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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일타] 아마존 공장에서 돌아가는 물류 로봇?

오늘은 여러분이 좋아할만한 이야기를 해봅니다. 로봇 이야기죠. 어릴 때 공상과학만화에서는 로봇이 사람하고 같이 일하고 뛰어놀고, 타고 날아다니고 그랬는데요. 이제는 적어도 같이 일하는 시대까진 왔네요. 오늘 나눠 볼 얘기는 세계 최대 이커머스인 아마존이 만드는 물류 로봇 이야깁니다.

지난 8월에, 아마존이 흥미로운 발표를 합니다. 올해 들어서 이 회사가 주문받은 당일 또는 다음날 배송한 물품이 18억 개에 달했다는 겁니다. 미국은 사실, 그 넓은 땅 덩어리 때문에 당일 배송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지역인데요. 미국에서 아마존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이고요, 이커머스 시장 자체를 끌어가는게 아마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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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이 많다는 것은 하루에 처리해야 하는 배송 물량이 늘어난다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아마존은 물류센터 효율성을 위해 로봇 시스템을 전격 도입하고 있고요. 작년, 올해 계속해 새로운 로봇과 시스템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로켓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뒤집어 가고 있는 곳이 쿠팡인데, 그 쿠팡이 ‘아마존 처럼’이라는 전략을 갖고 있죠. 다시 말해서, 물류 시장의 흐름은 거의 아마존이 만들어가고 있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아마존이 만들어내는 물류 로봇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기도 하죠. 

[참고기사: 아마존이 만든 로봇 총정리]

각설하고. 일단 여기 영상부터 한 번 보시죠. 로봇팔이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이름은 스패로우. 아마존이 지난해 하반기 공개했습니다. 스패로우가 하는 일은 창고 재고에서 주문이 들어온 개별 제품을 감지하고 선택, ‘토트’라고 하는 바구니로 옮기는 겁니다. 로봇 앞에 달린 카메라로 사물을 인식하고 판별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하고요. 그래서 아마존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스패로우가 분별할 수 있는 상품의 항목은 수백만 가지라고 합니다.

스패로우가 팔 역할을 하면서 상품을 바구니에 담는다면, 이 바구니를 포장 센터로 옮기는 발 역할은 누가 할까요? 스패로우 전에, 아마존이 지난해 6월에 공개한 ‘프로테우스’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그냥 조금 커다란 로봇 청소기처럼 생겼습니다. 자율주행 로봇인데요. 

이것도 영상을 잠깐 볼까요? 카트가 채워지면 그 카트 밑으로 들어가서 받힌 후에, 그대로 이동합니다. 상자들을 작업자가 원하는 곳으로 옮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카메라와 라이다 같은 센서를 활용해서 앞에 사람이 있는지 사물이 있는지를 감지하고요. 또 실내 주행을 위한 고정밀 지도를 그려내는 능력을 갖고 있죠. 

아마존은 이 프로테우스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의 주행 로봇 ‘키바’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그 키바는 사람과 떨어진 곳에서 정해진 길로만 움직이도록 고안됐다면 프로테우스는 사물 인식과 내비게이션 기능을 강화해서 사람과 섞여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이 프로테우스와 같은 카트 이동 기술은 국내에서도 여러 로봇 회사들이 만들어내고 있고, 국내 물류창고나 센터들에서도 도입을 위한 실증 사업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마존은 최근에 이 스패로우-프로테우스가 연계된 시스템을 조금 더 고도화해서 새로운 로봇 물류시스템으로 ‘세콰이어’를 공개했습니다. 아주 따끈해요. 최근 발표한 거라서요. 컨테이너화 된 토트(바구니), 다양한 로봇 팔, 이동형 로봇,  갠트리 시스템, 직원의 작업대와 같은 것들이 모두 통합된 전체 시스템 개념입니다.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 번 볼까요?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이동형 로봇은 상품이 담긴 토트를 갠트리로 운반해 옵니다. 갠트리는 크레인처럼 세워져 있는 장비로, 토트를 채우거나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직원에게 보냅니다. 직원은 작업대에 서서 일을 합니다. 허리를 굽히거나 까치발을 들어 높은 곳에 있는 상품을 꺼낼 필요가 없습니다. 허벅지에서 허리 높이의 작업대에서 상품을 꺼내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낮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업자가 상품을 꺼내 패킹(포장) 센터로 보내면 로봇팔 스패로우는 토트를 다시 가득 채우기 위해 남은 재고를 합칩니다. 다시 채워진 토트는 가장 효율적인 공간에 보관된다고 하죠. 사람과 섞여 일하되, 사람의 움직임은 거의 최소화한 프로세스입니다. 

또 하나, 세콰이어는 별개로 아마존은 바퀴로 구르는 게 아닌 다리로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 ‘디짓’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처럼 두 개의 팔과 두 개의 다리가 달린 로봇인데요, 두 다리로 걷고 허리를 숙여 물건을 집고 들어올리는 등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바퀴달린 로봇, 위치가 고정된 로봇팔과 달리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에도 도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퀴달린 로봇이 갈 수 없는 공간에 있는 상품도 집어 올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일단 토트 안에 상품이 없을 때 그 토트를 집어 옮기는 역할을 디짓에 맡길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마존은 이 로봇을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 어질리티 로보틱스(Agility Robotics)라는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개발 중입니다.

아마존이 이런 로봇을 만드는 데는 몇가지 배경이 있는데요. 우선 물류센터 환경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습니다. 아마존의 2021년 고용 보고서에는 아마존 신입 직원 3분의 2가 90일 전 퇴사한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물류 창고에서는 낮은 임금에 높은 노동강도가 문제가 되어 사람들이 자꾸 나가면, 아마존은 현장에 필요한 사람을 채우기 점점 어렵게 되겠죠. 최근에는 그래서 물류센터 노동자에 대한 임금 인상안을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에 대한 비판, 인건비 상승과 안정적인 노동력 수급, 생산성과 효율성 상승에 대한 압박 등 여러 이유가 아마존을 로봇 개발에 매진하게 하는 이유가 되겠네요.

영상제작_ 바이라인네트워크 <임현묵 PD> <최미경 PD>
글_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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