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5~7억명 쓸 것” 믿기는가? 라이너, 1인 1에이전트 야심
모처럼 엄청난 포부를 꺼내 보인 스타트업이 나왔다. 이용자 수 목표가 자그마치 5억명이다. 향후 5년 내 5억~7억명까지 쓰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게 이 회사 대표의 생각이다.
29일 김진우 라이너(Liner) 대표가 서울 서초동에 마련한 첫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목표 관련한 질문에 “내부에서 100% 싱크된 숫자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잠재적으로 5년 이내에 5억에서 7억명 정도 쓰는 서비스까지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라이너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차세대 마이크로소프트(MS)를 노리는 스타트업이다. 빅테크가 독점화할 거대언어모델(LLM) 영역이 아닌 아직 무주공산이자 확고한 선두가 없는 AI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 세계 톱3 정도의 이용자 수를 거느린 서비스를 발전하겠다는 복안을 꺼내 보였다.
김 대표는 “인터넷을 활용해서 일을 더 잘 하고 싶다는 사람의 숫자가 못해도 링크드인 정도는 있을 것”이라며 “링크드인 유저 베이스가 10억명 정도이니, 한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유저까지는 5년 내 도달해야 하지 않을까 일종의 야망 포부를 갖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기업 가치 목표에 대해선 “특정 규모 밸류에이션 도달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져 답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라이너 AI 에이전트란?
라이너는 초개인화 AI 에이전트(AI Agent)를 서비스 중이다. AI 에이전트란 자율 AI(Autonomous AI)로도 알려져 있다. 사람의 개입 없이도 문제 해결을 위한 의사결정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인공지능을 뜻한다. 고차원적 문제에 대해서도 AI가 스스로 문제를 분석하고 작은 단위로 문제를 분리하여 해결한 뒤 결과를 종합해 답을 낸다. 라이너는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AI 에이전트인 ‘라이너 AI 워크스페이스’를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회사 서비스는 ‘라이너 코파일럿’과 ‘라이너 AI 워크스페이스’가 있다. 코파일럿은 부조종사라는 의미대로 웹에서 정보탐색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주요 브라우저에서 확장 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워크스페이스가 핵심 차별화 기능이다. 모든 중요한 정보가 모이는 공간으로 보면 된다. 이용자가 다양한 스페이스를 만들어 특정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개인 태스크 수행에 따라 에이전트가 맞춤 반응한다. 특화 AI로 발전시킬 수 있다.
라이너 AI 에이전트는 사용자 질의의 복잡도를 낮춰 문제 해결을 돕는다. LLM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질의를 쪼개거나 차근차근 넣는 식이다. AI 에이전트가 LLM 성능 부스팅을 위한 추론(reasoning) 영역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라이너는 세계 각국의 개인이 주목하는 하이라이트 이력을 축적했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미국 구독자 절반 이상
라이너는 전 세계 220여개국에 AI 에이전트를 서비스 중이다. 구독자 국가 비중은 미국이 절반을 넘긴다. 그 다음이 한국 그리고 영어권 국가 순이다. 월 구독모델을 적용한 이후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월 구독 결제액 10배, 월 신규 구독자 수 6배 등을 공개했다. 원하윤 라이너 PO(Product Owner)는 “최근 6개월간 월간 유저 리텐션이 2배 이상 성장하고, 라이너 AI 사용 횟수는 5배 가량 증가하는 등 기울기도 가팔라지고 있다”며 “12월엔 더 높은 결제액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는 성장세의 기준이 되는 모수를 밝히진 않았다. 전체 구독자 중 유료 구독 비중에 대해서도 “업계 내에서 상당히 많은 수준”정도로 답했다.
차세대 MS가 되겠다?
라이너가 빅테크를 뺨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이유로 ‘AI 모델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점차 AI 모델 사용 가격이 내려가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 AI 대중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집적회로가 개인 PC이라는 인터페이스로 사용자들과 만났고,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로 전 세계적인 대중화가 이뤄졌듯이, 라이너 AI 에이전트를 개인 PC와 윈도우와 같은 역할로 겨냥했다. ‘1가구 1PC’ 전망이 AI시대엔 ‘1인 1에이전트’로 통할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 내 라이너만의 역할 등 구체적인 포부 실현 과정에서 대해선 ‘비전 제시’ 정도로 갈음했다. 오픈AI와 빅테크 등이 AI 인프라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라이너는 특화 데이터를 확보해 최종 사용자가 효용을 느낄 수 있게 서비스를 발전시켜, 세계 톱3 규모로 키워 나가겠다는 것이다.
“(AI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 스케일사이즈는 세계 10위 규모다. (오픈AI 등 LLM 기반 챗봇을 포함해) 세계를 선도하려면 스케일사이즈가 세계 3등 안에 들어야 한다고 본다. 1등이 (오픈AI로) 압도적인데 캐치업 못할 수준은 아니다. 접근방식은 B2C(소비자 대상) 100% 기업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노린다. B2C가 키 동력이 될 것이다.”
라이너는 내년 중 투자 유치에 나선다. 미국 오피스를 열어,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중이다.
“라이너는 글로벌 유저를 90% 이상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이다. 2024년에는 보다 라이너의 존재감을 확고히 다질 수 있도록 국내는 물론,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피스를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AI 스타트업 중 다음 유니콘은 AI 에이전트 기업일 것이다. 라이너가 AI 에이전트 비즈니스를 선도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봐달라.”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