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중심·세대 교체’ 현대차그룹 임원인사

현대차그룹이 ‘2023년 하반기 정기 임원인사’를 20일 실시했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략에 속도를 더하고 지속가능성을 제고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차 97명, 기아 38명, 현대모비스 20명 등 총 252명 승진 인사로, 역대 최대 규모다. 차량 안전 전문가인 브라이언 라포트 부사장과 국내 생산담당 이동석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현대차그룹 인사실장과 감사실장 등 경영지원 중요 분야를 맡아온 김윤구 부사장이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모빌리티 중심 세대 교체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전체 승진 임원 가운데 신규선임 임원은 총 197명이며, 이중 38%를 40대에서 발탁함으로써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 교체에 중점을 뒀다. 신규 임원 가운데 40대 비중이 2020년 21%에서 2021년 30% 돌파 후 작년 35%, 올해 38%로 지속 확대되는 등 현대차그룹의 세대 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체 승진 임원 중 30%를 R&D, 신사업, 제조 등 기술 관련 분야에서 발탁해 기술 인재 중용의 기조를 유지했다. 미래 CEO 역할을 수행할 후보군으로 볼 수 있는 부사장·전무 승진자는 총 48명으로, 중량감 있는 핵심리더 확보에 중점을 둔 최근 수년간의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는 2025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의 달성과 더불어 2030년을 준비하기 위한 리더십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에 과감한 투자 및 인사를 지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 전문가’ 브라이언 라포트 부사장, 사장 승진

현대차그룹은 차량 안전·품질 관리 철학의 근원적 변화를 추진하고 고객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브라이언 라토프(Brian Latouf)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책임자(GCSQO, Global Chief Safety & Quality Officer)로 임명했다.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은 2019년 현대차 북미법인에 합류하기 전까지 27년간 제너럴모터스(GM)에서 근무했으며, 당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GM의 내부 안전 체계를 재편했던 글로벌 차량 안전 전문가이다. 2022년부터 현대차 글로벌 최고안전책임자 역할로 현대차의 브랜드 신뢰도 제고를 맡아왔다.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은 향후 GCSQO로서 현대차·기아의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까지 모든 단계에서의 품질 관리 정책을 총괄하며, 내부 프로세스, KPI 등의 혁신을 통해 고객 지향성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새로운 품질 철학이 신속하게 전파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담당 조직인 GSQO(Global Safety & Quality Office) 산하로 두는 조직 개편을 시행할 계획이다.

‘생산 전문가’ 이동석 부사장, 사장 승진

이동석 사장은 노조 창립 이후 처음으로 5년 연속 무분규를 끌어낸 공을 사측으로부터 인정받았다. 더불어 올해 역대 국내 최대 생산실적인 186만대 생산을 달성하는 등 생산과 노무관리 두 영역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는다.

‘조직 관리 전문가’ 김윤구 부사장,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로

김윤구 사장은 현대차그룹 인사실장과 감사실장 등 경영지원 중요 분야를 책임지며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조직 체계·업무 프로세스의 취약점 진단 및 개선 경험이 풍부한 경영자로 인정받고 있다.

김윤구 사장이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로 보임되면서 조직·리더십 체질개선, 외부 기술인재 영입 등을 통한 SW역량 강화 및 기초체력 다지기에 집중해 3사 통합(21년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오트론, 현대엠앤소프트 합병)의 시너지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으로 사측은 기대했다.

‘재무 전문가’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자리에는 배형근 부사장(현대모비스 CFO)이 사장 승진으로 내정됐다. 배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재임 중 현대모비스의 미래 투자 강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에 주력했다. 과거 현대차 기획실장 및 현대건설 종합기획실, 인천제철 등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 경험을 보유해 그룹 사업/전략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배형근 사장은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보임을 통해 업황 하락 국면을 대비한 선제적 위험 관리와 리테일 ( IB 분야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스크 관리 전문가’ 현대카드·현대커머셜 경영관리부문 대표에 전병구 사장

전병구 사장은 1991년 입사 이후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2022년 팬데믹 등 다양한 자금시장 위기를 직접 대응·돌파해온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미국발 금리 급등기에도 가계부채와 조달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며 올해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의 영업이익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내부 평가를 받는다. 앞서 현대카드는 3분기 공시에서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

전병구 사장은 향후 전망되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최적 의사결정을 통해 중장기 지속 성장을 이끌 것을 주문 받았다.

‘인사 전문가’ 김혜인 부사장, 현대차 HR 본부장으로

현대차 HR본부장으로 영국 BAT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 출신의 김혜인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IBM, PWC 등 컨설팅 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BAT코리아 인사관리 파트너로 합류했으며, BAT재팬 인사총괄, BAT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인사총괄을 거쳐 2019년 BAT그룹 최고인사책임자에 오른 글로벌 인사관리 전문가이다. 현대차의 인사제도와 조직문화에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식한다는 목표를 가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