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가상인간 ‘로지’ 매물설? 업계 고민 들어보니

1세대 가상인간 로지 매물설
등장 첫해 수준으로 매출 주는 등 활동 뜸해져
로커스엑스 “매물설 사실 아냐, 모델 계약 계속”
자체 콘텐츠 스토리 기획 중요…“제작보다 매니징 어려워”

1세대 가상인간(버추얼 휴먼)을 대표하는 ‘로지(Rozy)’가 매물설에 휩싸였다. 로지는 지난 2021년 신한라이프 광고에 처음 출연해 버추얼 휴먼 모델 열풍을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로지 이후 등장한 가상 인간 모델이 1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업계에서는 가상 인간 1호인 로지 매물설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업계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매물설을 접했을 정도다. 가상인간 관련 업계의 복수의 관계자는 ‘로지가 매물로 나왔다더라(나온다더라)’ 소식을 전했다. 한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도 로지에 관심을 가지고 해당 소식을 진지하게 봤다”고 귀띔했다.

업계엔 ‘누가 로지를 샀다(산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뜬소문일 수 있는 상황이다. 로지 개발사이자 매니지먼트사인 로커스엑스 측은 이 같은 매물설에 대해 매물로 내놓은 바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회사 간판 지식재산(IP)으로 “계속해 모델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게 회사 측 답변이다. 현재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로지 매물설이 번지는 이유는 1세대 버추얼 휴먼의 부진과 맞닿아 있다. 반짝 인기를 끈 단순 인플루언서에 그쳤기 때문이다.

로지를 비롯해 버추얼 휴먼 초기에는 등장 자체로도 흥미를 이끌었지만, 이제 시장에서 신선함을 잃은 상황이다. 가상인간으로 기존 광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손 맞추기도 쉽지 않다는 게 현업 관계자의 전언이다. 가상인간은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 수작업이 필요하다. 광고 촬영이 아닌 제작에 들어가야 한다. 짧게는 2,3일, 길게는 몇 주가 걸리기도 한다. 하루 촬영하고 이후 편집으로 끝내는 광고 업계 생리와는 딴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간 인플루언서는 챌린지 영상을 찍으면 바로 내보내면 되지만 가상 인간 인플루언서는 (결과물) 변환까지 2~3일 정도 걸린다”며 “경쟁력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로커스엑스에 따르면 등장 첫 해인 2021년 로지 관련 매출은 18억원, 지난해에는 40억원까지 이르렀으나 올해 들어서는 원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로커스엑스의 본사이자 네이버웹툰 계열사인 로커스는 최근 애니메이션으로 방향을 잡고 계속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가상 인간 인플루언서 인기가 시들한 가운데, 이제는 인플루언서 자체 콘텐츠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2세대 가상 인간이 지속성을 가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체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세계관에 맞는 콘텐츠를 꾸준히 내는 버추얼 휴먼이 아직까지 괜찮은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만드는 건 쉽지만 매니징하는 것이 어렵다”며 “버추얼 휴먼이라는 특징 하나만으로 IP의 생명력을 가져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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