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PM들이 알뜰배달 출시 때 겪은 고난과 해결법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면서 여러 고객군을 마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있고요. 플랫폼에 입점해 음식을 파는 점주들이 있죠.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라이더도 핵심 고객입니다. 이들이 없으면 ‘배달’의민족이 될 수 없죠.

우아한형제들에는 라이더를 대상으로 한 앱 ‘배민커넥트’가 있습니다. ‘배달’을 하는 ‘라이더’가 주 이용자인 만큼, 앱을 운영하는 입장에서의 고민도 일반 커머스와는 다른 결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올해 배달의민족이 야심차게 내놓은 묶음배달 서비스 ‘알뜰배달’을 라이더에게 어떻게 알릴지 고민에 빠졌던 이들이 있습니다.

1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된 ‘우아한테크콘퍼런스 2023’에서 김해니 우아한형제들 라이더서비스팀 PM팀장과 입사 1년차 윤예지 라이더서비스팀 PM은 ‘수다쟁이들의 문제 풀이법: 라이더서비스팀 PM이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방법’이라는 섹션으로 알뜰배달 출시까지의 과정을 다뤘습니다.

알뜰배달 출시와 함께 닥쳐온 PM의 시련

배민커넥트 앱을 만드는 라이더서비스팀은 알뜰배달 출시를 예시로 우아한형제들의 PM 문화와 애자일 조직에서의 과제 해결법을 발표했는데요. 현장에서는 우형의 노하우를 알기 위해 찾은 주니어 PM들부터 시니어 연차의 사람들까지 바닥에 앉아 발표를 듣는 걸 볼 수 있었네요.

라이더서비스팀이 배민1 알뜰배달이라는 서비스를 마주했을 때 겪은 고난은 한둘이 아닙니다. 우선 이들은 알뜰배달을 “소비자는 배달팁을 아낄 수 있고 라이더 입장에서는 최적 경로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는데요.

기존 배민1 서비스라 하면 한 번에 한 건의 주문을 배달하는 방식(현 배민1 한집배달)이죠. 점주의 가게와 소비자의 집을 그대로 연결하면 되는 한집배달과 달리, 알뜰배달은 여러 건을 묶어 복잡한 경로가 됩니다.

배달 운영 구조 변화에 따라 배달료 계산 방식도 달라집니다. 한집배달은 가게부터 이용자까지 거리를 따져 기본 요금에 거리 요금이 붙은 방식이었다면요. 알뜰배달은 픽업요금, 전달요금, 구간요금을 별도로 계산합니다. 라이더가 픽업을 하면 픽업요금과 전달요금이 우선 책정되고, 이후 각 배달에 따른 구간별 거리가 각각 책정됩니다. 만약 1번 배달과 2번 배달이 있다고 하면, 구간 요금은 두 배달 사이 거리를 빼고 요금을 추산하죠.

(다소 복잡하니, 이전 기사로 설명을 갈무리합니다.
참고해보세요! : 배달의민족 알뜰배달, 누구에게 이득이고 누구에게 손해인가 )

배민커넥트는 라이더를 위한 앱. 라이더서비스팀 PM들은 화면 내 알뜰배달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도 고민했습니다. 추천 배차 화면이 띄워지는 시간은 고작 60초. 알뜰배달을 제안하는 콜카드를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고민한 거죠. 김 팀장이 알뜰배달 출시 5개월 전부터 고민한 사안들을 살펴보면요.

운행 중 보는 화면에서의 콘텐츠 배치
한집배달과 알뜰배달의 구분
‘알뜰배달’이라는 단어를 라이더에게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
알뜰배달 배차 수락률을 높이는 법
라이더에게 배달료 계산 기준을 설명하는 것
함께 계산된 배달 정보 표출 방법

등이네요. 다양하죠?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우아한형제들 라이더서비스팀은 어떻게 했을까요?

우아한형제들 PM들의 문제 해결법

 

1. 라이더앱 담당자들을 위한 공간 분리

윤 PM은 “업무 몰입을 위해 라이더 앱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처음에는 78명이 이 프로젝트를 위해 뛰어들었는데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지요, 나중에는 알뜰 배달 라이더 앱과 관련된 소수의 인원만 모아 “업무에 울타리를 명확하게 쳤다”고 합니다. 협의도 용이해졌고요.

