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 SW 만드는 중견기업 한숨…MAS 적용 미뤄졌지만 걱정은 여전

상용 소프트웨어(SW)의 공공조달 절차 변경이 미뤄졌다. 중견기업의 다수공급자계약(MAS) 제도 적용 시점이 반년 연기됐다. 유예기간을 보내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아직도 시행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현장에서는 혼란이 감지된다. 특히 외산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 큰 부담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조달청은 지난달 ‘상용 SW 제3자 단가계약 업무처리기준 및 추가특수조건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제3자 단가계약, 즉 수의계약 대상에서 중견기업을 제외하는 게 골자로, 당초 내년 1월 시행에서 7월로 6개월 미루는 내용이 담겼다.

2021년 개정된 ‘상용SW 제3자 단가계약 업무처리기준’에 따른 유예기간은 올해까지였다. 본래 내년부터는 직접 솔루션을 개발하고 생산한 중소기업의 굿소프트웨어(GS)·보안공통평가기준(CC)  인증 제품을 제외하고, 대기업과 외산제품 공급사와 함께 중견 SW 기업 또한 2단계 경쟁 방식인 MAS를 적용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또 한 번 시행이 밀렸다. 조달청은 업계의 요구, 기획재정부와의 세부 기준 협의 등을 연기 사유로 제시했다. 또한 MAS 제도 확대에 따른 시스템 개편도 이유로 내놨다.

중견 SW 기업들은 일단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안랩을 비롯해 ▲한글과컴퓨터 ▲티맥스소프트 ▲한국정보인증 ▲이니텍 ▲씨큐아이 ▲LGCNS 등이 이번 결정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한 중견 SW기업 관계자는 “아무래도 (MAS 적용이)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일단은 한숨 돌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 홈페이지 화면. 상용SW를 비롯해 IT 제품 ·의 공공 조달 플랫폼이다.

안심하기는 이르다. 조금의 시간을 벌었을 뿐 대기업,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펼쳐야 하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에 우대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지켜봐야겠지만 제도가 바뀌면 지금보다 (공공조달) 수주가 어려워지지 않겠나”라며 “수주를 해도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까지는 수의계약으로 SW를 정부나 공공기관에 납품했던 상황에서, 경쟁입찰을 거치는 형태로 제도가 바뀌면서 가격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당초 형성된 SW 가격대는 뒤로 하고 상대적을 싼 제품을 찾을 거란 우려다.

아직 구체적인 평가지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결국 사업 수주의 열쇠는 가격이 될 거라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외산 SW의 시장 장악도 우려했다. 중견기업에 비해 자본력이 크고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글로벌 기업이 출혈을 감수하고 사업을 따내기 시작하면 설 자리를 잃을 거란 걱정이다.

그는 “중견기업의 부담만 가중시켜 생태계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국산SW의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 만큼 외국 기업과 비교해 국산 우대 정책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달청 측은 “수요기관과 업계의 사전준비, 시스템 안정화와 계약 공백 최소화 등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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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중국은 공공에서는 자국산 SW만 쓰도록 아예 당에서 못을 받는 정도이고 민간에서 자국산 SW를 쓸 경우 비용의 30%를 당이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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