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이더리움에 의한, 이더리움을 위한, ‘이드콘코리아 2023’

이더리움 재단에서 공식적으로 후원하는 ‘이드콘코리아2023’가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열렸다. 이드콘코리아는 이더리움 개발자 커뮤니티가 이더리움 생태계 확장을 위해 마련한 비영리 컨퍼런스로, 지난 2019년부터 이더리움 재단 후원 아래 개최돼 온 바 있다.

지난 1일 컨퍼런스 첫날은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립자의 ‘계정 추상화 : 탈중앙화 안정화와 새로운 유저들을 위한 지갑 보안’이라는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계정 추상화란 지난해 9월 업데이트된 ‘이더리움2.0’의 핵심 기능으로, 이더리움의 ‘외부 소유 계정(개인 계정)’과 ‘계약 계정(개인 간 거래를 위한 계정)’ 기능을 하나의 지갑으로 통합한 것을 말한다.

본래 이더리움 지갑은 개인 주소가 들어있는 ‘계약 계정’과 스마트 컨트랙트(중개인 없는 개인 간 계약)가 발행될 때 생성되는 ‘외부 소유 계정’으로 분리가 돼있어, 기능 제약 사항에 따른 불편함이 컸다. 예컨대 개인 간 거래(트랜잭션)를 발생시키기 위해 매번 개인 키를 가진 외부 소유 계정의 서명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매번 수수료가 발생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러한 불편함을 인지하고 지난 2021년부터 ‘계정 추상화’에 대한 개념을 강조해왔다.

비탈릭 부테린 블록체인도 사용자 경험 매우 중요하다

비탈릭 부테린은 1일 ’이드콘코리아 2023’에서 “블록체인의 ‘지갑’ 기능은 신규 사용자와 기존 사용자 모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편의성과 사용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큰 기회”라며 “계정 추상화를 통해 보안과 편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1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이드콘 코리아 2023’에서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는 기조 연설에 참여했다. (자료 제공: 이드콘코리아)

비탈릭 부테린에 따르면 지갑의 비밀번호(키)가 매우 복잡한 암호화로 이뤄져있다는 블록체인 지갑의 특성상 많은 이용자들이 지갑의 키를 잊어버려 분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계정 추상화라는 기술은 블록체인의 강력한 보안 시스템은 유지하되 키를 복구할 수 있는 복구 시스템 있는 등 별도의 백업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수수료 지불과 관련해서도 하나의 트랜잭션으로 여러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편의성과 보안 측면이 높다. 예를 들어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에서 거래를 한다고 하면, 기존 블록체인 지갑을 활용할 시 토큰을 구입하고, 구입한 후 개인 간 거래를 하기 위해선 추가 가스 비용이 든다. 그리고 이는 이용자가 특정 토큰을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권한을 무제한으로 부여하면서 보안이 필요 이상으로 취약해진다.

그러나 계정 추상화 기술을 접목한 이더리움의 탈중앙화 지갑은 하나의 트랜잭션에서 필요한 만큼의 거래를 하는 데 불편은 줄이고, 보안은 높일 수 있다. 이는 마치 구글 같은 웹2 플랫폼 기업의 기능과 유사해보이지만, 과정에서 철저히 제3자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비탈릭 부테린은 “많은 프로젝트가 웹2 같은 사용자 경험이 좋은 플랫폼에게 탈중앙화를 완전히 희생하게 하고, 지메일 같은 계정에 의존하면서 생태계와 보안을 모두 플랫폼에 의존한다”며 “가장 이상적인 것은 점점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여러 교육 등을 통해 중개자 없는 지갑을 사용하게 하면서 중앙 집중화된 방식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블록체인이라는 이유로 복잡해서는 안 되고, 특히나 사용자 경험이 중요한 지갑이나 디앱의 경우 편의성과 보안이 서로 상호작용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여태까지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기술은 다른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새로운 사용자에게 어필하려는 측면이 있었는데, 지갑이나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사용자의 선택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현대 기술에는 다양한 수준의 편의성, 보안, 탈중앙화 옵션이 있고 이 모든 것을 다 고려해야 하고, 이더리움은 이러한 다양한 사용 사례를 염두해두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더리움과 탈중앙화

