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e스포츠의 민족 아닙니까? 아시안게임 금금동에 마지막 금 겨냥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출전 전종목서 메달 가시권
스트리트파이터V, 7세트 접전 끝에 김관우 선수 금메달
리그오브레전드, 적수 없는 압도적 실력차로 금메달
FC온라인 패자조 결승서 곽준혁 선수 동메달 획득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준결승 그룹A서 손쉽게 결승 진출
10월 1일 결승전서 중국 등과 금메달 다툼 전망

대한민국은 과연 ‘e스포츠의 민족’이었다. 제19회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 e스포츠 부문에 출전한 전종목에서 메달을 가시권에 뒀다. 출전 종목은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파이터V(5) ▲FC온라인(옛 피파온라인) 등 4개다.

나머지 3개 종목인 ▲왕자영요 ▲몽삼국2는 중화권 일부 시장에서만 인기를 끄는 게임으로 개최국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종목 선정에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도타(DOTA)2는 중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팀대전(AOS)게임이나, 상대적으로 국내 인기가 덜한 편이다.

‘FC온라인’ 메달 시상식 (출처: 아시아e스포츠연맹)

e스포츠 첫 메달은 지난 27일 FC온라인에서 나왔다. FC온라인 국가대표 곽준혁이 태국의 파타나삭 와라난과의 패자조 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2대1로 패배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FC온라인 종목은 개인전이다. 총 20개 국가에서 35인의 선수가 참가했으며, 32강부터 더블 엘리미네이션(두 번 지면 탈락) 방식으로 결승전까지 모두 3판 2선승제로 진행됐다. 곽준혁, 박기영 선수와 신보석 감독이 메달 사냥에 도전했다.

곽준혁 선수는 태국의 파타나삭 와라난과 패자조 결승전 초반부터 주거니 받거니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초반 득점을 허용한 곽준혁은 동점골을 통해 따라갔으나, 결국 세트 스코어 2대1로 마무리 지었다. 곽 선수는 “금메달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만 다음 번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놓치지 않겠다”며 “그동안 많이 지원해 주신 분들과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 주신 국민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트리트 파이터 V 김관우 금메달 획득 (출처: 아시아e스포츠연맹)

두 번째 메달은 스트리트파이터V에서 나왔다. 김관우 선수가 28일 결승전에서 차이니스 타이베이 샹 여우린과 7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 선수는 32강부터 4연승을 기록하며 승자조 결승전에 진출했고, 승자조 결승전에서 차이니스 타이베이 린 리웨이에게 세트 스코어 2대1로 승리하며 금메달의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출처: 한국e스포츠협회

김관우 선수는 1979년생인 만 44세의 선수다. e스포츠 대표팀 중에선 최고령이다. 그는 금메달 획득 소감을 말하며 눈물을 쏟아내면서도 어릴 적 오락실 에피소드를 풀어내 분위기를 띄웠다.

“오락실에서 격투 게임을 잘하면 근처 형들에게 끌려가서 항상 혼났고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임을 좀 하셨다 하는 분들은 다 경험이 있을 겁니다. 동네에서 맞아보지 않았다 하면 실력을 좀 의심스러운,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옆구리를 맞아가면서도 기술 콤보를 넣는 데 손을 놓지 않았던 의지로, 그만큼 강한 승부욕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30일엔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e스포츠에서 두 번째 금메달이다. 총 16개국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결선에 참가했고 조별리그(단판)부터 진행된 대회는 8강에서 결승전까지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3판 2선승제로 진행됐다.

출처: 한국e스포츠협회

리그오브레전드 대한민국 대표팀은 여타 대표팀과 압도적 실력차를 보였다. 25일 조별리그에서 홍콩과 카자흐스탄 대표팀에게 승리하여 8강에 진출했고 27일 8강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에게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승리하여 4강에 진출했다. 이어서 28일 4강전에서 중국 대표팀마저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이겼다. 중국 대표팀은 가장 강력한 상대로 평가받았다. 중국을 잡은 한국 대표팀은 29일 차이니스 타이베이 대표팀과 결승전에서도 낙승했다. 세트 스코어 2대0이다.

특히 한국 대표팀은 세계 최고 선수로 평가받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주장)가 감기몸살 등 컨디션 난조를 겪으면서 8강부터 결승전까지 경기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상혁 선수는 카자흐스트탄과의 예선전에만 출전했다. 페이커 출전 없이도 결승전까지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승리했고, 단 한 번의 세트 패배 없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명실상부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최강국 입지를 재확인했다.

한국 대표팀 주장 이상혁은 “이 순간을 위해 약 한 달을 열심히 달려왔다. 좋은 동료들과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금메달이 국민들께 좋은 추석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일동

이날 오전 10시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종목 대한민국 팀이 준결승 경기를 진행한 끝에, 종합 순위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가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보인 포부대로 금메달에 점차 다가서는 중이다.

<관련기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中 잡고 아시안게임 금빛 과녁 쏜다>

준결승 그룹A에선 경기 초반에 차이니즈 타이베이에 밀리기도 했으나, 점차 컨디션을 되찾으며 후반으로 갈수록 여타 팀과 거리를 뒀다. 특히 스테이지마다 이동하는 운전 구간에서 상대 팀과 격차를 벌렸다. 결승전은 10월 1일 오후 8시(한국시간) 예정돼 있다. 준결승 그룹B 경기는 우승 후보인 중국과 홍콩의 결승 진출이 유력하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이 금메달을 다툴 전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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