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N’ 강자, 아카마이의 계속된 변신, ‘보안’ 사업 안착시키고 이젠 ‘클라우드’ 기업으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서비스를 넘어 사이버보안 사업 강화에 매진해온 아카마이테크놀로지스(이하 아카마이)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는 우선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솔루션을 주축으로 제로트러스트 보안과 애플리케이션·인프라 보안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연내 한국 리전 설립을 추진하며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이경준 아카마이코리아 대표는 23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2024 비즈니스 모멘텀’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안 사업과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주축으로 한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아카마이는 지난 25년 동안 끊임없이 진화해왔다. 아카마이는 향후 엣지단에서 사람들이 보다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받을 것이란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했다”며 “아카마이 비즈니스에서 콘텐츠 전송 영역도 중요하지만, 현재 보안 영역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클라우드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25년 변화와 혁신의 역사…커넥티드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콘텐츠 전송, 보안, 컴퓨팅 제공

1998년 설립해 지난해 창립 25주년을 맞이한 아카마이는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연매출 36억달러 규모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 시작 후 약 10년 뒤쯤 전체 매출 규모가 10억달러에 처음 도달한 시점에 아카마이는 클라우드 웹 애플리케이션 방화벽(WAF)을 출시했다. 그 이후로 최근까지 다양한 보안 솔루션을 선보이면서 보안 사업을 확장해왔다. 아카마이는 2020년에 보안 사업만으로 연 매출 10억달러를 달성하기도 했다. 보안 사업은 아카마이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잘 나가는 사업이 됐다.

지난 2022년 2월, 아카마이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 사업자인 리노드(Linode) 인수를 발표했다. 이를 기점으로 아카마이는 또 한 번 변신에 본격 나서고 있다. 기존에 확보해온 콘텐츠 전송과 보안 분야 강점에 더해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과 스토리지 등 인프라 서비스 제공 사업으로 보폭을 크게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2월, 아카마이는 엣지 컴퓨팅, 보안, 콘텐츠 전송을 위한 대규모 분산 엣지 및 클라우드 플랫폼인 ‘아카마이 커넥티드 클라우드(Akamai Connected Cloud)’를 출시했다. 리노드 인수를 발표한 지 1년만이다.

아카마이는 계속해서 코어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트와 분산 사이트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리노드 인수 당시 싱가포르, 시드니, 도쿄, 뭄바이 등에 있던 코어 사이트에 더해 파리, 워싱턴 D.C., 시카고, 시애틀, 첸나이, 밀라노, 오사카, 자카르타, 오클랜드 등 세계 주요 지역에 새로운 사이트(regional sites)를 개설해, 확장하고 있다. 한국 지역에도 리전을 개설 계획이 있다는 게 아카마이코리아의 이야기이다. 주요 지역뿐 아니라 기존에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이 어려웠던 지역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연내 한국 리전 설립되나…클라우드 서비스 고객사 유치 시동

이 대표는 “아카마이가 리노드를 인수할 당시 글로벌 코어 사이트가 11개였는데, 현재는 21개로 확대됐다. 한국의 중요성을 인지해 한국에도 리전을 세우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카마이는 한국 리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국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아카마이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APJ) 지역 클라우드 컴퓨팅 스페셜리스트를 맡고 있는 강상진 상무는 “한국에 데이터센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국내 기업 가운데 글로벌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는 20개 가까운 수의 고객사와 계약을 했다”고 했다.

이어 강 상무는 “한국에 계획된대로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게 된다면 기존 CDN과 보안 등에 더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상당한 매출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점에는 국내 트래픽에 대한 영업도 바로 시작할 것이고, 공격적으로 영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는 같은 아카마이 백본망에서 제공되기 때문에 성능과 보안이 뛰어나다. 가격면에서도 기존 대형 하이퍼스케일러 3사보다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올해에는 중소기업(SMB)과 호스팅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고, 전통적으로 강한 게임회사들과 아카마이 인증 컴퓨팅 파트너(Qualified Computing Partners, QCP) 프로그램의 인증 프로세스를 통과한 기술 파트너들을 통해 대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솔루션도 준비해 올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보안 사업 가장 주력,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제로트러스트 분야 독보적 입지 구축 목표
아카마이 사이버보안 제품군(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올해 아카마이코리아에서 가장 주력하는 사업은 단연 보안 사업이다. 이 대표는 보안 분야 중에서도 네트워크 세분화와 격리 정책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관리를 지원하는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솔루션과 ▲API 보안 ▲사용자 계정 탈취 위협을 분석해 방어하는 어카운트 프로텍터 ▲새롭게 출시한 온프레미스 및 하이브리드 DDoS 공격 방어 솔루션 사업 확대에 큰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에는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분야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구축할 것”이라며 “제조, 금융, 이커머스 등의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널리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솔루션에 가장 기대감을 나타내는 이유로 “사실 3년 전에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솔루션을 선보였으나 시장에 공급하기가 쉽지 않았다. 제로트러스트도 그 전부터 소개해왔었지만 개념은 상당히 좋다고 해도 고객들의 기대치나 인식은 매우 약해서 사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면서 “작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로트러스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때가 왔다고 판단해 작년에 많은 준비를 거쳐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솔루션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총판도 만들었다. 이 분야에서 아카마이가 독보적 위치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카마이는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액세스와 다중요소인증(MFA) 솔루션 등을 ‘아카마이 가디코어 세그멘테이션’ 솔루션에 통합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기업 조직에서 제로트러스트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군으로 새롭게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아카마이는 국내 기업들의 비즈니스와 고객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로, 제로트러스트 네트워크 접속과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을 결합해 멀웨어의 횡이동을 제한함으로써 침투 후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한다. 아카마이는 정부의 제로트러스트 가이드라인 1.0에 명시된 제로트러스트 보안 모델의 원칙에 따라 고객에게 제로 트러스트 보호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I 보안 분야에서는 30개 타깃 고객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카마이는 콘텐츠 딜리버리, 보안,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사업을 국내에서 더욱 잘 영위할 수 있도록 최근 총판체제를 도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각각의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아카마이는 지난해 창립 25주년, 아태지역에서는 서비스 20주년을 맞이했다. 아카마이는 CDN에서부터 시작해 보안, 그리고 클라우드 시장에도 진출하며 큰 도약을 이뤘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화하는 막강한 인프라와 강력한 솔루션을 통해,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동시에 한국 고객들의 자산을 보호하고 디지털 혁신을 지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 말로 마감한 회계연도 2023년 3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아카마이는 보안과 컴퓨팅 사업 매출액은 전체의 61%를 차지해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 분기 보안 매출액은 4억5600만달러로, 전송 사업 매출 3억7900만달러보다 규모가 크다. 컴퓨팅 매출은 1억3000만달러를 거뒀다. 보안과 컴퓨팅 사업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의 성장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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