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스타트업, ‘어린이’에게 얼마나 진심인가요?

무신사 CFO로 불붙은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쿠팡풀필먼트서비스, 토스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컬리 “연내 정책 마련”

우아형제들 어린이집 운영 모범사례…야놀자 보육지원정책 마련

최근 온라인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 최고재무책임자(CFO)이 사내 온라인 미팅에서 “어린이집 설치하는 것보다 벌금 내는 게 더 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가 지난 11일 사내에 위탁 보육 시행을 발표하면서 일단락된 분위기지만, 이번 직장어린이집 설치 유무는 비단 무신사 만의 문제는 아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IT 기업들 또한 성장과 비용 사이에서 어린이집 설치를 고민하고 있다.

어린이집 설치는 일정 규모 이상 직장에서 법적 의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한다. 설치가 어렵다면, 지역 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체결하거나 근로자에게 보육수당을 제공해야 한다.

스타트업 출신 IT기업 중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를 미이행한 대표적인 기업은 컬리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 그리고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다. 지난 5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 미이행 사업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보육대상 영유아 수는 컬리 108명, 비바리퍼블리카 241명,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사업장 6개 기준 161명이다.

이 중 비바리퍼블리카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직장어린이집 관련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상황은 아니다.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어린이집 설치 의무 및 관련 조항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육아지원이 가능한 방안을 찾아 도입을 준비하며, 정부 취지에 맞춰 그 이상의 육아지원까지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쿠팡공동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쿠팡공동어린이집은 선릉과 위례에 위치해 CFS 임직원은 거주지에 따라 해당 어린이집 이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지적한 사업장인 대구, 목천, 양산, 창원, 평택 사업장 경우,  해당 물류센터 임직원이 서울에 위치한 사내 어린이집에 보육을 맡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쿠팡 측은 거주지 인근 어린이집 이용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시일은 전해지지 않았다.

반면, 컬리는 지역 어린이집 위탁보육이나 보육수당을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직장어린이집 설치에 대해서는 수요조사를 거치지는 않았으나, 해당 연령대 직원들을 파악했을 때 수요가 적은 것으로 파악해 설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컬리는 어린이집 설치 이행을 위해 우선 6세미만 자녀가 있는 구성원들의 보육니즈 규모를 파악했으며 보육수당 지원 및 지역연계 등 여러 방향성을 검토하여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IT 스타트업 중 직장어린이집 지원을 하는 곳은 어디일까.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아한2어린이집 1층 (제공=우아한형제들)

지난 2020년 우아한어린이집을 개원한 이후 지난 9월 1일 송파구 방이동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우아한2어린이집을 열었다.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 한국건축가협회상 건축상을 수상한 건축회사 포머티브 이성범 소장이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구성원들의 어린이집 수요도 함께 늘어나 제2어린이집을 개원하게 됐다”며 설립 취지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 임직원 또한 해당 어린이집 이용이 가능하다. 또 ▲출산 축하금 300만원 및 성별 상관없이 출산 휴가 사용 가능 ▲출산 전후 휴가(90일) ▲임신기간 선택적 근로시간 단축제도 ▲임신기간 출퇴근 택시비 지원 제도 등 다양한 보육 지원 정책을 마련했다.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보육 지원방안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모든 구성원들에게 제공해드리고 있다”며 ”법적 의무범위보다 더 넓게, 현실적인 부분 반영해 지원되고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여가 플랫폼 야놀자도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 사업장이다. 야놀자는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대신 보육비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무신사는 18일부터 임직원의 0~5세 자녀에게 국책 보육비 기준 최대 50%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무신사가 지원하는 금액은 약 12~20만원 수준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임직원들에게 즉시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임직원 자녀의 어린이집에 직접 연락해 개별로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