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가요] 삼성과 하이닉스가 미는 그 기술, ‘CXL’

반도체 관련 뉴스를 살펴보다가, 요즘 매우 빈번하게 나오는 용어를 발견했습니다. CXL이라고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ompute Express Link)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를 풀이하면 “빠르게 연결해서 연산한다“는 건데요. 구체적으로는 “고성능 서버 시스템에서 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D램, 저장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뜻합니다.

정의부터 어렵습니다. [그게 뭔가요]는 어려운 IT 용어를 좀 더 쉽게 풀이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너니까요. 그래서 조금 더 쉬워보이는 ‘빠르게 연결해서 연산한다’는 말 뜻 그대로를 따라가면서 CXL이 뭔지 살펴보겠습니다. 힌트가 좀 보이네요. 빠르게 연결한다는 말은 곧 연결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 있다는 뜻이며, ‘연산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계산한다는 이야기니까요. 약간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습니다.

먼저 ‘무엇을’ 연결하는 것인지 보겠습니다.

컴퓨팅 기기에는 필수적으로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저장 장치와 같은 부품이 들어갑니다. 모두 계산하고, 데이터를 저장하고, 정보를 불러내는데 필요한 것들이죠. 그런데 이 장치들의 인터페이스가 각각 서로 다른 모양으로 나눠져 있다면 어떨까요?

데이터는 컴퓨터 부품 사이를 오가면서 명령을 수행할텐데요. 각 부품마다 출입 문의 규격이 다르면 그 사이를 오가는 정보는 좀 불편을 겪겠죠? 출입문을 통과하는 속도도 느려질 수 있고, 각자 맡은 역학을 수행하는데 지연도 생길 수 있으니 당연히 데이터 처리속도나 효율성도 떨어질테고요.

멀게는 스마트폰의 도입 이래, 가깝게는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 아래 가장 많아진 것이 무엇입니까? 데이터죠. 문지방이 닳도록 오가는 손님이 많아졌는데, 옛날 식으로 작은, 그것도 각자 규격이 다른 문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아주 속이 터지는 상황이 올 겁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이 CXL이라는 겁니다. 조금 전에 ‘데이터가 들어가고 나오는 문’이라고 표현했는데, 그것이 인터페이스이고요. 이 인터페이스는 CPU를 비롯한 여러 컴퓨팅 부품에 연결해서 데이터를 입출력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 인터페이스를 PCIe라는 통신 규약에 맞게 하나로 합쳐서 시스템 용량이나 대역폭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범용성을 강화한 것이 CXL이죠.

다시 한 번 정리하자면, CXL은 “기존에 CPU나 GPU, 메모리 스토리지 등과 같이 여러개로 나눠져 있던 인터페이스를 PCIe 통신 규약과 여러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하나로 통합, 시스템 용량이나 대역폭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한 인터페이스”라 말할 수 있겠네요.

**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 기존 SATA 전송 속도의 성능 한계를 극복한 고속 인터페이스 규격으로, 전자 부품 간의 고속 데이터 전송에 사용되는 연결 유형. )

여기까지 보면 데이터가 폭증하고 컴퓨팅 기기에 계속 더욱 뛰어난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에 새롭고 효율적인 인터페이스가 필요하게 됐고, 그래서 주목받는 것이 CXL이라는 겁니다. PC의 주요 부품을 빠르게 연결해서 그 안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주도록 돕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기술은 AI 시대에 더욱 중요한데요. 왜냐하면, AI 연산을 위해서는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 확장이 필수라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입니다. SK하이닉스 뉴스룸의 설명에 따르면 “CPU마다 확장할 수 있는 D램 개수가 제한적이고, 확장한다 해도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는 역부족이기 때문”인데요.

SK하이닉스에서는 “PCIe 기반의 CXL을 사용하면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크게 늘릴 수 있고, 여러 장치에 CXL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나눠 쓸 수 있으며, 가속기를 붙여 연산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서 “기존 시스템 변형 없이 성능을 높이고, 전체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수단을 제공하며, 공유 및 연산 기능으로 AI 데이터를 처리하는 단계별(학습·추론)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솔루션이라는 것이죠.

삼성전자 뉴스룸에서는 “CXL D램은 메인 D램과 공존하면서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 고속의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고도 설명하고 있고요.

이 기술은 누가 만들고 있을까요? 앞서 언급했듯, 국내에서는 이 기술에 대대적 투자를 하고 있는 곳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습니다. 올해 CES에서도 두 회사는 CXL을 강조했는데요. 여기서는 CXL과 관련한 두 회사의 최근 소식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삼성전자

지난해 5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직전해인 2022년 5월에 “CXL 1.1 기반 CXL D램을 개발했다”고 밝혔으니, 1년 만에 차세대 메모리 기술에 진전을 가져왔네요.

발표 내용을 좀 보겠습니다. 삼성전자가 CXL 2.0 D램을 발표할 때 강조했던 기능은 ‘메모리 풀링(Pooling)’이라는 겁니다.

출청=삼성전자 뉴스룸

위의 그림 보이시죠? 이전에는 각각의 CPU가 서버 플랫폼 안에서 자기 작인 CXL 메모리와 연결되어 있었는데요. 메모리 풀링 기능을 활용하면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만들고, 여러 호스트가 풀(Pool)에서 메모리를 필요한 만큼 나누어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CXL 메모리의 전 용량을 쉬는 영역 없이 모두 쓸 수 있게 해서 효율적 메모리 사용을 추구한 것이죠. 뭐가 좋냐면, 이렇게 되면 서버 운영비가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줄어든 운영비는요? 서버 메모리에 더 투자할 수 있겠네요.

이 외에, 128GB CXL D램은 PCIe 5.0(x 8레인)을 지원하며, 최대 35GB/s의 대역폭을 제공한다고 하고요. 삼성전자는 ‘CXL 2.0 D램’을 지난해 양산한다는 계획과 함께 차세대 컴퓨팅 시장 수요에 따라 다양한 용량의 제품도 적기에 선보여 CXL 생태계 확장을 가속화할 예정이이라고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역시 CXL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해 CES에서 CXL 메모리 기술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CES를 통해서 SK하이닉스는 DDR5 기반 96GB(기가바이트), 128GB CXL 메모리 솔루션 제품을 올 하반기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CXL 기반의 메모리 솔루션 CMS(Computational Memory Solution)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CMS는 고용량 메모리를 확장할 수 있는 CXL 메모리에 머신러닝 및 데이터 필터링 연산 기능까지 통합한 솔루션으로, AI와 빅데이터 분석 등 데이터 집약적인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뉴스룸, 유튜브 영상을 참고했고, 중간 중간 부분 인용을 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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