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코드 감춘 레드햇, 그 대안이 되고 싶은 수세

리눅스 업계는 최근 레드햇이 던진 폭탄 때문에 시끌시끌하다. 레드햇이 자사의 기업용 리눅스인 RHEL(Red Hat Enterprise Linux) 소스코드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를 표방하며 지금까지 성장해온 회사가 갑자기 소스코드를 감추기 시작한 것이다.

(관련기사 : 지금 오픈소스 업계에서 벌어지는 논쟁)

여기에 레드햇은 센트OS 7의 지원을 2024년 6월에 종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센트OS는 RHEL를 복제한 무료버전의 RHEL이다. 즉 RHEL의 소스코드를 감추고, 센트OS의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레드햇은 RHEL을 이용하려면 돈을 내라는 압력을 시장에 가하고 있는 셈이다.

무료로 레드햇의 기술을 이용하던 기업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지만, 경쟁사들에게는 레드햇의 이런 행보가 기회가 될 수 있다. 오픈소스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레드햇이 틈새를 내준 셈이기 때문이다.

그 대항마로 떠오르는 1차 후보는 수세다. 수세 리눅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리눅스 배포판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레드햇에 적지 않은 격차로 밀려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레드햇의 욕심(?)은 수세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레드햇이 일반 대중에게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수세는 자신이 RHEL 호환 배포판을 지원하겠다고 자처하고 나섰다. RHEL 복제품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1000만 달러를 지출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웠다. 지난 주 첫 소스코드를 공개한 바 있다.

수세는 이어 오라클, CIQ 등과 함께 오픈ELA라는 협회를 구성했다. 오픈ELA는 RHEL과 호환되는 기업용 리눅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레드햇이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으면 리버스엔지니어링 해서 소스코드를 커뮤니티에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세가 이렇게 적극 나서는 것은 시장에서 레드햇의 대안임을 시장에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레드햇은 오픈소스 정신을 버렸고, 수세가 그 정신을 지키는 수호자”라는 포지셔닝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조셉 가르시아 수세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프소스의 가장 기본 원칙은 변경된 소스코드를 커뮤니티에 공개하는 것”이라며 “레드햇은 오픈소스 본질과 정신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RHEL 복제품이 늘어나는 것은 오픈소스가 확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일이라던 레드햇이 이제는 RHEL 복제가 오픈소스 생태계를 망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매우 아니러니 한 일이며 오픈소스 업계에서 레드햇만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조셉 가르시아 총괄이 수세에 합류하기 전까지 레드햇에서 17년간 근무한 인물이라는 부분이다. 수세의 현 CEO 역시 레드햇의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를 지냈던 디르크 피터 반 리우벤다. 현 재 수세는 사모펀드인 EQT가 소유하고 있다.

최근 수세는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됐다. 지난 2021년 IPO를 진행했지만 2년만에 상장폐지하고 다시 비공개 기업이 됐다. 가르시아 총괄은 다시 비공개 기업이 된 것은 투자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세는 레드햇이 보인 빈틈을 공격적으로 벌려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영업인력을 30% 늘렸고, 한국은 기존보다 두 배 많은 인력을 배치했다.

가르시아 총괄은 “현재 전방위적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 변환이 진행 중”이라며 “수세는 온프레미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네이티브 등 모든 환경을 지원하고 상호운용성이 뛰어나면서 고객들에게 경쟁사 대비 탁월한 제안(offering)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