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일럿’에 통합 센터까지, IT 서비스 업계 ‘생성AI’ 경쟁 시동

국내 IT 서비스 3사가 생성형 인공지능(AI)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로 생성AI를 내세워 주 사업 영역이었던 시스템통합(SI) 사업뿐 아니라 개별 솔루션으로도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공략한다. 기업 내부데이터와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한 업무지원 솔루션을 내놓는가 하면  AI 조직을 통합하며 전사 역량을 AI에 결집시키는 기업도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SDS를 비롯해 LG CNS, SK C&C 등 주로 SI 사업을 펼치던 IT서비스 제공사들은 생성AI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SI를 넘어 생성AI를 녹인 솔루션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전략이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건 삼성SDS다. 지난해 9월 자체 서밋을 통해 윤곽을 공개했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 공식 출시다. 다양한 LLM을 물려 기업 공통 업무를 돕는 솔루션으로., 이미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솔루션을 보유한 삼성SDS는 자동화를 넘어 실제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 꼭 필요한 작업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9월 REAL Summit 2023에서 자사 생성AI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구형준 삼성SDS 구형준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의 모습. (사진=삼성SDS)

이미 삼성SDS 내부에서는 브리티 코파일럿을 사용하고 있다. 자체 적용 결과, 회의내용 요약과 회의록 작성시간은 75%이상 줄고, 메일을 확인하고 작성하는데 걸리는 시간 또한 66% 감소했다. 메신저 대화 요약 또한 50%의 시간 절감 효과를 냈다. 영상회의 내용의 실시간 한국어 자막화 작업의 경우 94% 이상의 인식도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기능들을 통해 개인당 월 4.9시간의 업무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기업 환경에 맞는 커스터마이징 지원이 눈에 띈다. 기업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한 폰트 크기나 자간, 띄어쓰기 등 서식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이러한 차이까지 학습시켜 적용한다. 본문 텍스트 일부를 표로 만들고 이를 이메일로 보내주는 자동화까지 구현했다. 단순히 요약이나 문서화를 넘어 그 회사의 업무 문화까지 반영하는 셈이다. LLM 모델 또한 오픈AI나 구글은 물론 네이버 등 고객사 선호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상반기 중 패브릭스(FabriX)도 출시한다. 업무에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게 솔루션이 지향하는 목표다. 브리티 코파일럿을 비롯해 워크데이나 세일즈포스, SAP 등 인사관리나 전자자원관리 등 업무별 핵심 시스템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생성AI 바탕 위에서 개별 솔루션을 물려 업무 최적화를 지원한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기술로 보안 걱정까지 줄인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삼성SDS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이자 매니지스 서비스 제공사(MSP)로서 발돋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체 개발한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을 통해 데이터 수집이나 저장, 전처리 등와 과정에서 데이터 유출 우려도 줄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키워드 필터링이나 데이터, 사용자 권한 관리 등으로 내부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LG CNS ‘AI센터’ 출범식에 나선 임원들의 모습. (사진 오른쪽부터) LG CNS 현신균 대표, AI사업담당 김경일 담당, AI센터장 진요한 상무, D&A사업부장 장민용 상무, AI연구소 이주열 수석연구위원. (사진=LG CNS)

LG CNS도 최근 ‘AI센터’를 새로 출범시키며 지속적인 생성AI 기술 개발 의지를 다진 모습이다. AI센터는 ‘생성형 AI 사업단’ ‘AI사업담당’ ‘AI연구소’를 한데 통합한 조직이다. AI 관련 기술연구, 사업발굴·수행을 하나의 조직으로 모아 꾸린 곳은 LG CNS가 유일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를 발판으로 본격적인 AI사업 체계 구축에 나선다.

사실 생성AI 솔루션 출시 시기로 보면 삼성SDS보다 앞섰다. 지난해 10월 생성AI 플랫폼 ‘DAP GenAI’를 내놨다. 자체 서버나 클라우드 등 현재 보유한 인프라에 설치만 하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예컨대 금융사에서 보험 추천 AI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치면 ▲고객정보 데이터베이스 ▲알맞은 상품을 검색해주는 프롬프트 ▲추천과 답변에 적합한 LLM을 각각 선택해 설정하기만 하면 된다.

또한 LG CNS는 지난해 6월 챗GPT 기반의 코드 생성AI인 ‘AI코딩(AI Coding)’을 공개했다. AI시스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을 구축할 때 개발자의 코딩 업무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LG CNS 내부를 비롯해 현재 진행하는 SI나 시스템 관리(SM) 프로젝트에 AI 코딩 기능을 제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주목할 건 AI 코딩에 들어간 오케스트레이터다. 특정 고객사의 ▲코딩 표준 ▲시스템 개발 환경 ▲보안 수준 ▲성능 기준 등에 대한 정보를 챗GPT에 제공한다. 챗GPT는 제공받은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 맞춤형으로 자동 코딩을 실시한다.

이밖에 이미지 생성AI ‘드래그(DRAG)’도 개발이 끝났다. LG CNS 측은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형식의 정보를 동시에 인식하고 처리하는 멀티모달을 통해 목적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SK C&C도 생성AI를 핵심 사업 분야로 삼았다. 디지털 팩토리, 디지털ESG, 클라우드를 비롯해 생성AI 분야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포부다.

윤풍영 SK C&C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 생성AI 서비스는 곧 SK C&C라는 이미지를 만들며, 빠르게 변화하는 생성AI 기술과 고객 사이 간격을 디지털 혁신으로 메꾸는 국내 1위 AI ‘오케스트레이터·인터그레이터’로서 자리매김하자”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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