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 스타트업: 모빌리티 편

연초 열리는 세계 최대 IT 쇼 ‘CES’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올 한해 테크 산업을 이끌어갈 기술과 서비스, 상품을 들고 전시를 찾습니다. 우리나라는 CES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여러 기업이 CES를 통해 혁신 기술을 선보이고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납니다. 스타트업 역시 CES를 통해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존재를 알립니다. 올해 CES에 출전하거나, 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아래 소개하는 열개 기업은 그중에서도 특히 ‘모빌리티’에 특화한 스타트업입니다.

파블로항공: 에어택시를 위한 통합관제서비스

파블로항공은 드론배송 솔루션과 도심항공교통(UAM) 통합관제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다. 올해 CES에서는 UAM 교통관리플랫폼인 ‘어반링크X(UrbanLinkX)’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UAM은 다른 말로 ‘에어택시’라고도 불린다.  에어택시는 스마트시티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방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장차 에어택시가 보편화되기 위해선 제어센터이자 거버넌스 도구 역할을 할 교통관리 플랫폼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25년 UAM 상용화를 목표로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 에어택시를 원활하게 운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비행계획 접수 및 승인 ▲충돌 및 항로이탈 등 교통 흐름 관리 ▲상공 통신 품질 관리 등의 능력이 필요하다. 하늘길 통로 밀도 지표를 활용해 안정적이고 안전한 에어택시의 운항을 보장하고, 공역 통신 품질 데이터의 실시간 정보를 3D 그래픽으로 시각화해 항공기-기지국 연결을 돕는 것이 핵심이다. 파블로항공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어반링크X 개발해 하늘길을 위한 교통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는 “어반링크X로 혁신상을 받은 것은 파블로항공의 혁신적인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면서 “내년 IPO 상장을 앞두고, 미국에서 드론쇼 기체 판매를 위해 파트너사를 확보하는 등 판로를 열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입증해 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파블로항공 UAM 교통관리시스템 ‘어반링크X’의 시뮬레이션 화면. 사진제공=파블로항공

포티투닷: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A)으로의 전환 솔루션

자율주행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만드는 포티투닷도 CES에 첫 참전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의 대전환과, 이 흐름이 바꿔 놓을 사용자 경험을 메시지로 앞세웠다. SDV는 스마트폰처럼 차량이 최신 상태를 유지하고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가 지속 업데이트되는 차를 말한다. 전시 주제는 ‘AI 머신(스스로 배우고 개선하는 기계)’. 자동차는 더 이상 하드웨어가 아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학습할수록 계속 좋아지는 데이터 머신으로 재정의한다. SDV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차량 기능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고도화하는 것으로 현대차 SDV의 지향점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히 바퀴 달린 기계에 머물지 않고, 충전부터 주행, 주차까지 사용자 상황이나 모든 이동 과정 전반을 인지하고 이해해 필요한 액션을 스스로 취하는 SDV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재화 개발 중인 실증 기술 역시 CES를 통해 공개한다. 컴퓨팅 유닛을 줄이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 두 영역을 각자 빠르게 개발해 이들을 조율하는 SDV OS 솔루션을 부스에서 선보인다. SDV로 전환되면 자동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통합돼 기획부터 설계, 제조까지 자동차 양산 과정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차량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고 제조 비용을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포티투닷 측의 설명이다. 포티투닷은 지난 2019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네이버랩스의 수장이었던 송창현 대표가 설립했다. 2022년 8월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되면서 그룹의 SDV 대전환의 주축이 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를 맡고 있다. 송창현 대표는 “데이터와 AI 기술을 고도화해 SDV는 물론, 사용자 경험이 계속 좋아지는 차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포티투닷

반프: 실시간 타이어 점검으로 사고 예방

타이어 파손은 자동차 사고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반프는 타이어 내부에 센서를 부착, 타이어 이슈를 미리 알아채 교통 사고를 막고 연비를 개선하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 센서를 통해서 주행 중인 타이어의 실시간 데이터를 추출, 이상 여부를 판단하고 도로 상태를 파악해 분석한다. 마모도를 알 수 있으므로 이 기술을 통해 타이어의 남은 수명을 예측할 수도 있다. 올해 CES에서는 ‘반프 아이센서(BANF iSensor)’를 출품해 ‘차량 기술 및 첨단 모빌리티(Vehicle Tech and Advanced Mobility)’ 부문에서 수상했다. 상용 트럭의 타이어 내면에 부착해서 타이어 압력과 마모 상태, 탈거 현상 등을 실시간 감지해 전달하는 기술이다.

