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특집] 어디도 가기 싫다면, 이걸 보세요

연휴가 엿새다 보니까, 조금 마음 넉넉하게 콘텐츠 보는데 시간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 가는 것도 좋지만, 침대에서 뒹굴 거리고 과자 까먹으면서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는 기분이란 송편보다 꿀맛. 저만 그런가요? 거두절미하고, 콘텐츠 추천 바로 들어갑니다

요즘은 OTT의 시대니까 우선 넷플릭스 신작입니다. 다 새로 나온 콘텐츠라 아직 저도 못봤습니다만, 넷플릭스에서 소개하는 것 중 재미있어 보이는 걸 골라왔습니다.

먼저, 혹시 ‘더지니어스’나 ‘피의게임’ 같은 추리 예능 좋아하시나요? 지난 26일,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데블스 플랜’이 시작했습니다. ‘최고의 두뇌 플레이어를 가린다’니, 소개부터 흥미진진하죠. 스스로 이렇게 홍보하려면 정말 재미있어야 할 텐데 저도 기대 반 불안 반입니다. 일단 출연진은 매력있습니다. 머리가 좋은 배우로 알려진 하석진 씨나, 요즘 넷플릭스 시사회 사회를 휩쓸고 있는 박경림 씨, 여행 예능으로 주가를 올린 곽준빈 씨, 그리고 전직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인 기욤 패트리 등. 한 말빨 할 것 같은 출연진이 포진해 있네요. 총 12부작인데, 오는 10월 10일까지 모두 완결됩니다.

27일 공개한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도 제가 미리 찜해놓은 영화입니다. 무려, 오이 씨(베네딕트 컴버배치, 그의 얼굴이 다소 길다는 데서 붙은 애정어린 별명)가 나오죠. 영국 드라마 ‘셜록’에서 그의 팬이 된 이후로 컴버배치가 나오는 콘텐츠는 가능한 챙겨보는 편입니다. 보다보면 세상 이렇게 잘생기고 지적이고 멋있는 사람이 없죠. 아, 대략적인 스토리를 소개해야 하는군요. 속임수를 쓰기 위해 비범한 기술을 배우는 부자 헨리 슈거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세상에, 또 이런 소재 엄청 매력 있는데요. 속고 속이고 쫓고 반전 있고 그 와중에 화면 화려하고. 정신 쏙 빼놓고 보기 좋겠습니다. 할리우드 대표 비주얼리스트 웨스 앤더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고 합니다.

자, 왓챠로도 가볼까요. 요즘 제가 애정하고 있습니다. 토종 OTT인데 최근 상황은 썩 좋지 않아요. 좋지 않은데 왜 애정하느냐? 여기에 상당히 괜찮은 영화와 드라마가 많은데 왓챠가 문을 닫으면 그걸 못볼거 아닙니까. 심지어 왓챠는 추석 기간 이벤트도 합니다. 다음달 3일까지 연휴 기간 동안 왓챠개봉관에서 추석 맞이 콘텐츠를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는데요, 여기에는 최근 개봉작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들어가네요. 그러니 여러분, 우리 마음 넉넉하게 왓챠를 응원해보아요.

시간이 좀 넉넉하다면 시리즈물을 봐도 되겠죠. 드라마 하나 가져와봅니다. 제목은 ‘최애’. 총 10부작이고요, 원래 일본 드라마는 취향이 아니었는데 이 작품을 보고 생각이 조금 바뀌고 있습니다. 요시타카 유리코와 마츠시타 코헤이, 이우라 아라타가 출연합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유능한 사업가 사나다 리오가 어느 날 살인사건의 중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의 출석 요청을 받습니다. 그런데 그 담당형사가 15년 만에 마주치게 된 리오의 첫사랑이고요. 드라마는 둘의 풋풋한 사랑이 이어졌던 15년 전과, 형사와 증인으로 재회한 현재. 그리고 그 사이에 각자 살아온 세월 등 세 부분으로 쪼개져 흐릅니다. 저는 현재 3화 까지 봤는데 배우들의 연기, 특히 눈빛 연기가 좋습니다. 장면이 예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고요, 누가 진짜 범인인지를 추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왓챠의 ‘인디그라운드 추천 독립영화’ 코너에도 가봅니다. 이동휘 배우가 열연한 ‘메소드 연기’. 거식증 환자 연기를 하면서 정말 금식을 해 ‘진짜 배우’라는 찬사를 받는 배우를 이동휘 씨가 연기합니다. 그 촬영현장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는데요. 이 배우의 마지막 표정 연기가 압권입니다. 눈은 슬픈데, 입은 웃고 있고, 그런 명 연기를 바라보는 스탭들의 표정은 더 의미심장합니다. 29분으로 짧으니까 부담도 적죠.

