기반으로 어떤 장소, 시간에 있더라도 동일한 환경에서 바로 교육할 수 있다”며 “학습 데이터를 쌓아 실시간 피드백을 받거나 코드 히스토리를 확인하는 것 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엘리스라이브러리’는 풍성한 교육 커리큘럼을 짜는 데 유용다. 다양한 사용자들이 올린 학습자료 중 필요한 콘텐츠를 골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IT 교육 콘텐츠 기업인 미국의 플루럴사이트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었고 국내외 다양한 콘텐츠 기업과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AI 기능 또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교육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영상이나 텍스트 자료를 AI가 번역해주고, 자막, 더빙 작업까지 지원한다. 내용 테스트를 위한 AI 질문 자동 생성기도 제공한다.

지난해 출시한 생성AI 기반 챗봇 ‘AI헬피’도 교육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만약 코딩 교육이라면 코드를 간결하게 정리해주거나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로 번역해주는 식이다. 교육 내용과 관련한 질문에 거의 실시간 답변이 가능하다.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박차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SaaS 비즈니스를 오랫동안 펼쳐오며 클라우드 인프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자연스레 SaaS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의 중요성과 수요를 확인했다.

엘리스그룹은 새 먹거리로 데이터센터 사업을 점찍었다. ‘이동형 모듈러 데이터센터(PMDC·Portable Modular Data Center)’를 필두로 데이터센터 사업에 나선다. 현재 AI 기술 확산으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수요 또한 늘어나고 있는 상황.

PMDC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해 신경망처리장치(NPU), 스토리지 등 AI에 특화한 인프라로 설계한 미니 데이터센터다. 엘리스그룹은 자체 기술을 활용한 PMDC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엘리스그룹 PMDC는 실제 화물 컨테이너 정도의 작은 크기로 꼭 필요한 AI 개발과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 제공에 집중한다.

대형 데이터센터를 따로 임대하지 않아도 되고, 여러 서비스를 함께 묶어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보다 운영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김재원 대표는 “AI 기반 교육에는 GPU 환경이 필수적이라 클라우드 서비스 또한 확장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AI 기반 에듀테크에서 인프라 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로도 AI 모델 개발을 지원한다. ‘엘리스클라우드’ 서비스는 크게 ▲엘리스프로젝트 ▲엘리스클라우드 온디맨드 ▲엘리스 머신러닝(ML)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등 3가지로 제공된다.

엘리스프로젝트는 AI 연구를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미리 설정한 개발 환경과 GPU 자원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다. 엘리스클라우드 온디맨드는 대규모의 GPU 개발 환경이 필요한 기업이나 연구소 등이 대상이다. 고객이 원하는 사양으로 구성된 GPU 컨테이너 환경을 제공하고 실제 사용한 양에 대해서 과금한다.

가장 최근에 나온 ‘엘리스ML API’는 사용자들이 만든 AI 모델을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로 배포해주는 서비스다. 일종의 마켓플레이스 성격으로 사용자는 모델만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배포 환경을 구축해 준다.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

김 대표는 우리나라 에듀테크 산업 전반을 돌아보며 “큰 기회가 많았다”고 했다. 그중 가장 도드라졌던 기회가 주52시간 근무 제도 안착과 코로나19 시기다.

주52시간 근무제가 확산하며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직장인들이 자기계발에 쏟을 시간이 늘어났다. 당연히 에듀테크 기업의 교육 콘텐츠를 찾는 이들 늘어났다. 코로나19 또한 온라인 교육을 더 익숙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했다.

하지만 현재 에듀테크 시장은 이커머스의 쿠팡이나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처럼 절대 강자가 없다. 수요자 입장에서 큰 효용을 주는 플랫폼 찾지 못했거나, 회사 스스로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한 영향이라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그래서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은 엘리스그룹 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AI는 엘리스그룹이 강점을 가진 분야다. AI 모델 개발의 기반은 클라우드다. 기술력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사업 모델 확장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사인 버텍스 그로스(Vertex Growth)와 기존 투자자 알토스벤처스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의 기술력을 또 한 번 인정받은 결과다.

투자금은 PMDC 사업을 비롯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사업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엘리스그룹은 현재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마련되는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 3년 내로 이곳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세워 본격적인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교육 분야에서의 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지난해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과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위해 업무 협약을 맺고 정보 교과목의 AI 디지털교과서 공동 개발에 팔을 걷어 붙였다.

엘리스그룹의 눈은 해외로도 향한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도 에듀테크 솔루션을 뿌리내릴 계획이다. AI를 활용한 번역이나 자막 더빙이 가능한 터라 해외 콘텐츠를 국내에서, 국내 콘텐츠를 해외에서 사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전언이다.

회사는 ‘We provide everything of AI(우리는 AI의 모든 것을 제공한다)’를 모토로 삼았다. 말 그대로 AI와 관련한 인프라 전반을 제공해 더 커질 AI 시장에 대비한다.

김 대표는 “AI 교육 솔루션의 글로벌 기능을 연구 개발하고, 콘텐츠를 확대해 세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대규모 AI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도 힘 쏟겠다”고 말했다.

업데이트

앞으로 엘리스그룹과 관련한 새로운 뉴스나 관련 소식을 하단에 계속해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엘리스그룹이 궁금하시다면 계속해 찾아주세요!

에듀테크 기업, 엘리스그룹은 왜 ‘데이터센터’에 꽂혔나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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