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 기업 WEKA는 왜 AI를 외쳤나
“데이터 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해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과 활용 극대화를 지원하겠다.”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DS) 기업 ‘웨카(WEKA)’가 한국에 상륙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비즈니스는 펼치고 있었지만 이달 초 지사 설립과 함께 본격 출사표를 냈다.
출사표의 키워드는 AI다.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포부다.
웨카는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비즈니스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를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라고 소개하면서 “AI, 머신러닝, 생성AI와 고성능 컴퓨팅(HPC)을 통한 혁신을 도모하는 기업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설립 10년을 맞은 웨카는 SDS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운다. SDS는 스토리지 인프라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SW)와 물리 스토리지 하드웨어(HW)를 분리해 하나의 제어 SW만으로 여러 개의 스토리지 시스템을 관리하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물리 스토리지였다면 시스템 각각을 따로 관리했어야 하는 수고에서 자유롭고 데이터 이전도 훨씬 쉽다. 또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환경 모두에서 구동이 가능해 데이터 통합 관리도 수월하다는 게 웨카의 설명이다.
웨카는 자신들의 SDS 제품군을 ‘데이터 플랫폼’으로 통칭한다. 리란 즈비벨(Liran Zvibel) 웨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의 단기적 미션은 AI 데이터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관리 분야의 리더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대한 접근을 통합,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며 “AI(모델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있어 웨카의 솔루션이 없으면 통합에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튜닝 검증에도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데이터 저장과 관리 과정이 유연한 SDS의 장점을 살려 AI 모델 개발의 바탕이 되겠다는 의미다.
한국의 대표 고객사로 생성AI 스타트업을 내세운 것에서도 확인된다. 즈비벨 CEO는 “업스테이지의 700억 파라미터 LLM 개발 프로젝트에도 웨카 솔루션이 활용된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프라이빗 거대언어모델(LLM) 기술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LLM은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밀어 넣어 학습시키는 게 오류를 줄이는 첫째 관문이다. 같은 원천 데이터라도 SDS를 통해 관리하면 AI 모델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 높은 파라미터수의 LLM 개발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 데이터 관리 성능이 뒷받침된다는 게 즈비벨 CEO의 설명이다.
한편 웨카는 앞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엔비디아, 퀄컴, 히타치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새로 설립된 웨카코리아는 제조업과 설계 분야 시장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승훈 웨카코리아 초대 지사장은 “국내 AI와 고성능 컴퓨팅 생태계 확장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