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퀴닉스의 진단…“AI 확산 속 한국 기업은 ‘IT 인재·인프라’ 부족 고민한다”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도입이 늘었지만 국내 IT 업계의 의사결정자들은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와 인재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디지털 인프라가 AI 기술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들의 비율이 세계 평균보다 높았다. 가장 큰 도전과제로도 IT 인재 확보가 꼽혔다.

에퀴닉스코리아는 5일 서울 삼성동 위워크에서 ‘2023 글로벌 기술 동향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챗GPT 출시를 필두로 AI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기술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혜덕 에퀴닉스코리아 대표는 “챗GPT 출시 이후 대체로 사이버 공격과 보안 이슈는 지난해에 비해 덜 언급됐다”며 “IT 인재 부족이 가장 큰 위협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장혜덕 에퀴닉스코리아 대표.

장혜덕 대표는 또한 우리나라 IT 조직이 인프라에 대한 확신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조사 결과 실제로 기술 산업이 마주한 가장 큰 도전 과제를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 응답자 55%가 ‘가용인재 부족’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응답 비율 36%보다 절반 이상 높은 수치다.

또 46%의 국내 응답자는 급여와 보상이 과제라고 응답하며 가용인재가 부족한 데다가 구성원들에게 주어야 할 보상 체계 구축 또한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 부족은 단순히 도전 과제를 넘어 성공을 방해하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했다. 국내 응답자 65%가 인재 부족을 회사의 가장 큰 위협이 된다고 제시했다. 이는 ‘보안 위반 및 데이터 유출(63%)’ ‘사이버공격(59%)’보다도 높은 수치다.

장 대표는 “기존 IT 팀의 역량이 AI 기술의 요구 수준에 비해 준비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 비율이 우리나라는 71%”였다고 말했다. 세계 평균 41%와도 큰 격차가 있는 수치다. IT 인프라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또한 기존 IT 인프라가 AI 기술이 요구하는 수준에 비해 준비되지 않았고 생각하는 한국 응답자의 비율은 72%로 세계 평균 42%보다 높게 나타났다.

에퀴닉스코리아는 데이터 주권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데이터의 저장 위치를 정하거나 자국 내에 두려는 움직임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지키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계속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 IT 리더 10명 중 9명이 엄격한 데이터 주권을 요구하는 국가에서의 비즈니스 전략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8%가 더 이상 데이터 인프라를 확장하지 않거나 확장 계획을 바꿀 것이라고 응답했다.

장 대표는 “데이터 주권 요구가 강한 특정 지역에서는 아예 확장을 안 하겠다는 리더들도 있다”며 “데이터 주권이 비즈니스의 어려움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응답자 82%가 데이터 주권 관련 규제를 지키기 위해 국내 엣지 로케이션으로의 데이터 이동을 준비하는 게 어렵다고 답했다. 데이터 주권 요구를 충족할 전문성 부족(85%)도 어려움으로 확인됐다.

에퀴닉스코리아는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통해 이와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경기도 고양시에 두 번째 에퀴닉스 IBX(International Business Exchange) 데이터센터인 ‘SL4’의 문을 연다.

센터는 지속가능성 요구도 충족시킨다. 국내 IT 리더의 47%가 지속가능성을 IT 인프라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는데, 이에 전력 사용을 줄이고 발열을 감소시키기 위해 액체 냉각 시스템을 일부 적용한 SL4가 AI 도입을 가속하는 마중물이 될 거라는 게 장 대표의 전언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미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다양한 기업의 IT 의사 결정권자 2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바탕으로 했다. 설문은 지난 3월8일부터 4월7일까지 진행했다.

에퀴닉스코리아는 제조와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의료 분야도 주력 시장로 둔다. 장 대표는 “AI의 과제 중 하나는 올바른 데이터 세트를 최적으로 처리하고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능력”이라며 “에퀴닉스는 상호연결된 디지털 생태계와 인프라를 제공해 국내 기업이 효율적인 비즈니스로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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