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영업이익률 6.2%는 낮은 걸까, 높은 걸까?
카카오가 지난해 실적을 모두 공개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연결기준으로 8조1058억원을 벌어들였고(매출), 그 중에서 5019억원(영업이익)을 남겼다. 영업이익률은 6.2%다.
6.2%라는 영업이익률은 낮은 걸까? 높은 걸까?
국내에서 가장 유사한 일을 하는 회사인 네이버와 비교해보자.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9조670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조4888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5.4%다.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이 카카오보다 대략 두 배 이상 높다.
물론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한 일일 수 있다. 다만,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왜 차이가 나는지 뜯어보다 보면, 각 회사의 사업 현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검색과 콘텐츠
두 표를 먼저 살펴보자. 위의 것이 네이버, 아래의 것이 카카오다. 두 장표 모두 각 회사의 공식 IR 자료에서 가져왔다.
네이버가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곳은 여전히 ‘서치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서치플랫폼에서 매출 3조6357억원을 거둬들였다. 전체의 37.59%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네이버는 이 검색의 힘을 바탕으로 커머스 사업 역시 키워가고 있다. 커머스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 역시 두번째로 높은데, 총 2조5469억원으로 전체의 26.33%다.
요즘 네이버를 먹여살리는 데 큰 공헌을 한다는 콘텐츠를 보자. 총 2조232억원으로, 액수가 매우 크지만 비중은 20.92%로 거칠게 보면 아직은 서치플랫폼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의 매출 구성을 보면 플랫폼과 콘텐츠가 거의 반반에 달한다. 플랫폼 안에는 톡비즈와 포털비즈, 기타 플랫폼(계열사)이 들어가는데, 그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비중으로 보면 회사 매출에 콘텐츠의 영향력이 강한 곳은 네이버보다 카카오다. 검색과 콘텐츠의 비중이 다른 것이 이 회사들의 영업이익률에 결정적 영향을 줬을까?
숫자를 보면 그렇다.
위는 네이버의 4분기 사업부문별 손익률을 계산한 장표다. 보면 서치플랫폼과 커머스의 손익률은 합쳐서 32.3%다. 그런데 콘텐츠는 이 기간 315억원의 손실을 봐서 적자를 냈다. 카카오는 사업부문별 손익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연결이 아닌 별도 기준 실적도 발표했는데 지난해 카카오 본사는 매출 2조6262억원, 연간 영업이익 567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로 따지면 21.6%다. 카카오 본사의 매출에는 본진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톡비즈가 자리 잡고 있다.
카카오 측에서도 지난해 회사의 매출을 이끈 견인차로서 톡비즈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 측은 15일 실적발표를 하면서 서비스 개편 등 카카오톡의 진화를 토대로 광고와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이 증가하면서 톡비즈 매출이 카카오 연결 실적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 별도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4분기 기준 1971억원이었고, 영업이익률은 28%를 기록했다”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였는데, 4분기 톡비즈 부분이 전년동기, 전분기 대비로 각각 14%씩 성장한데 더해 전분기 대비로 상여금 등 인건비가 313억원 정도 감소한 것도 영업이익의 확대 요인 중에 하나”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콘텐츠는 황금알을 낳는 IP 사업으로 매우 기대받고 있지만, 콘텐츠 생산과 수급에 비용이 많이 드는 데 비해 객단가가 낮다. 또, 마케팅과 해외 진출 등에 큰 돈을 써야 하는 사업군이다. 그만큼 지출이 크다. 반대로 검색은 화려하진 않지만 별도로 들어가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확실한 캐시카우의 역할을 한다. 구글과 유튜브의 영향력이 강해지긴 했지만 네이버는 아직 국내에서 압도적 검색 파워를 갖고 있다.
아직은 돈을 벌지 못하는 계열사
계열사는 네이버나 카카오 모두 많지만, 카카오의 계열사들은 아직 큰 돈을 벌고 있진 못하다. 가장 대표적인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도 택시와 대리기사 호출 비즈니스에서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익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읽힌다.
카카오 측은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모빌리티와 페이가 포함된 플랫폼 기타 부문의 4분기 매출이 연말 이동 수요 급증과 성수기 온라인 결제액 증가의 덕으로 전년동기 대비 30%, 전분기 대비 6% 성장한 4521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히면서도, 이 기간 외주 인프라 비용이 3241억원이 들었다고 공개했다. 이 비용은 모빌리티 매출 증가에 따른 가맹택시 수수료 증가와 계정 변환 효과에 따른 것이다.
플러스 알파
카카오는 지난해 장사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이래저래 손실을 본 영역이 많았다. 그간 인수합병 했던 회사들의 영업권 손상을 정리했는데 그 비용이 꽤나 크다. 카카오 측은 지난 4분기에 영업권 손상 규모를 1조3884억원으로 책정했다. 그간 인수합병해온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재평가하면서, 상당부분의 가치가 훼손됐다고 봤다.
예컨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그간 인수해 온 타파스, 멜론, 영상제작 스튜디오 등에서 영업권 손상을 약 8892억원으로 봤다. 또, SM의 경우 영업권 손상을 2547억으로 반영했다. 그 외에 인수가격배분(PPA) 재조정을 하면서 4130억원의 손상 처리가 추가로 일어났는데,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를 포함한 MMORPG 게임의 기대매출을 조정한 결과다. 즉,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분야에서만 1조5900억원 가량의 손상 처리가 일어났다.
인프라에 대한 지속 투자 역시 영업이익률을 낮췄다. 지난해 4분기 총 2366억원의 자본지출(CAPEX)이 있었는데, 대부분 자체 IDC 관련 건설중인 자산의 증가와 서버, GPU 등의 기계 장치를 갖추는 데 든 돈이다.
카카오 측은 이와 관련해 “2024년에는 자체 IDC 운영과 AI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서버, 네트워크 장비, GPU의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IDC 완공에 따라 건설중인 자산 투자액은 감소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영업이익률 개선에 대한 압박을 안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카카오 이사회와 준법과신뢰위원회가 회사의 투자활동에 대한 내부 통제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거래 금액의 적정성과 리스크가 충분히 고려될 수 있도록 검토와 승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올해에도 비용통제 기조 속에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혜령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3년과 같이 웹툰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서 전략적인 마케팅비 집행 확대가 필요한 픽코마와 엔터테인먼트, 신규 게임의 출시가 준비된 게임즈를 제외하면 마케팅비 집행은 사업의 진행상황을 보며 신중히 집행할 계획”이라며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서도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효율적인 GPU 사용을 통해 인프라 비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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