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지는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에 높아지는 거래소들 불만

고팍스, 한빗코 등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상자산 사업자(VASP) 변경 신고’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승인이 무기한으로 길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한빗코는 광주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고 FIU에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아직까지 당국으로부터 답을 받지 못했다.

한빗코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에 따른 FIU 종합 검사의 결과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회사 측과 FIU 측이 서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나, 이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본래 한빗코의 신고 수리 여부는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 접수일로부터 45일 내인 지난달까지 통지돼야 했다. 앞서 지난 8월 FIU는 한빗코의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제도(KYC)제도,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3월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서를 제출한 고팍스의 상황은 더 막막하다. 고팍스는 금융 당국의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 수리를 위해 인수 이후 대표 이사를 세 번 변경했다. 올해 초 고팍스 측은 기존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시아 태평양 총괄에서 이중훈 전 고팍스 부대표로 대표 이사를 변경한 바 있는데, 또다시 바이낸스 측 인물로 대표 이사를 교체했다. 다만, 아직까지 대표이사가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 측은 지난달 4일 이중훈 전 대표를 대표 이사직에서 내리고 한국 국적의 바이낸스 직원 3명을 이사진에 추가시켰다. 이 과정에서 4인 체제였던 고팍스의 기존 이사진은 5인 체제로 변경됐으며, 고팍스의 주주인 KB인베스트먼트 측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바이낸스 측의 인물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진다. 4명의 바이낸스 측 이사진들은 모두 한국 출신 및 국적의 인물이며,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고팍스를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바이낸스가 최대 주주 자리를 포기하고 국내 법인이 고팍스 인수를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9월 중순 안으로 고팍스와 국내 법인과의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며 “FIU가 바이낸스가 최대 주주가 됐을 때의 영향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승인을 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그저 떠도는 이야기”라며 “진행 중인 실사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이중훈 전 대표가 사임한 이후 이사회 변경 건의 신고서는 관련 정보를 확인하지 못해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며 “내부적인 문제보다는 외부적인 문제로 신고가 미뤄지고 있기에 거래소 입장에서는 그저 희망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마땅한 이유 없이 계속 미뤄지는 FIU의 결정에 업계 관계자들은 FIU의 업무 진척도가 느리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FIU가 전반적으로 인력도 줄고 담당자도 여러번 바뀌어서 내부적으로 정신이 없어 보인다”며 “그저 간단한 변경 신고만 수리해주고 거래소 종합검사도 나가지 않는 등 일을 수행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전언했다.

실제로 고팍스와 한빗코의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 수리 등 가상자산 업계를 담당하고 있는 FIU 가상자산검사팀은 올해에만 담당 과장이 두 번이나 바뀌는 등의 내부 변화가 있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계속 담당 인사가 바뀌면 업계 입장에서는 당연히 불리할 수 밖에 없다“며 “이들이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다리고, 또 누가 담당을 맡고 있는지에 따라 당국의 기조가 달라지기도 하니까 업계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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