2.담당자와 이슈 논의-미팅 전 문서 소통부터  

또 완성된 기획안보다 담당자와 이슈를 논의해 기획을 같이 완성해가는 방안도 나왔습니다. 김 팀장은 “알뜰배달 경우, PM이 문제를 정의하고 구현내용을 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슈가 나올 때마다 운영자, 개발자와 병렬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 업무 방식이 담당자들과의 이해도를 맞추는 데에 용이했다고요. 김 팀장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정리한 기획을 이해하기 위해 1~2주를 고민한 PM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맥락을 쫓아가기도 어렵다”며 “이슈별로 문서를 만들어 개념정의와 AS-IS 정책을 같이 정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알뜰배달 준비 당시 미팅 전 문서로 소통해 사안에 대한 이해 수준을 맞추는 데에 공을 들였습니다.  김 팀장은 “미팅부터 잡아서 서로를 보고 즉답하기보다는 서로 이 안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각자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만들고 미팅에서 최종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이 과정에서 미팅이 필요 없어지는 경우도 생기고요. 실제 문서는 질문 내용/ 질문 목적/ 질문자/ 답변 기대 담당자/ 답변 내용/ 협의 완료 여부를 포함했다네요. 

3.문제는 ‘라이더’가 제일 잘 안다

결국 배민커넥트 앱 사용자는 라이더입니다. 알뜰배달을 출시하기 전부터 현장 라이더의 목소리를 듣는 걸 중시했다고 하는데요. 출시 전부터 앱 리뷰, 이메일, 커뮤니티 등을 살폈으며 오픈 전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라이더를 만나는 과정에서 우아한형제들이 확인한 건 배달료’가 라이더의 수락률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배차 수락 화면 경우 배달료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과정을 거쳤으며, 2건이 한 번에 배차되는 배달은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하도록 ‘총배달료’로 표시했다고 합니다.

또 PM으로의 욕심을 내려놓고 적재적소에 정보를 배치하는 선택도 했는데요. 배달료 계산 기준은 툴팁으로, 배달 직후 정산 화면에서 함께 계산된 배달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배치했다고 하네요.

알뜰배달 출시 전 라이더향 용어도 새롭게 정의했습니다. 알뜰배달이 소비자에게 알뜰하지만, 수익활동 측면에서 ‘알뜰’이라는 용어는 불쾌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데요. 그 결과 기존 한집배달은 라이더에게는 ‘바로배달’, 알뜰배달은 ‘구간배달’로 이름 지었습니다.

라이더뿐만 아니라 배달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운영단에서의 의견도 수렴했네요. 콜카드에 ‘바로’인지, ‘구간’인지를 기입하기로 결정한 게 바로 그것입니다. 김 팀장은 “운영자분께서 라이더 입장에서 이 배달을 수락하면 한 집만 빨리 갔다 오면 되는 건지, 아니면 하나 더 할 수 있는지 예상하는 건 수락부터 아예 다르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네요. 그 결과, 콜카드 좌측 상단에 ‘바로배달’과 ‘구간배달’ 태그를 삽입했습니다.

라이더 업무 환경도 고려해 베타테스트가 가능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라이더 업무 특성상, 도로 위라는 외부 운영 환경이 산만하고요, 소음도 잦기 때문이라는데요. 세밀한 환경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바로 기획해서 내보내기보다는 베타테스트를 거치고자 한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입니다. 사용자를 위한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안도 고민하고요.

한편, 우아한형제들의 라이더서비스팀은 애자일 조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애자일 조직이란 애자일 방법론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업무를 위해 개발자, PM 등 다양한 업무를 맡은 이들을 한 조직으로 묶는 걸 의미합니다. 우아한형제들 라이더서비스팀 경우 PM과 프론트엔드 개발자, 백엔드 개발자가 애자일 방식으로 일하고 있네요.

이들만의 업무 협업 방식도 있는데요. 윤 PM은 “2주마다 함께 계획을 세우고 데일리 스크럼을 통해 매일 아침 할일과 이슈 공유, 2주의 마지막에는 2시간씩 회고로 계획이 잘 진행되었는지 점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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