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비수기 9월에 약진한 쿠팡이츠, 요기요 제칠까?
9월은 배달 앱 이용자가 줄어드는 비수기다. 밖으로 나가기 좋은 날, 소비자들의 주문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른 배달 앱 이용자가 줄어드는 그 계절에, 쿠팡이츠의 이용자수는 홀로 성장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AOS+iOS 기준)는 425만6461명을 기록했다. 전달 대비 약 19만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반면 주요 배달앱 MAU는 9월 들어 모두 하락세다. 배달의민족의 9월 MAU는 1954만명으로 직전달 대비 약 63만명 줄었다. 요기요 9월 MAU는 약 588만명으로, 같은 기간 약 65만명 감소했다. 대표적인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약 31만명으로 이용자가 약 3만명 감소했으며 신한은행이 출시한 땡겨요는 9월 약 47만명을 기록해, 직전달 대비 10만명 가량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배달앱 3사 중 쿠팡이츠만 성장세를 보인 이유로는 쿠팡 와우 멤버십을 꼽는다. 쿠팡이 와우 멤버십 일환으로 횟수 제한 없이 주문 금액 5~10% 할인 받을 수 있는 ‘와우할인’을 내놨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로 시작한 뒤 정규 혜택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김범석 쿠팡 의장은 전국 확장을 예고했다.
이 때문에 쿠팡이츠가 배달앱 시장에서 2위로 올라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이츠는 한때 한집배달 서비스로 급성장하며 배민 독점 체제를 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으로 인한 배달앱 시장 침제와 미국에서 상장한 이후 쿠팡 본사의 수익성 강화 정책으로 인해 최근에는 침체기에 있었다. 그러나 와우 멤버십을 활용한 전략이 통하면서, 다시 반전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반면 요기요는 올해 들어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실질적인 결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출시한 ‘요기패스X’가 있다. 이는 월 9900원에 배달을 무제한 무료로 이용 가능한 구독 서비스다. 그러나 신규 이용자 유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요기요가 요기패스X를 출시한 5월 월 이용자 수는 약 668만명이었으나 7월에는 663만명, 8월에는 685만명을 기록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라는 고래 싸움에 등이 터졌다는 이야기다. 요기요 관계자는 “9월 전체적인 평균 구매 단가와 주문 수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쿠팡이츠가 성장을 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와우 멤버십을 등에 업은 것 치고 성장세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배달 업체 관계자는 “배달 비수기에 쿠팡의 자본을 들고 이용자 수를 늘린 것은 의미가 있지만, (현재의 성장 속도로는) 이미 성숙기에 이른 배달 시장의 판도를 뒤집기 어려운 상황”고 말했다. 이미 배달의민족이 독과점 주자이며, 쿠팡이츠를 끊임없이 경계하는 상황에서 더 큰 확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