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말고 투자할 곳 없다” 블록체인 투자 시장에서 다시 떠오른 ‘P2E’

블록체인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서 P2E(Play to earn, 돈 버는 게임)가 떠오르고 있다.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등이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하락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비해 P2E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 지식재산권(IP)의 활용 사례가 늘어나면서 관련 투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탈중앙화 마켓 데이터 플랫폼 ‘디앱레이더(Dapplader)’가 발표한 웹3 게임과 메타버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웹3 게임 시장은 2억9700만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전체의 37% 수준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네 배 가까운 상승 폭이다.

한 블록체인 심사역은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위믹스 사태로 인해 P2E 시장이 주춤 했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P2E가 블록체인의 미래 혹은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모습”이라며 “다른 분야의 성공 사례나 괜찮은 국내 스타트업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한 몫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 레이어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어지는 해외와 다르게 국내의 경우 게임 등의 IP를 가진 회사들이 웹3 시장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관련 투자가 활발한 편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해외 기관 투자자들에 한해 P2E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바이낸스리서치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200명) 중 53.9%가 인프라에, 48.1%가 레이어1에, 43.8%가 레이어2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체불가토큰(NFT)나 P2E, 메타버스 쪽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낸스리서치 측은 “유동성 공급과 차익 거래에 익숙한 기관 투자자 특성상 기존 금융 시스템에 존재하지 않았던 분야들은 상대적으로 투자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블록체인 VC 해시드에 따르면 블록체인 투자 시장은 ▲블록체인 시장을 대상으로 하진 않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 않지만 블록체인 기반 시장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스타트업 ▲완전한 블록체인 기반(온체인 기반) 스타트업 (디파이, 웹3 게임, 인프라 등)등으로 투자 분야가 나눠져 있다.

앞서 언급한 블록체인 심사역은 “웹3 게임의 경우 웹2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서 그런지 약세장이라고 다른 프로젝트로 옮기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게임은 한국이 선도하고 있고 위메이드, 컴투스 등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앞서는 기업들이 많아 해외 투자시장과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P2E 게임 서비스가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사들은 P2E 서비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상황이다. 위메이드를 필두로 컴투스, 넷마블, 넥슨 등의 대형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황선영 넥슨 그룹장은 지난 5일 블록체인 행사 ‘KBW2023’에서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운영하면서 커뮤니티에서 파생되는 산업, 카툰 등의 활동이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고자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외 투자사의 국내 P2E 스타트업을 향한 관심도 커진 모습이다. 미국 게임 매체 비디오크로니클 등의 외신에 따르면 펄어비스 자회사 ‘CCP게임즈’는 실리콘 밸리의 벤처캐피탈 앤드리슨 호로위츠, 메이커스펀드, 해시드 등의 국내외 블록체인 VC들로부터 4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CCP게임즈에 따르면 이는 개발 중인 AAA급 신작 연구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국내 웹3 게임 개발사 디랩스 또한 지난 7월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디랩스에 따르면 유치된 투자금은 출시 예정인 웹3 게임 ‘럼블레이싱스타’, ‘스페이스 프론티어’, ‘메타볼츠’ 개발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에 투입될 예정이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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