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프라이즈, 돈 되는 클라우드에 ‘올인’

“클라우드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 지원 집중”
카카오에 빌린 1000억원 상환 기간 미루기도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챗봇과 협업툴 등의 사업을 떼어내기로 했다. 핵심 사업으로 점찍은 클라우드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분리한 사업 부문은 카카오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에 흡수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이뤄진 인력조정 등 자구노력에 더해 메스를 댄 모습이다. 지난해 예고했던 클라우드 중심 구조개편 작업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해피엔딩으로 끝날지 주목된다.

8일 기업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일 물적분할을 단행해 신생 자회사 KEP를 출범시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영문 이니셜을 딴 KEP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음성 AI 챗봇, 업무 협업툴,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부문 등이 KEP로 옮겨간다. 클라우드와 함께 ‘I 라스(LaaS)’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 서비스 부문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남는다.

회사는 분할 목적으로 ‘사업의 전문성 제고’ ‘경영 효율성 강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제시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카카오클라우드를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 지원에 집중하고 그 외 서비스를 재편하는 과정”이라며 “모든 서비스의 성장 환경을 구성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중 KEP가 카카오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 디케이인테크에 합병시킬 거란 전망이 나온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시각에 선을 그었지만, 지난해 10월 카카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보면 가능성이 작지 않다.

당시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력 조정과 사업 이관을 포함해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구조로 재편하는 작업을 늦어도 2024년 1분기까지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클라우드 중심 사업 구조 재편은 지난해 희망퇴직까지 받았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만 공동체 내 이직과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인력의 약 30% 이상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달만 해도 부사장급 인력이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앞서 2022년 12월 카카오로부터 빌린 1000억원의 차입금 상환기간을 연장했다. 지난해까지 갚아야 했지만 내년 1월1일 상환으로 1년 미뤘다. 연 이자율 7.3%을 감수하고도 상환 기한을 연장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추가로 빌렸던 1000억원의 상환 기한은 오는 6월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 부문을 덜어내는 게 필수였던 상황으로 풀이된다.

단 서서히 사업 성과가 나타나는 건 반가운 요소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11월 금융보안원의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CSP) 안전성 평가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수주했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사업도 마무리했다.

앞서 9월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 I 클라우드’였던 서비스 이름을 ‘카카오클라우드’로 바꾸고 핵심 사업화를 선언했다. 기존 서비스명에 붙어있던 ‘I’를 뗀 건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주력사업임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후 회사가 낸 보도자료는 모두 클라우드 관련이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서비스 전문성과 기술력을 높여가며 경영 효율화를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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