사진=CES 공식 홈페이지

소프트베리: 전기차 최적 충전경로 추천 서비스

소프트베리는 올해 CES에서 ‘EV 인프라 최적 충전경로 추천 서비스(EV Infra Advanced Router)’를처음 공개한다. 전기차 차량의 배터리 데이터와 충전 인프라의 현황 데이터, 교통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충전 경로 계획을 실시간 안내하는 서비스다. 전기차 이용자가 차량 정보입력과 함께 충전소 추천을 위한 최소 배터리 잔량을 설정하고 목적지를 입력하면 소프트베리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정보 앱 ‘EV Infra’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 잔량에 따른 최적의 전기차 충전소를 추천한다. 실시간으로 충전소 현황을 업데이트하여 충전경로를 추천하기 때문에 전기차 이용자는 별도의 대기시간 없이 빠르게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소프트베리는 CES 2024 현장에서 EV Infra 최적 충전경로 추천서비스에 직접 임의로 차량 등록을 해보고 충전경로를 확인해 볼 수 있도록 체험의 자리를 마련했다. 박용희 소프트베리 대표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기차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고민한 끝에 이번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소프트베리

뷰런테크놀로지: 라이다로 밀집 지역 인구 수 파악

뷰런테크놀로지는 1m2 내에서 6명 이상의 객체를 검출할 수 있는 솔루션 ‘스마트 크라우드 애널리틱스(Smart Crowd Analytics)’로 ‘스마트시티’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이 회사는 원래 자율주행차를 위한 라이다 ‘뷰원’과 고정된 인프라에 적용하는 라이다 솔루션 ‘뷰투’를 만든다. 이 뷰투에 들어가는 제품 중 하나가 스마트 크라우드 애널리틱스다. 이태원 사고 후 인파 많은 곳에 대한 안전의 필요가 커지면서 군중 밀집 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안으로 이 서비스를 강화했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아 맞은 편 사람이나 사물과의 거리나 형태를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이다. 카메라와 달리 프라이버시 침해 요소가 적고, 군중 밀집도를 높은 정확도로 알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인파가 몰릴 때 사람 수와 혼잡도를 체크할 수 있는데, 현재 서울시 종로구와 강동구, 서대문구에서 이 기술을 채택해 운영 중이다.

세이프웨어: 퍼스널 모빌리티 운행자를 위한 입는 에어백

휴먼 세이프티 솔루션을 만드는 세이프웨어가 3년 연속으로 CES 혁신상을 받았다. 수상 제품은 ‘퍼스널 모빌리티 에어백 베스트(vest)’다. 전동킥보드, 전동휠, 전기자전거와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 운행자를 위한 입는 형태의 에어백이다. 웨어러블 에어백에 내장된 모션 인식 센서를 통해 운행자의 사고가 감지되면, 전자식 인플레이터가 에어백을 0.2초 만에 팽창시켜 사용자의 중상 취약 부위를 보호한다. 내장된 제품 센서는 충전 방식으로 완충 시 100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고, 에어백이 터진 후에도 카트리지 모듈 교체로 재사용이 가능하다. 앞서 세이프웨어는 자사가 개발한 노인낙상 보호 에어백 벨트와 스마트 추락보호 에어백 C3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각각 CES 2022 및 2023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 중 C3는 삼성, LG, 포스코이앤씨,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 등 국내 660여 개 기업 및 기관에 1만 벌 이상 공급되며 상용화됐다.

