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나이츠 키우기’ 시장 찢었다…넷마블, 한방 있었네
방치형 캐주얼 장르로 구글플레이 매출 2위 유지
대작 중심 줄 세우기 시장에 균열 일으켜
쉽고 가벼운 게임성에 짧은 시간 투자에도 무한 성장 눈길
‘재미 있으면 시장에서 통한다’ 재차 확인돼
넷마블이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다. 상반기 선보인 신작 중 하나가 앱마켓 매출 최상위에 진입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다. 구글플레이 매출 2위를 유지 중이다. 고액 과금자를 보유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매출 최상위권에 즐비한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초반 반응이 뜨거워 내심 선두 탈환까지도 보고 있다. 방치형(자동진행) 캐주얼 장르로는 상당히 이례적인 성과다.
세븐나이츠 키우기(개발사 넷마블넥서스)는 지난 6일 오전 11시 출시돼 2시간만에 인기 1위를 기록한 이후 8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집계가 느린 구글플레이에서는 3일 만에 인기 1위, 5일만에 매출 2위를 달성하는 등 초반 흥행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넷마블 측은 “하루에 30분만 투자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쉽고 가벼운 게임성과 더불어 접속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무한한 성장이 가능한 방치형 게임의 특성 등 ‘스낵컬처’ 요소가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인기 요인을 설명했다. 또 “쇼츠나 릴스 등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시간이 짧은 스낵컬처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부합하는 게임이 등장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나이츠(세나)키우기’의 이 같은 반응에 시장도 놀라는 중이다. 느슨했던 게임판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대형 MMORPG 위주의 줄 세우기가 안착한 시장에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재미가 있으면 통한다’는 원론적 얘기가 재차 확인됐다.
넷마블 내부에서도 테스트를 하면서 ‘예상 외의 흥행을 할 것’이라는 반응이 조심스레 나왔다. 끊임없이 즐길 콘텐츠가 있고, 몰입하게 만드는 구조가 잘 설계됐다는 것이다. 콘텐츠 물량으로 승부하는 중국산이 장악한 방치형 게임 시장에서 세나키우기가 선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최근 넷마블 분기 적자가 이어지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세나키우기가 나왔다는 점에서 구성원 사기 진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넷마블 전사 비용 절감 노력이 극한에 달했다. 연내 신작 출시가 줄줄이 대기 중으로, 마케팅 비용 책정을 두고 고민이 이어지는 중이다.
먼저 시장에 나온 인기 웹툰 원작인 ‘신의 탑: 새로운 세계’의 경우 상당 규모의 신작 마케팅이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초반 시장 진입에선 중박 정도 결과가 나왔으나, 뒷심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30위권에 위치했다. 넷마블 덩치에선 사실상 흥행작이라고 볼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상반기 야심작 중에서도 무게감에서 밀려, 이렇다 할 신작 마케팅이 없었다. 그럼에도 기존 세븐나이츠의 인지도와 게임의 재미만으로 시장을 뚫었다. 태국 시장에선 출시 전 인플루언서 방송으로 입소문을 타며 현지 반응이 상당하다는 게 넷마블 전언이다. 이처럼 초반 성과가 나옴에 따라 세나키우기 마케팅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향후 넷마블의 자체 지식재산(IP) 확장도 기대를 모은다. 업계에 따르면 세븐나이츠 IP를 두고 다양한 실험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MMORPG와 같은 개발 리소스 투입이 많이 이뤄지는 게임 대신 다양한 캐주얼 장르 접근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세나키우기였다. 내부에선 세나 IP 기반으로 3매치 퍼즐 게임도 제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