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23] ‘빛강선’ 그는 대체…소통으로 만든 로스트아크 신화

‘로스트아크’의 아버지가 그간 희로애락이 섞인 고생담을 게이머들에게 전파했다. 12년의 시간 동안 로스트아크를 이끌며 느낀 소회와 함께 게임 디렉터로서 나아갈 방향을 조언했다. 특히 열린 소통과 진솔함을 통해 내부 팀원들과 유저 모두의 마음을 어루만지라는 게 그가 강조한 메시지다.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최고창의성책임자(CCO)는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의 컨퍼런스 ‘지콘(G-CON)’ 기조연설 연사로 나와 그동안의 개발 비화를 전했다.

로스트아크의 디렉터인 금강선 CCO는 훌륭한 게임 정책 운영으로 ‘빛강선’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게임 디렉터로는 이례적으로 게이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그는 이번 지스타에서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행사장에 그가 들어서자 몇몇 청중은 경외심 섞인 탄성을 내뱉었고, 인사말을 전한 뒤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로 로스크아크의 아버지를 환영했다.

금강선 스마일게이트RPG CCO는 투명한 소통을 로스트아크의 성공 비결로 제시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11년 개발에 착수한 로스트아크는 출시가 늦어지며 금 CCO의 리더십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3년여의 시간이 흘러도 빨리 성과를 내지 못하니 개발자들이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다. 반감이 싹트니 그에게는 일종의 레임덕이 찾아왔다.

거기서 돌파구로 선택한 게 바로 지스타다. 그는 팀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실제 유저들의 피드백을 위해 출품을 결정했다. 잠시 개발을 멈추고 지스타 2014 출품 준비에 나섰고, 지스타에서의 뜨거운 성원을 바탕으로 다시 개발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3번의 클로즈베타를 거쳐 2018년 11월 오픈베타에 들어간 뒤 드디어 시즌 1이 베일을 벗었다. 초반 기세는 좋았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6관왕을 차지하고 2018년 구글 검색 1위에 오르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게임의 여러 구조적 문제와 미숙한 운영으로 각종 지표가 실패를 가리키기 시작했다.

바로 위기를 인지한 금 CCO는 3개월만에 시즌2를 내놨다. 지켜야 할 가치와 버려야 할 가치를 명확히 구분하는 데 집중했다. 기존의 약점으로 꼽혔던 엔드콘텐츠 부재도 ‘군단장 레이드’ 도입으로 해소했다. 금 CCO는 “실패를 빨리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실패에 너무 빠져들어 염세주의에 빠지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발부터 출시까지 7년간 쌓은 게임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동기부여에 집중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현재 로스크아크는 하루에만 123만명이 접속하는 글로벌 MMORPG로 성장했다. 금 CCO는 로스크아크의 성공 비결로 ‘소통’을 꼽는다. 레임덕이 왔을 때도 개발자들이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작업을 전달했고, 실패에도 과도하게 매몰되지 않았다.  그는 “동기부여가 된 콘텐츠는 완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텍스트보다는 이미지가 들어간 설명으로 팀원 간 생각의 간극을 좁혔다”고 밝혔다.

금COO는 어릴 적 야구와 추리소설, 음악 등 아버지로부터 배운 다양한 문화적 소양이 지금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내부 소통뿐 아니라 실제 유저들과의 스킨십도 강조했다. 특히 만약 서비스에 문제가 일어났을 때는 가장 진솔한 말로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진짜로 미안하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미안한 마음 없이 억지로 하는 사과는 유저들에게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책임자가 직접 사과문이나 공지를 작성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 공지에 영향을 받을 팀매니저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사과나 공지가 실제 효과를 내도록 다듬어야 한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금 CCO의 부친이 함께 자리했다. 객석에 앉은 아버지를 소개한 그는 “게임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며 “항상 여러분께도 좋은 부모님이 물려주신 무언가가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박 나세요. 실패했을 때 다시 할 수 있는 용기와 기회가 있길 바랍니다.” 

윈스턴 처칠의 명언으로 강연을 마무리한 그는 객석의 아버지에게 박수를 부탁했다. 청중들의 오랜 박수가 이어지자 그의 눈가에는 잠시 눈물이 비치기도 했다. 강연이 끝난 뒤에는 그와 사진을 찍으려는 청중들이 몰려 빛강선의 인기를 증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부산=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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