사진=세이프웨어

토트: 폐배터리 해체 자동화 솔루션

토트는 인공지능 모듈과 로봇 자동화 셀, 전기차 폐배터리 해체 자동화 공장 운영, 프랜차이즈 운영 및 공정 자동화와 컨설팅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는 곳이다. 올해 CES에서는 폐배터리 진단과 해체 자동화 솔루션으로 혁신상을 받았다. 회사가 보유한 로봇 AI 기술을 이용,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상형 토트 대표는 “전기차 폐배터리 진단과 해체 로봇 자동화 분야는 아직까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미개척 사업 영역이면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공정”이라고 강조했다. 폐배터리 진단과 해체 자동화 솔루션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필요로 한다. 이상형 토트 대표는 “당연히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 이상형 토트 대표는 “CES 2024 혁신상 수상을 계기로 해서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틈새 시장을 공략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드로닉스: 선박 자율운항을 위한 인공지능 모니터링 시스템

선박 자율운항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을 만드는 곳인데, 올해 CES에서는 모든 선박을 자율운항 선박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플러그인 기술로 혁신상을 받았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항 보조 시스템과 선박 점검 체계를 만들어서 상황 인식 정보와 최적화된 경로 계획 등을 제공한다. 말그대로 ‘해양 전용 AI 솔루션’이다.

이 회사는 앞서 자체 인공지능(AI) 운항지원 모니터링 시스템(NAVISS)을 업그레이드한 ‘AI 운항지원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 ‘나비스 어드민(NAVISS Admin)’을 선보이기도 했다. 웹기반 서비스로, 선박을 운항하는 선장과 선원에게 선박 주변 상황 정보와 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육상관제센터와 해상의 선박을 무선통신으로 연결해 선박에서는 360도 어라운드 뷰 영상 등 주변 상황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육상관제센터에서는 선박 주변 상황 정보 외에 각 선박의 실시간 위치와 작업 현황, 통계지표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긴급상황이 발생해 관제센터의 개입이 필요할 때는 실시간으로 공유된 선박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씨드로닉스는 이 솔루션을 항만예선전문기업 대륙상운과 함께 실증했다. 글로벌 해양 기업들이 적극 시도 중인 육-해상관제 솔루션을 검증했다는 의미가 있다.

씨드로닉스의 ‘AI 운항지원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NAVISS Admin)’를 도입한 대륙상운의 예선
씨드로닉스의 ‘AI 운항지원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NAVISS Admin)’를 도입한 대륙상운의 예선. 사진=씨드로닉스

모라이: 자율주행을 위한 가상 검증 플랫폼

모라이는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전문기업이다. 올해 CES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 디지털 트윈 프로젝트 성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해양, 오프로드, 국방 등 다양한 산업에서의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적용 사례를 공개한다. 모라이가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이 추진하고 있는 ‘메타버스 기반 자율주행 가상시험환경 구축 및 실증기술 개발’ 국가 R&D 과제를 비롯해 ‘레벨4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베드 환경 구축’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도로교통 디지털트윈’ 과제의 성과 등이 포함된다. 아울러 자체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플랫폼인 모라이 심(MORAI SIM)의 기술을 소개한다. 모라이 심은 자율주행자동차, UAM, 무인 로봇, 무인 선박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가상 검증 플랫폼이다.

항공 분야에서는 시뮬레이션 기반의 UAM 버티포트 및 관제 솔루션을 전시한다. 모라이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UAM 및 관제 시스템을 포함한 버티포트(vertiport) 실증 프로젝트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버티포트는 UAM과 같은 수직 이착륙 항공기를 위한 이착륙 시설로, 전시장에서는 양사의 협력 성과의 결과물인 버티포트 운영 시스템, UAM 에어 트래픽 관리 시스템, 제어를 포함한 ‘ Virtual Integrated oPeration Platform(VIPP)’ 시스템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미래의 항공 모빌리티 운영 모습을 미리 경험하고, 미래 항공 교통 솔루션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엔: 폐배터리를 새 배터리로

포엔은 현대자동차의 사내벤처 기업이다.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재제조하는 기술로 혁신상을 받았다. 그간 전기차 배터리는 폐차될 때 함께 전량 폐기됐다. 포엔은 폐기될 배터리를 가져와 재사용 가능하도록 만든다. 폐배터리 재제조로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미션을 가졌다. 이들은  “자원 재순환의 가치”를 전시의 메시지로 꼽았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자원 재순환을 통해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는 의미가 있다. 포엔은 현대차의 제로원(ZER0NE) 전시 부스에 공동 참여한다. 최성진 포엔 대표는 “이번 수상은 CES에서 재제조 분야 첫 혁신상 사례이자 포엔의 지속 가능한 기술과 비전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전기차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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