비탈릭 부테린의 기조연설부터 이 컨퍼런스에서 강조된 건 블록체인의 기본 원리인 ‘탈중앙화’였다. 같은날 제이든 킴 블록체인 시퀀싱 레이어 개발 기업 라디우스 공동 창립자는 ‘암호화된 멤풀을 활용한 탈중앙화 시퀀서’라는 발표에서 “이더리움의 보안과 탈중앙화, 확장성이라는 트릴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퀀스(Sequence) 레이어’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1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이드콘 코리아 2023’에서 제이든 킴 블록체인 시퀀싱 레이어 개발 기업 라디우스 공동 창립자는 ‘암호화된 멤풀을 활용한 탈중앙화 시퀀서’라는 주제로 발표에 참여했다. (자료 제공: 이드콘코리아)

시퀀스 레이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자에게 효용성이 높은 블록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의 장애 요인인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나타났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란  ▲탈중앙화 ▲보안성 ▲확장성이라는 블록체인의 세 가지 특징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를 말한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롤업이나 시퀀스 레이어 등의 해결책이 제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또한 문제가 있다. 특히 시퀀서의 경우 현재 중앙화돼 있어 시퀀서가 작용하지 않으면 레이어2 네트워크 전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관점에서 시퀀서 레이어 또한 의사결정 구조의 탈중앙화 필요성이 제기된 상황이다.

제이든 킴 공동 창립자에 따르면 이러한 시퀀서의 문제는 ‘암호화된 멤풀’로 해결이 가능하다. 멤풀이란 아직 확인되지 않은 트랜잭션을 저장하는 메모리를 말한다. 제이든 킴 공동 창립자는 “암호화된 멤풀을 이용해 시퀀서를 전송하기 전에 트랜잭션을 암호화한 후, 이를 해독하면 중앙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는 트랜잭션의 순서와 블록의 순서를 변경해 유연성을 강화한다”고 풀이했다.

물론 이러한 솔루션은 아직 개발 중에 있다. 라디우스 측에 따르면 암호화된 멤풀 외에도 ‘공유 시퀀서 네트워크’를 통해 시퀀서의 탈중앙화를 위한 솔루션을 개발 중에 있다. 공유 시퀀서 네트워크는 레이어2를 탈중앙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레이어2가 서로 동기화돼 하나의 체인처럼 작동할 수 있게끔 하는 솔루션이다.

제이든 킴 공동 창립자는 “시퀀싱 문제에 대한 여러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시했지만, 현재 ‘암호화된 멤풀’에 초점 맞추고 접근 방식에 차별성을 두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1일 성수동에서 열린 ‘이드콘 코리아 2023’ 에서 여러 이더리움 및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료 제공: 이드콘코리아)

이날 컨퍼런스에선 탈중앙화된자율조직(DAO, 다오)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 갔다. 타데오 블록체인 개발사 ‘포넥스랩스’ 개발자는 ‘효과적인 DAO를 구축하는 방법’이라는 주제 아래 “다오는 본질적으로 매우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다양한 관점을 가진 모든 사람을 끌어들이려고 노력하는 새로운 유형의 구조”라며 “다오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탈중앙화”라고 말했다.

김종성 SK 텔레콤 웹3 사업 팀장 또한 이날 컨퍼런스에 참여해 “웹3라는 신뢰 인프라의 기재에는 탈중앙화라고 하는 가치 철학이 있다”며 “웹3에서의 집단적인 의사 결정은 결국은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수준에서 나아가서 실제로 그것들을 실행할 수 있는 구조에서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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