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피케팅’ 나선 카카오노조 “크루도 경영회의 참여해야”

카카오 노조가 경영진에게 재차 변화를 촉구했다. 

4일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노조) 서승욱 지회장은 “경영쇄신위원회에 요청한 3가지 사항에 대해 하나도 답변이 오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비상경영회의에서 이 내용이 논의될 수 있도록 피케팅(보조적 쟁의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노조는 이날 오전 6시 15분부터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노조가 이른 시간부터 회사로 온 이유는 주요 경영진 앞에서 회사의 인적쇄신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는 매주 월요일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김정호 카카오 CA 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취재진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카카오노조는 현 사태에 대한 귀책 사유가 회사에 있음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서 지회장은 “올해 CA 협의체에서 계열사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계속했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다고 지금 이 상황까지 왔다”고 비판했다. 

서 지회장이 말하는 지금 이 상황은 지난주 김정호 CA 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의 소셜미디어(SNS) 글과 타 경영진의 반박을 의미한다. 김정호 총괄은 지난 28일 자신의 SNS에 카카오 내부의 문제를 일일이 설명하며 당일 오전 보도된 욕설 논란의 경위를 밝혔다. 이 때 골프장 회원권,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 비리 제보 등을 언급했다. 반면 대형 건설 프로젝트와 연관된 자산개발실 소속 오지훈 부사장과 직원 11명은 지난 29일 내부 전산망에서 김 총괄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회의 전 취재진들과 만난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은 “외부 소통을 못한다”며 현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일 회사 내부정보망에 ‘내부에서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100%) 외부에 대해서는 보안을 유지하자(0%)’는 뜻의 ‘100대0 원칙’ 위반으로 윤리위원회에 스스로의 징계 여부를 요청했다고 썼다. 

카카오 공동체 경영회의 자료 사진

카카오노조는 회사가 준법과신뢰위원회(준법신뢰위)를 통해 조사에 나설 것과, 인적쇄신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9일 회사 내부망에 게시한 ‘크루의 눈으로, 크루의 눈높이로 바라봅니다’라는 글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는 이번 입장문에서 ▲준법신뢰위에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행위 조사 및 결과 공개 ▲경영쇄신위원회 크루 참여 보장 ▲기존 경영진에 대한 인적쇄신 논의 진행 ▲김정호 CA 협의체 경영지원총괄 준법신뢰위 조사 등을 요구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월 30일 사내 공지로 “조사단을 꾸려 감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부 법무법인이 아닌 준법신뢰위 조사를 요청한 데에 서 위원장은 “외부 법무법인은 회사와의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 독립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노조는 단체 행동에 대해 “단체협약 기간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의 노조위원 참여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 지회장은 “크루들이 직접 경영쇄신위원회에 참여하거나 다른 기구에서라도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카카오페이의 지속가능협의체 운영을 예시로 들기도 했다. 

이날 카카오노조는 김범수 센터장뿐만 아니라 경영진과 직원과의 단절이 오래됐다고 밝혔다. 서 위원장은 “노사간에 이 정도로 대화를 안 하는 곳이 있나”며 “다른 사례를 보면 몇 년 전 기업 총수들이 노사 대화에 참여한 경우가 많으나 김범수 위원장은 단 한 번도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과 직원들이 만나 이야기하는 ‘오픈톡’이라는 자리가 정기적으로 있었으나 없어진지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 시기가 9월인데, 당시 현안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 사실상 대화가 끊어진지는 1년 정도 됐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주 김 총괄과 오 부사장 간 입장 대립에 대해 노조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 지회장은 “사안이 복잡하게 진행되면서 명확한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며 “감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의 입장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날 카카오노조 관계자는 “기존 사내 게시판은 게시글과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는데 홍 대표는 게시글만 올릴 수 있는 새 게시판에 첫 게시글로 입장을 올렸다”며 “그 때문에 사내에서도 홍 대표가 대응을 한지 모르는 크루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에 새롭게 시스템을 바꾸면서 만든 게시판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는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오전 7시부터 1시간 반가량 제6차 비상경영회의를 진행했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협의안, 외부 감시 기구 활동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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