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클러스터에 622조원 민간 투자…시스템반도체 10% 먹겠다

정부가 경기도 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622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조성, 반도체 연구와 생산을 위한 기지를 늘리고 국내 산업계의 약점인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5일 윤석열 대통령은 경기 수원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열린 세번째 민생토론회에 참석, “622조 규모의 투자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미 시작됐다”면서 “앞으로 20년에 걸쳐 최소한 양질의 일자리가 300만개는 새로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 평택 · 화성 · 용인 · 이천 · 안성 · 성남 판교 · 수원 등 경기 남부의 반도체 기업과 관련 기관이 밀집한 지역 일대를 의미한다. 현재 19개의 생산팹과 2개의 연구팹이 집적된 메가 클러스터에는 2047년까지 총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통한 총 16개(생산팹 13개, 연구팹 3개)의 신규팹이 신설될 예정이다.

특히 2027년에는 생산팹 3기, 연구팹 2기가 완공될 전망이다. 메가 클러스터는 2102만m2 면적에 2030년 기준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는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 최대 규모다. 정부와 기업은 연관 소재·부품·장비 기업, 공공 반도체 연구소, 팹리스, 인재를 양성하는 다수의 대학들이 위치한 메가 클러스터에 HBM 등 최첨단의 메모리 생산과 2나노미터(nm) 이하 공정 기반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팹 신설이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불러오는 것 외에 소부장·팹리스 등 협력기업 생태계의 동반성장과 650조원의 생산 유발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이날 민생토론회에서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정부의 4대 과제로 정부는 ➊인프라 · 투자환경, ➋생태계, ➌초격차 기술, ➍인재를 꼽았다.

➊인프라 · 투자환경

먼저 인프라와 투자환경이다. 현재 신규로 조성을 추진 중인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는 총 10GW 이상의 전력과 일 110.8만톤의 용수가 추가로 필요하다. 정부는 전력ㆍ용수의 공급계획을 지난해 12월 확정한 바 있으며, 전력ㆍ용수 인프라 공급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총력 지원할 계획이다.

전력설비, 용수 관로 등 인프라 설치 관련 인허가가 신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인허가 타임아웃제 등 이미 도입(2023.7월)된 인허가 신속처리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을 통해 송전선로 건설기간을 30% 이상 단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현재 22개인 반도체 세액공제 대상 기술(국가전략기술)을 확대하고, 도로·용수·전력 등 기반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반도체 예산을 2022년 대비 2배 규모로 확대한 1조3000억원을 편성하여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반도체 등 첨단산업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최대 25% 다.

➋생태계

2030년 공급망 자립률 50%, 1조 매출 클럽 10개 기업 육성(현재 4개)을 목표로 메가 클러스터를 활용한 소부장 역량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소부장 업계의 숙원사업인 양산 검증 지원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2027년 완공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기술이 부족한 기술은 ’24년 전년대비 4배 확대된 2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유치 인센티브(현금지원)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톱 10 장비기업 R&D 센터 유치를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국내 파운드리 강점을 기반으로 팹리스 기업들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팹리스 업계의 주요 애로사항인 ➊네트워킹 강화, ➋시제품 제작기회 확대, ➌자금 지원 등에 주력해, 2030년까지 팹리스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로 확대하고(현재 3%), 글로벌 매출액 상위 50위 내 팹리스 기업 10개를 육성(현재 1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➌초격차 기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내 판교, 수원, 평택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교육 거점을 구축하고 국내외 반도체 연구 인프라의 연계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팹리스 기업이 밀집되어 있는 판교를 중심으로 우리의 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활용해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저전력, 고성능의 국산 AI반도체를 개발 및 실증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국산 AI반도체를 ’30년까지 단계적으로 고도화(NPU→ PIM → 극저전력 PIM)하고, 이를 데이터 센터에 적용하여 AI반도체의 기술과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성균관대, 경희대, 아주대 등 반도체 관련 대학과 화합물반도체 특화 연구 인프라인 한국나노기술원 등이 소재해 있는 수원은 화합물 반도체 기술 거점으로 발전시킨다. 화합물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뛰어난 반도체로서, 고온·고전류·초고속이 필요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화합물반도체는 메가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대전, 광주, 부산, 포항 등 전력, 통신, 광 반도체 지역별 집적단지와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R&D-실증-분석 전주기를 지원하여, 우주/국방, 통신, 전력, 센서 등 4대 전략분야 중심으로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평택에는 총 5000억원을 투자하여 카이스트 평택 캠퍼스를 2029년까지 설립하고, 카이스트 차세대 설계 연구센터와 소자 연구센터를 구축한다. 이를 서울, 대전, 대구, 울산 등 타 지역 연구기관과 연계해 신개념 반도체, 첨단 패키징 등 미래 신기술 연구의 거점으로 육성한다

➍인재

규제 개선과 현장 맞춤형 교육, 해외 인재 유치 등을 통해 반도체 인력 수요에 맞추어 전문 인력을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바람이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계약학과 및 계약정원제, 반도체 특성화 대학, 반도체 아카데미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학사급 실무 인재를 올해 기준 약 3만명을 양성하고, AI 반도체 대학원,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BK21 교육연구단 등 R&D 기반의 인력양성 과정을 확대해 석·박사급 고급인재를 약 3700명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설계 소프트웨어(SW)만 사용할 수 있었던 학부생들에게 자신이 설계한 칩을 제작할 기회를 제공해 실전 역량을 갖춘 설계 인재를 양성하는 내 칩(My Chip) 서비스도 확대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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