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CCTV 인증 제도 손질한 KISA…‘스토킹·학폭’도 막는다

사고를 감지하고 예방하는 ‘지능형 폐쇄회로 (CC)TV’의 성능시험·인증 제도가 개편되면서 범죄와 대형 참사를 막는 데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스토킹과 학교폭력 등 갈수록 복잡해지는 사고나 범죄 유형에 따라 지능형 CCTV의 성능을 평가하기로 하면서 기술 고도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지능형 CCTV는 촬영된 영상을 기반으로 이상행위를 탐지하는 CCTV를 말한다. 사람이나 사물을 식별해 범죄 징후로 보이는 행위는 통합 관제센터로 넘긴다.

특히 최근 대형 참사가 늘어나면서 사회 안전망 구축의 필수 도구로 주목 받는다. 흔히 CCTV하면 생각나는 고정형 카메라뿐 아니라 드론 카메라, 수중 카메라 등 다양한 형태의 지능형 CCTV가 있다.

김선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물리보안성능인증팀장은 3일 KISA가 추진하는 지능형 CCTV 성능시험·인증 제도 변화를 소개했다. KISA에 따르면 2017년부터 현재까지 지능형 CCTV 인증을 받은 제품은 144개다. KISA는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지능형 CCTV 성능시험·인증 분류체계를 개편했다.

김선미 KISA 물리보안성능인증팀장. (사진=KISA)

과거에는 지능형 CCTV 성능시험·인증 제도 분야를 ▲배회 ▲침입 ▲유기 ▲쓰러짐 ▲싸움 ▲다수의 특정영역 입·퇴장▲방화 ▲낙상 ▲실종 ▲익수 등으로 나눴다. 개인의 사고나 사회적 참사, 범죄 등이 나올 수 있는 상황 유형, 즉 이벤트 중심의 체계였다.

개편 후에는 ‘안전 분야’를 신설했다. 재난 안전관리 기본법에 담긴 6대 안전지수 체계를 반영했다. 사회 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사고 유형을 반영하고, 복합적인 이벤트를 아우르는 체계를 마련했다. 기존 이벤트 중심 체계는 ‘일반 분야’로 묶었다.

8월 개편을 통해서는 안전 분야에 스토킹 예방, 무인매장 안전, 드론 화재 탐지를 지능형 CCTV 성능시험·인증 분야로 넣었다. KISA의 설명처럼 여러 이벤트를 아우르는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 최근 새롭게 대두되는 사고나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취지다.

예를 들면 스토킹은 집 앞을 오가는 ‘배회’를 비롯해 스토킹 대상과 실랑이하는 ‘싸움’, 집에 들어가는 ‘침입’ 등 여러 이벤트가 뒤섞인다. 기존 체계에서는 각각의 이벤트만 파악할 수 있는 형태라 인증을 받은 지능형 CCTV라도 이러한 범죄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오는 12월에는 무인 경보 로봇, 치매노인 수색, 요양병원 안전 등도 지능형 CCTV 성능시험·인증 분야에 추가할 예정이다.

KISA는 원활한 성능시험 절차를 위해서 영상 데이터 구축에도 힘쓴다. 지능형 CCTV 업체들이 기기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1만484개의 영상 데이터셋을 마련했다. 싸움 현장이나 쓰러지는 사람의 모습, 담을 넘는 행동 등 지능형 CCTV가 감지해야 할 시나리오를 촬영한 영상이다. 업체는 이를 기기 학습에 활용하고, 실제 인증시험에서는 KISA가 별도의 영상을 제시하고 제품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지 확인해 최종 인증을 내준다.

(자료=KISA)

김선미 팀장은 “다른 기관과의 협업 또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경찰청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신변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지능형 CCTV 설치에 나선 데 이어 내년에는 교육부, 서울교통공사, 서울시 등과 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교육부와는 학교 안전을 위해 폭행이나 외부인 침입을 막는 체계 구축에 힘을 보탠다. 학교폭력을 막는데 지능형 CCTV 활용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서울교통공사와는 교통약자의 위험 상황이나 부정승차 등을 막아 도시철도 사고 예방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용산구청과는 다중밀집 상황에서의 위험도 측정 실증을 진행할 방침이다.

KISA는 협업 기관들의 실사례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제공해 지능형 CCTV의 성능 향상을 꾀한다. 현장 평가를 통한 성능 검증도 진행한다.

KISA는 앞으로도 현장의 요구사항을 분석해 신규 인증 분야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김선미 팀장은 “앞으로 지능형 CCTV는 국민생활 안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