혹시 가까운 곳으로 잠깐 외출을 할 의향이 있다면, 극장 개봉작으로는 개인적으로 ‘거미집’이 눈에 띕니다. 역시 추석 연휴에 개봉합니다. ‘달콤한인생’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의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고요, 송강호와 임수정, 오정세 등의 연기파 배우가 출연합니다. 이미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만들고 싶은 감독이, 이틀의 말미를 얻어 추가 촬영을 하는 과정을 그린다는데요. 엇, 여기도 촬영 현장을 다룬 영화군요. 1970년대 영화계의 모습을 담았고요, ‘하녀’를 만든 고 김기영 감독을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칸 영화제 비경쟁 부분에 초청받아 12분이나 기립박수를 받았단 일화가 있고요, 여기저기 추천사를 보니 ‘영화 역사에 대한 헌정 영화’라는 평가도 있네요. 영화 속 영화 제목도 ‘거미집’, 진짜 영화 제목도 ‘거미집’이란 부분도 재밌고요. 무엇보다, 김지운 감독은 스스로 “킥킥대면서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습니다.

만화로 가볼까요. 누워서 스크롤만 하면서 보기엔 웹툰이 제격이죠. 일부러 완결이 난 작품을 살펴봤습니다. 한참 신나게 보다가 중간에 딱 끊기면 다음이 궁금해서 미치겠거든요, 저는. 완결 다보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들지 않겠느냐고요? 지금 같은 때 정주행 안 하면 언제 합니까.

‘위아더좀비’. 얼마전에 만화를 매우 잘 아시는 분들이 언급한 만화라 신뢰를 가지고 열어봤는데, 역시는 역시였습니다. 사방이 좀비인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정답. 좀비인 척 한다. 맞습니다. 정부가 지정한 좀비 격리 구역에 갇힌 청년들의 분투를 다뤘습니다. 2020년 지상최대공모전에서 대상, 2022년 부천만화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심사평을 보니 “사회적인 이슈인 청년문제라는 어려운 담론을 유머러스하게 녹여낸 작품으로 서사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작품”이라는 극찬을 했네요.

게다가 이 작품을 지금 읽으면 좋은 게 뭐냐면, 원래 완결작은 시간이 지나면 유료로 전환되거든요. 근데 ‘위아더좀비’는 이제 막 완결이 난 참이라 아직 유료전환이 안됐습니다. 여러분 지금이 기회입니다. 혹시 이 글을 보는 작가님들이 계시다면, 용서해주세요. 저는 연재 기간에 미리보기로 결제해서 봤어요. 유료 콘텐츠 결제가 생태계를 살린다!

이만배라고, ‘이걸 만화로 배워’라는 웹툰 플랫폼도 있습니다. 만화 보면서 왠지 공부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시간을 아끼고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플랫폼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한 번 발을 들였다가 지갑을 털리고 있습니다. 왜냐면, 재미있어서요. 그 기념으로 제가 결제한 콘텐츠 중 하나를 추천합니다. ‘고전 리뷰툰’인데요. 왜, 그런 책들 있잖아요? 하도 유명해 낯익어 읽어본 줄 알았는데, 사실 알고 보면 전혀 읽지 않은 그런 책들. 고전이 그런 경우가 많은데, 이 만화가 고전이 쓰여진 배경, 소설의 주요 내용 등을 요약해서 재미있게 전해 줍니다. 작가의 해설과 유머도 곁들여서요. 저는 제가 ‘프랑켄슈타인’을 읽은 줄 알았는데, 이 만화를 보고 아니었단 걸 깨달았습니다. 매력적인 작가, 메리 셸리를 여기서 만나보세요.

그냥 빵빵 터지고 싶다면(아니면 깔깔 정도), 웹소설 중에서는 ‘고수, 후궁으로 깨어나다’는 어떨까요. 특별히 스토리가 몰입되거나 아이디어가 아주 새롭진 않지만 그냥 보다보면 웃깁니다. 주인공인 천년비 캐릭터가 독보적인데, 닥친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이 자주 허를 찌릅니다. 제 경우엔 두 화 중에 한 번 정도는 현웃이 터지더라고요.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로맨스이긴 로맨스인데 로맨스 느낌 하나도 나지 않는 무협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참고로 현재 네이버에서 웹툰으로도 연재 중이고요.

여기까지 쓰고 보니 전체적으로 콘텐츠에 비슷한 맥락이 읽히네요. 주로 스릴러, 추리, 코믹 인데요. 어쩐지 취향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내년 설에는 견문을 넓혀서 돌아올게요. 이렇게 재미있는 콘텐츠를 보시다가,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면 저희 바이라인네트워크의 지난 기사스튜디오 바이라인의 영상을 보셔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합니다(부끄). 그러면 여러분, 행복한 추석 연휴 보내세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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